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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참말과 거짓말>
작성자김종연 쪽지 캡슐 작성일2010-04-08 조회수407 추천수4 반대(0) 신고

<참말과 거짓말>


내 말이 참말인지 거짓말인지,

내 글이 참글인지 거짓글인지,

내 삶이 참삶인지 거짓삶인지

늘 두려운 마음으로 살필 일이다.


참말과 참글과 참삶은 남과 사회를 이롭게 하지만

거짓말과 거짓글과 거짓삶은 남과 사회를 해친다.

내 말과 글과 삶은 내 식구들과 다른 사람들 의식과

사회와 세계의 흐름 속에 영원히 새겨진다.


참말 같은 거짓말이 있고

참글 같은 거짓글이 있고

참삶 같은 거짓삶이 있다.

참된 것 같은 탈을 쓰는

말과 글과 삶이 가장 무섭다. 


거짓말과 거짓글과 거짓삶에 대한 책임은

어디까지나 본인이 져야 한다.

살아서 모면한다 해도

죽은 다음 반드시 그 책임을 지게 되어 있다.


죽어버리면 모든 게 끝나니

괜찮다고 여길지 모르나,

죽은 다음에도 자기 존재가 없어지지 않는다면

큰 낭패를 볼 것이다.

 

 

 

 

 

(한겨레신문에 실린 4대강에 대한 기고문 두 개를

올리니, 아직 못 보신 분 계시거든,

읽어보고, 어느 글이 참글이고 어느 글이 거짓글인지

판단하시기 바란다.



[기고] ‘4대강’은 왜 생명을 살리는 일인가 / 정두언

»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


초중고 시절 서울 마포 똥통머리에서 살았다. 지금은 서강대교 북단 부근이다. 서울 각지에서 퍼온 인분을 쌓아놓는 거대한 똥통이 있어 똥통머리라고 했다. 우리는 항상 구수한 냄새 속에서 잠을 자고 밥을 먹으며 살았다. 그런데 정작 놀라운 일은 비가 오면 댐의 수문을 열듯 똥통문을 열고 한강으로 통하는 개천으로 인분을 콸콸 쏟아 버렸다.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안 가는 일이지만, 그때는 그러고 살았다. 한강이 바로 옆이라 지금은 집값, 땅값이 어마어마해졌지만, 그때는 그 반대였다. 무엇보다 매년 겪는 물난리 때문이었다. 여름이면 우리집은 연례행사로 물에 잠겼다. 방학 때 수재민을 돕는다고 긴급 등교를 하면서도 나는 내가 수재민이라는 사실을 늘 감췄다. 급우들한테 도움을 받는 것이 어린 마음에도 너무 창피했다.


이렇듯 한강은 매년 여름이면 홍수가 나 악취가 진동하고, 겨울이면 메말라 썩은 시체가 곳곳에 드러났다. 당시는 강변에 공원도, 체육시설도 없었고, 배도 안 다녔다. 낚시는 꿈도 못 꾸었다. 한마디로 한강은 커다란 하수구였다. 그런 한강에 1980년대 초부터 대대적인 손질이 시작되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사장으로 있던 현대건설이 제안한 사업이었다. 강바닥을 준설하고, 수중보를 만들고, 고수부지를 정리하고, 둑을 다시 쌓고, 강변도로도 건설했다. 사업비는 정부 지원 없이 거의 전액을 채취한 골재로 충당했다. 그리하여 지금의 한강으로 변모했다. 그 후로 한강 주변에 물난리가 없어졌다. 수많은 공원과 체육시설이 생겼다. 유람선도 오고갔다. 무엇보다도 낚시꾼들이 몰려들 정도로 물이 맑아졌다. 죽음의 강이 생명의 강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4대강 사업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낙동강·영산강·금강을 지금의 한강처럼 손질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을 반대할 사람이 있겠는가. 더구나 30년 전에 비하면 지금은 훨씬 더 환경적인 기술과 자본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지구상에서 우리나라처럼 강을 하수구로 방치하는 나라는 몇 안 될 것이다. 우리는 선진국 문턱에 와 있으면서도 강만큼은 후진국인 셈이다.


왜 그럴까? 강에 전혀 손을 대지 않았기 때문이다. 강 주변이 변하는데, 강은 그대로 있다? 그러면 그 강이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몇십만이 살던 도시가 몇백만이 되고 천만이 되었는데, 그 사이를 흐르는 강이 과거의 모습 그대로 있으면 그 강은 과거의 한강처럼 하수구가 되고 만다. 나는 양화대교 중간에 있는 선유도공원을 너무도 좋아한다. 거기에 가면 조선시대 때 선유도의 모습이 그려진 그림이 있다. 정말 신선이 노는 곳 같다. 지금도 그 모습 그대로였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그것은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그렇게 되어서도 곤란하다. 4대강 사업은 시대에 뒤떨어져 죽어가는 강을 시대에 맞게 다시 살리려는 일이다. 생명을 살리려는 일을 생명을 죽인다 하니 답답하고 안타깝다.


