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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몸은 더 쓰고 머리와 마음은 덜 쓰자
작성자김광자 쪽지 캡슐 작성일2010-04-18 조회수593 추천수17 반대(0) 신고

[웰빙에세이]몸은 더 쓰고 머리와 마음은 덜 쓰자


땅에서 멀어지면 병원에 가까워진다


어느날 갑자기 암 선고를 받았다. 
말기이고 수술도 늦었다고 한다. 
영화나 소설에 많이 나오는 얘기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사실 남의 일 같지 않다. 
매일 스트레스를 달고 사니 막연한 불안감이 따라다닌다. 
감기만 걸려도, 배탈만 나도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내가 이러다 큰 탈 나지!' 
정말 큰 탈이 나면 나는 산으로 가겠다. 
산에서 암과 마지막 승부를 걸겠다.

얼마 전 TV에서 이런 내용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말기 암의 막다른 골목에서 산으로 간 사람들, 거기서 
암을 이겨낸 대여섯 명의 투명기가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그들의 몸에서는 'NK세포'(Natural Killer cell)가 급격히 늘어난다. 
NK세포란 암 세포만 골라서 죽이는 암 전문 킬러다. 
부작용 없이 생명을 살리는 천연 항암제다.
이 자연살해세포가 기적을 만든다. 
그들의 몸에서는 죽음의 그림자가 물러간다. 
대신 생동하는 힘이 느껴진다.

그들이 NK세포를 키우고, 암을 물리친 비결은 아주 간단하다. 

첫째, 몸을 더 쓴다. 머리와 마음은 덜 쓴다. 
둘째, 맑은 공기와 물을 마신다. 
셋째, 무공해 채소와 열매, 곡식으로 웰빙 식단을 차린다. 
혹시 이것 말고 다른 처방도 있었던가? 나는 찾지 못하겠다.

병마를 넘어 다시 찾은 삶. 그러나 그들은 산을 떠나지 않는다. 
그곳에서 '인생 2막'을 시작한다. 욕심을 버리고 단순 소박하게 산다. 
신나고 팔팔하게 산다. 그런 의미에서 그들은 행운아다.

그들 스스로도 그렇게 말한다. 암 덕분에 새로운 삶을 알았다고, 
산에서 행복을 찾았다고, 생활은 불편하지만 마음은 훨씬 편하다고, 
도시로 다시 돌아가지 않겠다고.

다음은 <걸으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는 책에 소개된 또 다른 일화.

어느날 외교부 차관을 지냈던 신사 한분이 
강원도 방태산 자락의 한의사를 수소문해 찾아온다. 
간암 말기로 달리 손쓸 방도가 없는 환자다. 
한의사는 그와 함께 술을 마신다. 대신 술마시는 룰이 있다. 
한잔 마실 때마다 반드시 욕을 하는 것이다.
 X새끼, X같은 놈, 엿같은 세상…. 평생 외교 무대에서 매끄러운 말만 
하고 살던 그 환자는 가슴 속에 묻어 두었던 거친 말들을 토해낸다. 
울고 불고 화를 내며 밤새 곤드레 만드레 술을 마신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몸이 개운하다. 
그에게는 술과 욕이 응급 처방이었던 것이다. 
그는 그날부터 산에 오른다. 
처음에는 기다시피 오르지만 날이 갈수록 힘이 붙더니 나중에는 
펄펄 날아 다닌다. 역시 땅을 가까이 하니 병원과 멀어진다.

그들이 산으로 간 것은 절박했기 때문이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가족들도 절절하게 응원하는 마음으로 그들을 보냈다. 
그들에게서 일상의 짐을 내려 주었다. 
죽으면 끝인데, 일단 살고 봐야지! 맞다. 생명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생명이 다급한 순간에는 그것이 한눈에 보인다.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면 다른 자잘한 문제가 저절로 풀린다.

산으로 간 사람들은 
가물가물하던 생명의 불꽃을 되살리는 일에 집중한다. 
그리고 깨닫는다. 
몸을 더 쓰고, 머리와 마음을 덜 쓰는 게 무병장수하는 것이라고. 
생명의 불꽃을 피우는 연료는 돈과 성공과 명예가 아니라 
깨끗한 땅과 물과 공기라고.

이렇게 명백한 사실을 평소에는 놓치고 산다. 알고도 무시한다. 
몸과 마음을 축내며 정신없이 앞으로만 내달린다. 
욕망의 질주를 한다. 아차하면 뒤집힐 것 같은데도 멈추지 못한다.

그러니 생명은 숨막힌다. 생명의 불꽃은 시든다. 
그러다가 진짜 마지막 순간에 정신이 번쩍 든다. 
산으로 간 사람들처럼 막다른 절벽에서 황급히 유턴한다. 
하지만 그것은 너무 무모한 인생 도박이다. 
단 하나 뿐인 생명을 놓고 그렇게 위험한 베팅을 하는 것은 
바보같은 일이다.

  ☞웰빙노트

삶은 고통으로 가득차 있지만 또한 푸른 하늘, 햇빛, 
아이의 눈과 같은 경이로움들도 가득하다. 고통만이 전부는 아니다. 
우리는 삶의 수많은 경이로움들과도 만나야 한다. 그것들은 
그대 안에, 그대 주위의 모든 곳에, 그리고 언제 어디에나 존재한다.

삶은 바람 부는 대로, 
구름 떠도는 대로, 꽃이 피는 대로 그냥 사는 것이다. 
그대의 언어는 구름, 바람, 그리고 꽃의 언어다. 
누군가 철학적인 질문을 한다면, 그대 이렇게 답하라. 
"아침은 먹었나요? 그러면 그릇을 씻으세요"라고. 
<틱낫한, 틱낫한의 평화로움>

인간은 무한자를, 영원을, 절대자를 향한 열망을 품고서 유한한 
세계 속에, 시간 속에, 상대적인 세계 속에 살고 있다. 
그러므로 근본적으로, 다시 말해 존재론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상태다. 
이 점을 의식하지 못할 때 인간은 무엇보다 근원적인 열망들을 
소유의 영역에다 쏟는다. 끊임없이 물질적 재산과 즉각적인 쾌락을 
추구하지만 그것은 결코 그를 채워주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그는 영원히 만족하지 못할 것이다. 
그것은 그가 진정한 재산의 의미를 잘못 알고 있기 때문이다. 
<피에르 신부, 단순한 기쁨>

괴로움의 원인은 집착입니다. 
자식에 대한 집착, 살림에 대한 집착, 복잡해진 관계에 대한 집착, 
재산에 대한 집착, 명예에 대한 집착, 이런 것들 때문에 괴로움이 
찾아옵니다. 출가란 집착의 집, 욕망의 집에서 벗어나는 일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행이 필요합니다. 
일상의 굴레에서 벗어나 다른 세상으로 간다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집을 떠났다가 언젠가는 영영 그 집으로 돌아가지 못할 날이 
올 것입니다. 도중에 마주치는 어떤 사건 사고 때문만이 아닙니다. 
그것이 죽음입니다. 따라서 여행을 통해 비본질적이고 일상적인 삶을 
주기적으로 털어내야 합니다. 
<법정 스님, 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  

투데이포커스 
  
출처:머니투데이(김영권의웰빙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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