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 때 양형 영성체는 왜 안되는가? 양형 영성체란 성체와 성혈을 함께 영하는 것을 말한다. 많은 교우들로부터 미사 때 왜 양형 영성체를 해주지 않는가, 언제 양형 영성체를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종종 받곤 한다. 예수께서는 최후만찬 때 제자들에게 빵과 포도주를 내주시면서 당신 몸과 피이니 먹고 마시라고 하셨다. 따라서 초대교회는 최후만찬의 의미를 되새기며 처음부터 미사 때에 양형 영성체를 하였다. 그러나 12세기부터 영성체 때 교우들이 성혈을 흘릴 위험성이 있다는 사목상의 문제로 성혈을 마시는 것은 사라지게 되고 성체만 영하게 되었다. 이런 사목상의 문제 외에 또 하나의 이유는 주님께서 성체 안에서도 온전히 현존하신다는 신학에 근거하고 있다. 트렌트 공의회에서는 이런 신학적 견해를 재정비하면서 그리스도께서 빵의 형상 안에 온전히 계시며 성혈을 영하는 것이 구원에 절대로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선언하며, 사실상 양형 영성체를 계속 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저지시켰다. 그러나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는 양형 영성체의 규정을 개방하여 주교의 판단에 따라 서품미사, 수도자 서원미사, 세례미사 등에 성사를 받거나 서원을 한 당사자는 양형 영성체를 할 수 있도록 하였다(전례헌장 55항). 그리고 1970년의 <미사경본 지침>에서는 이를 더욱 확대시켜 양형 영성체가 허용되는 여러 경우를 언급하고 있다. 즉 세례, 견진, 혼인, 성품(서품)성사, 서원, 독서직과 시종직, 선교사의 파견, 병자성사 등의 예식이나 미사 때에 성사를 받거나 서원 당사자나 대부모, 부모, 교리교사 등에게 양형 영성체를 허용하고 있다. 이 밖에도 공동집전 미사, 피정 미사, 은경축이나 금경축 미사, 새 사제의 첫미사 등에도 당사자 또는 참석자들에게 양형 영성체가 허용된다. 이처럼 교회가 양형 영성체를 완전히 허용하지 않고 특별한 경우에만 허락하는 이유는 어디까지나 성혈을 흘릴 위험성이 크며 불편하고 많은 시간이 걸리는 등 사목상으로 어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교회는 오히려 양형 영성체를 권장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비록 매미사 때마다 양형 영성체를 하지 않고 성체만을 영한다 할지라도 그리스도를 온전히 받아모시는 것이며, 구원에 필요한 은총을 얻는 데 아무런 결함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생활성서, 1999년 2월호, 정의철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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