시대의 ‘책사’라는 지칭(4월1일치 30면 우석훈 칼럼 ‘책사 정두언의 생명관은?’)에 대해 한마디 하면, 나는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쓴웃음이 나온다. 나는 남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런 꾀가 전혀 없는 사람이다. 다만 나는 매사에 임할 때 상식에 충실하려 노력한다. 세상은 상식보다는 비상식이 통하는 경우가 많다. 그동안 내가 쓸모가 있었다면 늘 상식에 안 맞는 일을 지적하고, 상식에 맞는 결정이 내려지도록 애를 썼기 때문이리라. 희대의 전략가라 불리는 장자방도 아마 가장 상식에 충실한 사람이 아니었을까 상상해본다.



[기고] 4대강 사업이 강을 살릴 수 없는 이유 / 김종남

 » 김종남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버스를 타고 한강을 건넌다. 4대강 사업이 한창인 여주 남한강으로 가기 위해서다. 같은 한강이지만 여주와 이곳 동서울을 지나는 물길은 모양도, 생명력도, 경관도 천양지차다.


80년대 한강치수사업을 건설사 사장으로서 총지휘했다는 대통령과 그의 동지들이 이야기하는 4대강 사업의 모델 한강 서울구간의 모습이 물 많은 것을 제외하고 어떤 점에서 모범이라는 것인지 4대강을 속속들이 다녀본 나로서는 정말 모르겠다.


치수와 이수를 중심으로 강을 보고 통치하던 시대가 있었다. 한국뿐만 아니다. 대부분의 개발국가가 그랬다. 강 주변에 농지가 있고 너른 벌판에 도시를 만들어 살았기에 50년, 1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큰비 한 번에 집과 마을이 잠기고, 하수 처리에 돈 들일 여건이 안 돼 똥오줌이 떠다니던 그런 시대, 강은 더럽고 위험했다. 그래서 너도나도 물이 공격할 수 없도록 높은 둑을 쌓았고, 아래로 빨리 내려가라고 물길을 반듯하게 만들었다. 물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사람을 위한 다리나 댐은 수백개 만들었을지언정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사람의 손으로 심지 못하게 했다.


그 결과 강은 삭막한 공간으로 변했다. 콘크리트 둑과 호안에 갇힌 물은 다양한 생명을 잉태하지도, 키우지도 못하는 크고 빈약한 물그릇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무서워서 물을 가뒀지만 그로 인해 마땅히 강에 있어야 할 습지와 새들과 물고기와 조개들이 사라지면서 강이 생태적으로 사막화됐다. 콘크리트에 갇혀, 콘크리트를 바라보며 사는 현대인들의 메마른 심성을 어루만질 도시공간이 절박해지자 강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강을 되살려 도시에 자연을, 생명을 불어넣기 위한 대전환이 시작된 것이다. 선진국들이 개발시대 마구 지었던 둑과 댐과 운하를 철거하고, 강에 자연을 다시 불러들이는 이유이다.


그런데 2010년 한국의 강은 상처투성이다. 16개나 되는 보 건설로 강의 속살이 처참하게 드러나고, 모래와 자갈을 파내 100곳에 이르는 하천습지가 파괴되고 있다. 10여종의 귀한 생물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남한강 여주에선 멸종위기 2급인 단양쑥부쟁이 군락지가 파괴됐고, 금강 금남보 공사구간에선 멸종위기 1, 2급인 흰꼬리수리와 참수리의 휴식처가 모두 사라졌다. 생태계 파괴뿐인가? 강 하구를 제외하고는 평균적으로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 기준 2급수를 유지하던 강물이 공사로 인한 오·탁수와 퇴적층의 중금속 오염원에 노출돼 빠르게 오염되고 있다. 강의 생태계 복원과 수질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한다는 4대강 사업이 반대로 4대강을 죽이고 있는 것이다.


4대강 공사가 얼마나 폭력적이고 파괴적인지는 공사현장에 가보면 잘 알 수 있다. 거창한 논리나 구체적 수치가 필요치 않다. ‘아! 이것이었구나. 대통령과 그의 동지들이 살리려 한 것은 4대강의 생명도, 수질도 아니고 행렬을 지어 쉴새없이 움직이는 중장비들이었구나. 중장비들의 사슬인 토건동맹이었구나’ 하는 것을 그냥 배우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아직도 4대강 추진세력은 국민을 상대로 80년대 타령을 늘어놓고 있다. 4대강 강물이 똥물이고 생태계는 다 죽어서 황량한 곳이니 한강처럼 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강 서울도심구간과 여주 남한강을 직접 비교해보라. 복원해야 할 강의 생태계, 살려야 할 수질이 과연 어느 곳인지를. 어디에 홍수대책이 필요한지를. 낙동강과 금강, 영산강도 결코 다르지 않다. 국민을 둘로 가르고 4대강 유역을 총체적으로 파괴하는 4대강 사업은 이쯤에서 중단하는 것이 대통령과 강과 국민 모두를 살리는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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