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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우리 부족함의 긍정적인 면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5-03 조회수681 추천수12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성 필립보와 야고보 축일 - 우리 부족함의 긍정적인 면

 


 

 

전에 빌게이츠가 자신이 죽을 때 자신의 재산 중 아주 조금만 자녀에게 주고 나머지는 사회에 다 환원하겠다고 밝힌 것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자녀가 자신의 힘으로 성공하는 즐거움을 빼앗기를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자신이 살면서 진정 보람 있는 일은 부모로부터 큰 재산을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노력으로 그렇게 성공하게 된 과정에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자녀가 처음부터 부자로 시작하면 자신의 노력으로 성공하는 보람과 즐거움을 빼앗는 것이기에 재산을 많이 줄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세금을 내지 않고 재산상속을 위해 하는 많은 숨은 행위들을 보고 있는 우리는 이런 모습이 부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떤 한 자매님이 갓 결혼하는 부부에게 역시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 분도 어느 정도 성공하신 분이셨는데 이제 막 시작하는 젊은 부부에게, “살아가면서 즐거움을 느낄 때는 처음 지하 셋방에서 수저 두 개, 밥그릇 두 개로 시작해서 집도 가재도 조금씩 늘어가는 것을 보는 거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미 살아보신 분이기에 처음부터 편하게 준비해놓고 시작하려는 젊은 사람들에게 하시는 좋은 충고였습니다.

저는 이것이 사랑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완전히 사랑하는 두 사람끼리 만나는 일은 없습니다. 누구도 사랑에 있어서 완전한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만나서 서로 자신의 부족한 점을 고쳐나가며 더 완전한 사랑으로 나아가는 것에서 참 행복을 느껴야 할 것입니다.

문제는 두 사람이 처음 결혼할 때 사랑이 완전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그 사랑이 줄어든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그러나 줄어드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육체적인 ‘느낌’ 뿐일 수 있습니다. 남자와 여자가 처음 사랑에 빠지면 1년간은 짜릿한 감정이 증가하다가 2년 동안은 조금씩 줄어들고 3년 정도 지나면 이전에 느꼈던 느낌이 거의 사라지게 됩니다. 그러나 이것이 사랑이 줄어드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줄어드는 것은 감정이고 사랑은 의지로 증가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사랑이 완전하면 덜 육체적이 되게 됩니다.

 

예수님도 처음부터 완전한 제자를 뽑지 않으셨습니다. 베드로를 보면 처음엔 그가 얼마나 불완전한 사람이었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를 완전하게 만드시고 결국 그에게 교회를 맡기십니다. 예수님께서 처음부터 완전한 이를 뽑지 않으시고 완전하게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뽑아서 그를 교육시키고 그렇게 변화시켜서 결국 그에게 당신 교회를 맡기셨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더 좋기 때문에 그렇게 하신 것입니다.

오늘 필립보와 야고보 축일을 지냅니다. 그들도 처음에는 완전한 이들이 아니었습니다. 처음에 필립보는 나타나엘에게 메시아를 만났다고 증언할 만큼 믿음이 강해 보였지만, 오천 명을 먹일 빵을 어디서 사 올 수 있느냐고 그의 마음을 떠보려고 던지신 예수님의 질문에 “당신이 원하시면 무엇이든 하실 수 있으십니다.”가 아닌, “각 사람에게 조금씩이라도 받아먹게 하려면 이백 데나리온어치의 빵도 이들에게는 넉넉하지 못할 것입니다.”라고 너무도 인간적은 대답을 합니다.

또 오늘 복음에서는 “주님, 저희에게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저희가 더 바랄 것이 없을 것입니다.”라고 주님께 청함으로써 예수님의 꾸중 아닌 꾸중을 듣습니다.

“필립보야, 들어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같이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나를 보았으면 곧 아버지를 본 것이다. 그런데도 아버지를 뵙게 해 달라니 무슨 말이냐?”

 

그러나 나중에 베드로를 비롯하여 필립보도 야고보도 모두 그리스도를 닮은 모습으로 순교하게 됩니다. 그리스도께서 당신 자신을 아버지께 대한 사랑으로, 또한 사람에 대한 사랑으로 내어주신 것처럼, 그들도 스승의 모범을 따르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사랑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는 것이 곧 보이지 않는 그리스도를 세상에 보여주는 것임을 알게 됩니다. 야고보 사도는 그래서 자신의 서간을 통해, “행동하지 않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고 밝힙니다.

 

예수님은 사도들도 모두 불완전한 이들을 뽑으십니다. 그리고 당신의 희생과 가르침으로 그들을 변화시키십니다. 물론 변화되기를 원치 않은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완전한 모습으로 변화되어 당신의 모습을 계시하는 사람들이 되게 됩니다. 예수님은 처음부터 완전한 이들을 뽑았을 때보다 고생은 더 하셨지만 보람은 더 느끼실 수 있으셨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남편, 아내, 혹은 자녀, 혹은 어떤 이웃이건 간에, 완전한 사람들은 없습니다. 우리에게 그런 사람들을 만나게 해 주시는 이유는 그들을 통하여 희생과 고통을 받되 그것으로 결국엔 더 큰 보람을 느끼게 해 주시려는 것입니다.

하느님 당신도 우리들이 큰 죄인이었다가 당신의 희생을 통하여 조금씩 완전해지는 것을 보시며 매우 기뻐하시듯이, 우리들도 서로를 변화시켜나가는 가운데, 지금은 비록 힘들지라도 결국엔 그 고생을 통한 변화가 가장 크게 영원히 남을 큰 기쁨이 되게 될 것입니다.

부족함의 긍정적인 면은 처음부터 완전한 이가 가질 수 없는 ‘변화의 기쁨’을 느낄 수 있다는데 있습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에요>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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