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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은 우리의 선장(船長)이시다" - 4.17,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4-17 조회수378 추천수3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4.17 부활 제2주간 토요일

사도6,1-7 요한6,16-21

 

 

 

 

 

"주님은 우리의 선장(船長)이시다"

 

 

 

마음에 새롭게 와 닿은 아침독서 후 다음 계 응송입니다.

“주님 무덤에서 부활하셨도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죽은 사람이 묻힌 곳이 무덤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잊고 영혼 없이 죽어 살 때는

어디나 무덤이 될 수 있습니다.

개인도, 가정도, 직장도, 학교도,

심지어는 수도원도 무덤이 될 수 있습니다.

때로 세상이 거대한 무덤으로 변해 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매일 주님과 함께 무덤에서 새롭게 부활하여

새 하늘, 새 땅을, 새 날을 사는 우리들입니다.

사도 바오로의 고백 역시 새로웠습니다.

“우리는 살아도 주님을 위해서 살고 죽어도 주님을 위해서 죽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살아도 주님의 것이고 죽어도 주님의 것입니다.”

철저히 주님이 삶의 중심임을 고백하는 사도 바오로입니다.

다음 시편 구절 역시 주님이 우리 삶의 주인임을 고백합니다.

“홍해를 가르시어 둘로 내시었으니, 당신의 자비는 영원하시다.

  그 복판을 이스라엘 지나가게 하셨으니, 당신의 자비는 영원하시다.”

우리 삶의 세상 바다를 가르시어 둘로 내시고

그 복판을 지나가게 하시는 자비하신 주님이십니다.

사람들은 흔히 삶을 항해에 비유하여 ‘인생항해’라 부르기도 합니다.

공동체란 배에 몸을 싣고,

또는 홀로 배가 되어 하느님을 향해

망망대해, 세상바다를 항해하는 우리들입니다.

가정이란, 직장이란, 학교라는, 수도원이란, 나라라는 배에 몸을 싣고

세상바다를 항해하는 우리들입니다.

천안함의 침몰로 무수한 젊은 생명의 안타까운 죽음을 목격하면서

공동체라는 배의 침몰이 얼마나 큰 불행인지 생각합니다.

세상 바다를 항해 중에 절망으로,

사고나 병으로 침몰하는 개인들이나

또 갖가지 사유로 좌초되어 파선되는 공동체들은 얼마나 많겠는지요.

 

이래서 참 좋은 선장이신 주님을

내 인생의, 우리 공동체의 선장으로 모셔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이 계시지 않은 제자들의 공동체 배는

너무나 위태로워 보입니다.

‘이미 어두워졌는데도 예수님께서는 아직 그들에게 가지 않으셨다.

  그때에 큰 바람이 불어 호수에 물결이 높게 일었다.’

어둔 밤, 큰 바람, 높은 물결, 위기에 처한 공동체의 현실을 상징합니다.

바로 선장이신 주님 부재 시 모든 공동체의 가능성입니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선장이신 주님이 임하실 때 비로소 공동체 안팎의 평화와 안정입니다.

두려움과 불안으로 요동치던 제자들의 공동체도

주님의 이 한 말씀에 고요해졌습니다.

선장이신 주님이 함께 하시자

배는 어느새 그들이 가려던 곳에 가 닿습니다.

주님이 함께 하실 때 안전 항해임을 깨닫습니다.

 

우리 수도공동체가 무려 23년 동안

무수한 크고 작은 풍랑을 겪으면서도

지금 여기까지 항해할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는 공동전례 기도를 통해

주님을 우리의 선장으로 모셨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개인이든 공동체든 침몰할 뻔 했던 적은 얼마나 많았었는지요.

하여 우리들은 시편을 이용하여

‘주님의 자비는 영원하시다’ 고백할 수뿐이 없습니다.

주님이 함께 하실 때 공동체의 평화요 안전항해입니다.

 

공동체가 주님이 선장이심을 잊고

내분으로 침몰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오늘 1독서 사도들의 개입이 참으로 지혜롭고 기민합니다.

그리스계 유다인 신도들의 불평을 초기에 해결함으로

공동체의 일치를 이룹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제쳐 놓고

  식탁 봉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형제 여러분,

  여러분 가운데에서 평판이 좋고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사람 일곱을 찾아내십시오.

  그들에게 이 직무를 맡기고,

  우리는 기도와 말씀 봉사에만 전념하겠습니다.”

사도들은 역할 분담을 확실히 한 후

식탁 봉사의 직무를 맡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안수함으로

주님을 중심으로 한 공동체의 일치를 굳건히 합니다.

이어

‘하느님의 말씀은 더욱 자라나

  예루살렘 제자들의 수가 크게 증가했다’는 묘사가

바로 하느님을 중심한 공동체의 견고한 성장을 보여줍니다.

 

 

주님을 우리 공동체에 선장으로 모실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전항해입니다.

 

오늘도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공동체의 배에 선장으로 승선하시며 말씀하십니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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