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진묵상 - 밥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10-05-03 조회수389 추천수2 반대(0) 신고
사진묵상 - 밥
                              이순의
 
 
 
 
 
남들이 똥을 뿌리기 시작 했다는 소식이 들려 왔습니다.
어머니께서 밥을 지으실 적에도
식구들이 아침잠을 깨지 못해서 뜸을 들일 적에
홀로 일찍 일어나 쌀을 씼고 군불을 때셨지요.
 
 
 
 
 
 
 
 
 
 
 
 
 
 
 
 
아직
산골의 대지는 겨울잠에서 일어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머니인 농부들은 새벽처럼 밥준비를 하십니다.
 
 
 
 
 
 
 
 
 
 
 
 
 
 
 
 
 
 
 
가마솥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듯이
저 집의 밥에서도 따수운 김이 모락 모락 피어오르네요.
자알 익었나 봅니다.
 
 
 
 
 
 
 
 
 
 
 
 
 
 
 
 
 
 
저희 밥입니다.
가정마다 손맛이 다 다르듯이 농작물들도 식성이 있습니다.
계분, 돈분, 인분, 마분, 우분, 등등
받은지 얼마 안되서 색이 그대로인 것, 냄새가 지독하고!
좀 삮아서 질크득 한 것, 시큼허니 기침나오는 냄새!
푸욱 삮아서 고슬고슬한 것! 발효가 잘 되서 냄새가 향기!
대변 말구, 소변으로다가 모은 액비도 각각 다르고!
.
.
저희는요.
팍! 완전히 곰삭은 소똥!
저는 저 똥덩이들을 맨손으로 덥석덥석 집습니다.
혹시 한 덩어리라도 길이나 밭자리 경계인 고랑에 떨어져 있으면
<어이구, 아까운 것!> 하면서 덥석 집어서
저희 밭자리에 던져 놓습니다.
 
 
 
 
 
 
 
남들 밥짓는데 늦잠자는 어멈은 없습니다.
저도 산골에 다녀 왔었지요.
남들 조반 먹을 때 우리도 먹어야지요.
어이구! 숟가락에 밥이 많이도 담겼네요.
 
 
 
 
 
 
 
 
 
 
 
 
 
 
 
 
 
고루고루 영양식으로다가
배부르게 먹이고 있습니다.
아마! 여름 한철 고단할 때 지치지 않고 힘을 쓰겠지요?!
 
 
 
 
 
 
 
 
 
 
 
 
 
 
 
 
밭자리가 많아서 번호를 정했는데
서로 가까운 밭자리는 밥을 한솥에 담아 둡니다.
5번 밭에서 3번 밭으로 밥배달 가고 있는데요.
저 길에 똥덩이들을 흘려서요.
짝꿍이랑 함께 긁고 모아다가 다 제 밭자리에 뿌렸습니다.
겨울동안 놀다가 비질에 삽질에 옆구리가 저렸는데....... ㅎㅎ
그래도 먹을거 앞에서 욕심이 없으면 안되잖아요?!
저 밥값 비싸거든요. ㅎㅎ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