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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0-05-03 조회수841 추천수15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0년 5월 3일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 축일
 
 
 
If you ask anything of me in my name,
I will do it.
(Jn.14.14)
 
 
제1독서 1코린토 15,1-8
복음 요한 14,6-14
 
 
예전에 미술 전시관을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곳에는 너무나도 특이한 작품이 하나 있었지요. 바로 여러 개의 쓰레기로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하나하나의 쓰레기를 볼 때는 분명히 쓸모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쓰레기들도 이렇게 모아지니 하나의 멋진 작품이 될 수 있음을 직접 볼 수가 있었지요.

우리의 삶 중에서도 쓰레기통에 버리고 싶은 순간들이 있을 것입니다. 시험이나 사업에서 실패했을 때,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을 때, 사람들과의 관계가 틀어졌을 때, 직장에서 해고되었을 때 등등……. 이것만큼은 내 삶에서 없었으면 하는 것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버리고 싶은 순간들이 하나로 모아졌을 때, 멋진 나의 삶 하나가 완성될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생각해보면 우리들은 인생의 한 부분만을 떼어서 말할 때가 참 많았습니다. 그래서 실패한 순간, 고통스럽고 힘들었던 그 순간만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삶 전체가 엉망인 것처럼 착각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인생의 한 부분만을 떼어서 바라보는 우리와 달리, 주님께서는 전체 그림을 바라보시는 분입니다. 그래서 때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현재의 상황도 내게 주어지는 것입니다. 즉, 내게는 필요 없어 보이는 순간이지만, 전체 그림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기에 그러한 상황이 내게 주어졌던 것이지요.

결국 우리 편이 되어 늘 우리를 좋은 길로 인도해주시는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이 필요한 것입니다.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을 통해서만이 우리 역시 주님처럼 전체 그림을 바라보면서, 주님과 함께 내 인생을 멋진 작품으로 완성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세상의 유혹에 의해서 혹시라도 멋진 작품을 완성시키지 못할까봐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을 통해 이렇게 약속해주시지요.

“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내가 다 이루어 주겠다.”

주님의 사랑을 의심하지 마십시오. 주님의 사랑을 굳게 믿으십시오. 그때 우리들은 인생의 한 부분만을 떼어 바라보며 절망에 빠지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필립보와 야고보 사도는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을 간직하셨습니다. 그래서 끝까지 예수님의 기쁜 소식을 세상에 전파했고, 결국 모두 순교를 하셨지요. 물론 그들 역시 처음에는 불완전한 믿음을 간직할 때가 있었습니다. 이는 예수님과 함께 있으면서도 아버지 하느님을 뵙게 해달라는 말을 하는 오늘 복음 말씀을 통해서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님의 사랑으로 인해 그들은 변화되었고, 그 사랑을 세상에 전하는 사도가 되었던 것입니다.

주님의 사랑을 굳게 믿고, 주님의 사랑 안에 머무르는 우리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그때 인생의 한 부분에 불과한 고통과 시련을 뛰어넘어, 주님께서 마련하신 참된 기쁨과 행복의 나라에 들어설 수 있을 것입니다.




인생의 비극은 실제로 죽는다는 사실에 있지 않다. 우리 안에서 감정, 열정, 공감 등이 죽는다는데 있다(알베르트 슈바이처).




아버지의 등을 밀며(손택수, ‘호랑이 발자국’ 중에서)

아버지는 단 한 번도 아들을 데리고 목욕탕에 가지 않았다
여덟 살 무렵까지 나는 할 수 없이
누이들과 함께 어머니 손을 잡고 여탕엘 들어가야 했다
누가 물으면 어머니가 미리 일러 준 대로
다섯 살이라고 거짓말을 하곤 했는데
언젠가 한번은 입 속에 준비해 둔 다섯 살 대신
일곱 살이 튀어나와 곤욕을 치르기도 하였다
나이보다 실하게 여물었구나, 누가 고추를 만지기라도 하면
잔뜩 성이 나서 물속으로 텀벙 뛰어들던 목욕탕
어머니를 따라갈 수 없으리만치 커 버린 뒤론
함께 와서 서로 등을 밀어 주는 부자들을
은근히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곤 하였다
그때마다 혼자서 원망했고, 좀 더 철이 들어서는
돈이 무서워서 목욕탕도 가지 않는 걸 거라고
아무렇게나 함부로 비난했던 아버지
등짝에 살이 시커멓게 죽은 지게 자국을 본 건
당신이 쓰러지고 난 뒤의 일이다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까지 실려 온 뒤의 일이다
그렇게 밀어 드리고 싶었지만, 부끄러워서 차마
자식에게도 보여 줄 수 없었던 등
해 지만 달 지고, 달 지면 해를 지고 걸어온 길 끝
적막하디 적막한 등짝에 낙인처럼 찍혀 지워지지 않는 지게 자국
아버지는 병원 욕실에 업혀 들어와서야 비로소
자식의 소원 하나를 들어주신 것이었다
 
 
 
 
 
Andante - Love 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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