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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0-04-24 조회수620 추천수11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0년 4월 24일 부활 제3주간 토요일
 
 
 Master, to whom shall we go?
You have the words of eternal life.
We have come to believe
and are convinced that you are the Holy One of God.
(Jn.6.68-69)
 
 
제1독서 사도행전 9,31-42
복음 요한 6,60-69
 
 
요즘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따뜻한 기운을 받으며 자전거를 타고 밖으로 자주 나갑니다. 그런데 저는 자전거를 타고 나갈 때 반드시 복장을 갖춰서 나갑니다. 물론 동네를 돌아다닐 때에 굳이 복장을 갖추지 않지만, 60Km 이상을 타야 할 때에는 꼭 복장을 갖춰서 나가지요. 왜냐하면 자전거 복장을 해야 눈에 잘 띄어서 안전하고, 또한 자전거 타기에도 무척 편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를 본 본당 신자들은 이 자전거 복장이 무척이나 어색하신가 봅니다. 물론 겉으로는 제게 이렇게 말씀하세요.

“신부님, 너무 멋있어요.”

그러나 저를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십니다. 몸에 쫙 달라붙는 쫄쫄이 옷을 무척 민망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왜 저런 옷을 입나 라는 표정을 지으시지요.

사실 저 역시 처음에는 몸에 쫙 달라붙는 이 자전거 옷을 입지 못했습니다. 너무나 쑥스러웠거든요. 그래서 처음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던 갑곶성지에서는 자전거를 타고 나가려는 순간, 성지 마당에 누군가가 있으면 자전거 옷이 아닌 평상시에 입던 체육복을 입고 나갔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긴 것입니다. 이 체육복의 밑단은 조금 여유가 있었는데, 그 여유 있던 밑단이 달리던 자전거 체인에 끼인 것입니다. 다행히 체육복이 체인에 의해서 찢어졌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큰 일 날 뻔했지요.

이 자리를 빌려서 말하지만 저 역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이렇게 꽉 달라붙는 옷을 입고 싶지는 않습니다. 더군다나 저의 몸이 좋은 편도 아니라서 더욱 더 입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의 안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입어야 하는 옷인 것입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의 눈치도 내가 있은 다음에 따져야 하는 것이니까요. 잠깐의 체면을 위해서 큰 모험을 감수하는 어리석음은 당연히 버려야 하지 않을까요?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을 이해하지 못했던 제자들이 많았나 봅니다. 그래서 그들은 투덜거리며 말합니다.

“이 말씀은 듣기가 너무 거북하다. 누가 듣고 있을 수 있겠는가?”

그리고 그들은 모두 주님 곁을 떠납니다. 사실 예수님도 이런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았을 것입니다. 사람들의 마음과 몸을 흔들 수 있는 좋은 방법도 많지 않습니까? 깜짝 놀랄 만한 기적을 일으킬 수 있으며, 사람들의 심금을 울릴 수 있는 좋은 말씀도 하실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모든 이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을 수 있으며, 십자가의 죽음도 당하시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말과 행동으로는 하느님의 영광을 그리고 사람들의 구원을 가져다 줄 수 없었기에, 사람들이 듣기 싫어하는 말씀을 굳이 하실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이 주님의 마음을 이해하며, 주님 곁에 남은 제자의 고백을 우리 역시 해야 하겠습니다.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항상 새로운 삶을 살려고 하면서도 그러한 삶을 시작할 시간을 찾지 못하는 것은 굶주리고 건강을 해칠 때까지 먹고 마시고 자는 것을 미루는 것과 같다(존 틸로트슨).



 

노장 투수, 약속을 지키다(문일완)

고작 스물여섯의 나이에 퇴물 소리를 들으며 은퇴한 뒤 고향에 내려온 짐 모리스. 그에게 희망이란 단어 따윈 존재하지 않는 듯했다. 세 살 때부터 운동만 알고 살았던 터라 선택의 여지도 별로 없었다. 고향 텍사스에 위치한 빅 레이크 고등학교 화학 교사. 그나마 위안거리라면 야구부 코치 자리를 겸한다는 거였다. 자신이 못다 이룬 꿈을 제자들을 통해 이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지역 예선전에서조차 허덕이는 선수들의 실력이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두 시즌이 흘렀을 때 그가 자연스럽게 떠올린 단어는 ‘포기’였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촌뜨기 야구부원들에게 투구 지도를 하던 짐 모리스가 직접 시범을 보이면서 이러한 말을 하고 말았다.

“너희들이 지역 예선을 통과하면 나도 메이저리그에 다시 도전한다.”

화려한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과 결코 지역 예선을 통과할 수 없을 거라는 확신 때문에 가능했던 무모한 약속이었다. 하지만 제자들의 장난 같은 소망이 불러온 결과는 놀라웠다. 만년 하위권이던 빅 레이크 고등학교의 결승 리그 진출. 먼저 약속을 지킨 제자들이 한없이 대견했지만 짐 모리스의 마음 한쪽엔 부담감과 불안이 자라고 있었다. 책임져야 할 가족은 물론 안정적인 교사 자리까지 포기하고 늦은 나이에 다시 프로 리그에 뛰어드는 건 무모한 도전이었기 때문이다.

1999년 9월 18일. 템파베이 데블레이스가 텍사스 레인저스에게 1대 6으로 끌려가던 8회 말 투아웃 상황. 불펜에서 몸을 풀던 패전 처리 투수 하나가 마운드에 올랐다. 이미 승부가 기울었지만 빠른 공이 주 무기인 이 좌완 투수는 혼신의 힘을 다해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서른다섯의 나이에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른 늙은 ‘신인’ 투수, 짐 모리스. 비록 4개의 공만 던지고 게임은 끝났지만 그에게 이날은 인생 최고의 날로 기억될 만했다. 눈물과 땀으로 얼룩진 훈련을 통해 제자들과의 약속을 지킨 날이었기에.
 
 
 
 
 
Giovanni Marradi -I Lov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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