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내맡김 천사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0-04-14 조회수599 추천수0 반대(0) 신고

 

내맡김 천사

자기를 내맡긴다는 것은

우선 너무 수동적이고 체념조로 들린다.

자기 삶을 능동적으로 형성하여 스스로 통제하기에

실패한 사람은 자신을 단순히 운명에 맡겨버린다.

자포자기하고 마는 것이다.

 

하지만 내맡김 천사가 우리를 그런 태도로

이끌어가려는 것은 분명히 아니다.

그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자기를 내맡김은 무엇보다도 먼저

자기를 받아들임과 관계가 있다.


자기 자신을 삶에 내맡기고 있는 사람은

삶과 자기 움직임에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이다.

물러서 있는 것이 아니다.

삶의 흐름에 자신을 내맡기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의 내면에서 무엇인가가

꽃피고 생동할 수 있는 것이다.

 

자기를 내맡김은 자기를 고수함과 반대다.

많은 이들이 자신의 이미지에 자기를 꽉 묶어두고 있으며,

또 다른 이들은 자신의 습관이나 재산, 명성 그리고

자신의 성공에 자기를 붙들어두고 있다.

 

내맡김 천사는 그대 자신을 풀어놓고 삶에,

궁극적으로는 하느님께 내맡길 수 있는

 비결을 가르쳐 주고자 한다.


내가 내 임의대로 살지 않고,

나에게 호의를 베푸는

천사의 손 안에 있음을 믿을 때만

나는 나 자신을 내맡길 수 있다.  

자기 천사에게 자신을 내맡긴 사람은

오늘날 많은 이에게 고통거리가 되고 있는

불필요한 걱정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자기 자신과, 자기 건강과 인정과,

 성공을 둘러싼 세력권에서 자유로워진다.

그러한 내맡김의 태도 안에는 신뢰뿐 아니라

엄청난 내적 자유도 감추어져 있다.


내가 모든 것을

스스로 만들어내지 않아도 될 때,

하느님이 나를 보살피고 계시다는 신뢰 안에서

나 자신을 단순히 그분께 내맡길 수 있을 때,

그때 나는 온갖 자아 경직과

자기 중심성으로부터 자유롭게된다.


내맡김 천사는 또한,

그대 자신을 어떤 사람에게 내맡길 수 있다는

신뢰에로 그대를 이끌고자 한다.

수많은 우정과 결혼생활이

오늘날 좌절을 맞고 있다. 

 

모두가 자기 자신을 고수하기 때문에,

모두가 자기를 내맡기기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이를테면 자기 자유를 잃어버리지는 않을지,

 생각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아 왔다.

다른 사람이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해줄 수 있을지,

그의 전횡에, 결국은 그의 사악에 넘겨지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내맡김 없이는

 어떠한 관계도 성공할 수 없다.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자신에게 가혹할 만큼 일을 할 것이다.

그들은 선을 행하기 위해 애써 노력한다.


그러나 언제이든 자신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달성할 수는 없음을 감지하는 순간을 맞이할 것이다.

여전이 많은 것을 계획할 수 있겠지만,

모두 다 실행하지는 못한다.

 

거듭 새삼 다다르기 어려운

자신의 실재와 마주할 것이다.

그때야말로 손을 내밀어 내 삶이  잘 이루어지도록

하느님이 보내주신 천사에게 나 자신을 내맡겨야 할 때다.

그런 경우 그것은 체념의 태도가 아니라 자유의 태도다.

비로소 나는 내가 바라는 모든 것에 도달할 수는 없음을,

그것은 단지 좀처럼 하느님의 뜻과는 가깝지 않은

나 자신의 공명심이 드러나는 것일 뿐임을 예감한다.

 

내가 하느님 앞에서 묵상에 잠겨

나의 빈 두 손을 내밀어 들고 있을 때,

그때 바로 내맡김에서 나오는 자유를 감지하게 된다.

나는 하느님 안에 나를 깊이 침잠시킨다.

그러면 그분이 나를 받쳐들고 계심을,

그분의 선하신 두 손 안에 내가 있는 그대로

단순하게 머무를 수 있음을 알게 된다.

 

그것이 바로 그리스도인

신앙의 핵심을 결정짓는 것,

곧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해방시킨

목적인 자유의 경험이다 (갈라 5,1 참조).


「올해 만날 50 천사」에서

안젤름 그륀 지음 / 서명옥 옮김 / 분도출판사 펴냄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