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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人爲의 것들이 아닌 自然을! 있는 그대로 두어라(Let it be)" - 5.12,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5-12 조회수335 추천수2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5.12 부활 제6주간 수요일

                                                                      

사도17,15.22-18,1 요한16,12-15


 

 

 

 

"人爲의 것들이 아닌 自然을! 있는 그대로 두어라(Let it be)"

 

 


어제 왜관 수도원에 있은 한국 베네딕도회 수도자들 모임에서

화순 수도원의 허 로무알도 신부의

‘성규를 통해 본 베네딕도 성인의 인격적 면모’에 대한

유익한 강의가 있었습니다.

 

성인의 면모를 일 곱 가지로 특징을 잡아 요약했습니다.

이상주의자이자 현실주의자로

낙관주의자이자 중도주의자로

인본주의자이자 전통주의자로

또 본질지향자로 요약했습니다. 

 

분도 규칙을 읽을 때도 이 일 곱 틀을 연상하며 독서하면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대로 하느님이신 예수님을 닮은 통합적 인물이 분도 성인입니다.

일 곱 가지 특징적 면모가 분리된 것이 아닌,

프리즘을 통과한 하나의 햇빛이 일곱의 무지개로 들어나듯

한 실재의 일 곱 가지 표현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우리가 주님의 완덕을  추구해 갈 때 성취될 일 곱 가지 면모입니다.

하느님을, 그리스도 예수님을 닮아 갈 때 이런 통합적 인물입니다.

 

오늘 제1독서 사도행전에서

사도 바오로의 아레오파고스에서의 성령 충만한 설교가 감동적입니다.

 

하느님 이해에 많은 도움을 줍니다.

이런 하느님께 대한 이해와 깨달음이 깊어갈 때

내적 변모에 통합적 인물입니다.

 

사도의 설교 중 많은 부분을 그대로 인용합니다.

 

“세상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만드신 하느님은 하늘과 땅의 주님으로서,

 사람이 지은 신전에는 살지 않습니다.

 또 무엇이 부족하기라도 한 것처럼 사람들의 손으로 섬김을 받지도 않습니다.

 하느님은 오히려 모든 이에게 생명과 숨과 모든 것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더듬거리다 그분을 찾아낼 수도 있습니다.

 사실 그분께서는 우리 각자에게서 멀리 떨어져 계시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분에서 살고 움직이며 존재합니다.

 이처럼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이므로,

 인간의 예술과 상상으로 빚어 만든 금상이나 은상이나 석상을

 신과 같다고 여겨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께서 무지의 시대에는 그냥 보아 넘겨주셨지만,

 이제는 어디에 있든 모두 회개해야 한다고 사람들에게 명령하십니다.

 그분께서 당신이 정하신 한 사람을 통하여

 세상을 의롭게 심판하실 날을 지정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리시어

 그것을 모든 사람에게 증명해 주셨습니다.”

 

눈 만 열리면 지금 여기서 만나는 살아계신 주님이십니다.

묵상하며 떠오른 게

어제 읽은 ‘있는 그대로 두어라(Let it be)' 라는 신문기사의 칼럼이었습니다.

 

자연이든 사람이든 있는 그대로 두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자연이든 사람이든 자꾸 손대지 말고 ’있는 그대로‘ 놔두는 게 사랑입니다.

 

몇 달 전 시골 모교인 초등학교를 방문했을 때도

상전벽해로 변한 환경에서

옛 전통이나 뿌리를, 역사의 숨결을 전혀 느낄 수 없었습니다.

자연과 역사는 온데간데없고 온통 인위의 것들만 가득할 뿐이었습니다.

 

국토 곳곳이 끊임없는 개발로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점점 사라지는 천박한 현실입니다.

자연을 통한 하느님 체험이 참 어려운 시대입니다.

 

저절로 인위의 것들이 아닌 자연을,

인위적인 사람이 아닌 자연의 사람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파괴되는 자연과 더불어 파괴되는 인간들입니다.

자연을 찾아보기 힘들듯 자연스런 사람들도 점점 찾아보기 힘든 세상입니다.

 

참으로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으로 살아계신 하느님 체험이 절실한 시대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나 자연스런 사람들은

그대로 하느님의 성사(聖事)로 이를 통해 하느님을 체험합니다.

우리의 영적 감각을 일깨우는

부활하신 주님의 참 좋은 선물인 진리의 영, 보호자 성령이십니다.

이 진리의 영 덕분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오염 속화되지 않고 인위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런 삶을 살 수 있는 우리들입니다.

부단히 우리를 정화하고 성화하여

주님을 닮은 통합적 인물로 변모시켜 주는 성령이십니다.

 

바로 매일의 이 거룩한 공동미사와 성무일도의 은총이기도 합니다.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진리의 영,

 그분께서는 스스로 이야기하지 않으시고 들으시는 것만 이야기하시며,

 또 앞으로 올 일들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다.

 그분께서 나를 영광스럽게 하실 것이다.

 나에게서 받아 너희에게 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아버지께서 가진 것은 모두 나의 것이다.”

 

주님께서 선사하시는 진리의 영이

우리를 모든 진리로 인도하시여

어디에나 계신 하느님을 체험해 깨닫게 하시고 우리를 영광스럽게 하십니다.

 

진리의 영, 보호자 성령으로 충만할 때 살아나는 우리의 영혼에 육신이요,

정화되고 성화되어 ‘있는 그대로’ 자연스런 통합적 인물로 변모됩니다.

 

이게 바로 영성생활의 목표이자 우리 모두의 궁극적 희망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시간,

주님은 우리를 당신 진리의 영으로 거룩하게 하시고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런 통합적 사람들로 변모시켜 주십니다.

 

“주님의 영광이 땅과 하늘에 가득하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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