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에버랜드(Everland)" - 5.15,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5-15 조회수356 추천수2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5.15 토요일 성 빠코미오 아빠스(292-346) 기념일

사도18,23-28 요한16,23ㄴ-28

 

 

 

 

 

"에버랜드(Everland)"

 

 

 

“자녀 여러분, 말과 혀로 사랑하지 말고,

  행동으로 진리 안에서 사랑합시다.”

 

새벽 성무일도 요한 1서 3,18절의 서두 말씀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어제 복음도 생각납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이래서 베네딕도 수도공동체를 ‘주님을 섬기는 학원’이라 부르고,

같은 규칙을 사용하는 시토회는

자기의 공동체를 ‘사랑의 학교’라 부르며,

오늘 기념일을 지내는 빠코미오는

자기의 공동체를 친교와 사랑을 뜻하는 ‘코이노니아’라 불렀습니다.

모두가 사랑의 에버랜드 공동체를 본질적 목표로 하고 있음을 봅니다.

 

수도자는 언제나 하느님의 어린이입니다.

어제 난생 처음 말로만 듣던 에버랜드에

수도형제들과 함께 소풍을 다녀왔습니다.

흡사 어린이날에 어린이가 된 느낌이었습니다.

에버랜드를 사전에 찾아봤더니 없었고

접두사 에버(ever)만 ‘늘, 언제나, 항상’이라 소개되어있었습니다.

하여 에버랜드는

‘늘, 언제나, 영원한 곳’이란 지상낙원(유토피아)을 뜻함을

알아챌 수 있었습니다.

사실 신록으로 빛나는 자연환경에 만개한 온갖 꽃들,

그림 같은 건물들, 좋은 음식, 젊음의 물결 가득한 그곳은

그대로 지상낙원인 에버랜드임을 실감케 했습니다.

놀이 기구를 이용하지 않고

그냥 제자리에 앉아 말없이 구경만 해도 얼마나 좋은지

지루한 줄 몰랐습니다.

 

 

지상 에버랜드가 상징하는바 천상 에버랜드, 영적 에버랜드입니다.

눈만 열리면, 마음만 바뀌면 지금 여기 살고 있는 이 자리가 에버랜드요,

이 에버랜드를 살아야 합니다.

사도 바오로의 말씀대로 늘 기뻐하고, 늘 기도하며, 늘 감사하며 살 때

바로 거기가 명실 공히 에버랜드입니다.

어제 봤던 에버랜드가 ‘환상의 에버랜드’라면

바로 여기 하느님을 중심한 요셉수도원은 ‘진짜 에버랜드’입니다.

하느님께서 중심으로 자리 잡지 않은 곳은

아무리 아름다운 외적 환경을 지녔어도 환상의 에버랜드일 뿐입니다.

성인성녀들은 늘 삶의 그 자리에서 참 에버랜드를 사셨습니다.

 

오늘 사도행전의 주인공인 아폴로가 성경에 정통한 열정의 성경학자라면

복음의 사도 요한은 기도의 신비가입니다.

흔히 이상적인 분도수도승의 조건으로

기도에는 신비가, 성독에는 학자, 일에는 전문가가 됨을 꼽는 데,

아폴로 같은 성경지식에

사도 요한 같은 기도의 사람이라면 얼마나 좋겠는지요.

사실 신학과 기도는 분리된 것이 아닙니다.

위대한 신학자는 모두가 기도의 사람이었습니다.

신학 없는 기도는 공허하고 기도 없는 신학은 맹목이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인 성경지식을 갖춘 우리가

우선적으로 전념해야 할 것은 기도입니다.

끊임없는 성경공부와 기도가 지금 여기서 에버랜드를 살게 합니다.

다음 우리 모두를 향한 사도 요한의 말씀도 이와 맥을 같이 합니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그분께서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청하여라. 받을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 기쁨이 충만해질 것이다.

  …아버지께서 너희를 사랑하신다.

  너희가 나를 사랑하고,

  또 내가 하느님에게서 나왔다는 것을 믿었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기도할 때 기쁨 충만한 에버랜드의 삶입니다.

아버지는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우리가 그리스도 예수님을 사랑하고

그분이 하느님에게서 나왔다는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 예수님께 대한 열렬한 사랑과

항구한 믿음에 대한 하느님의 응답 있어

지금 여기서 기쁨 충만한 에버랜드의 삶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에게 참 좋은 에버랜드 사랑의 공동체를 선사하십니다.

저절로 터져 나오는 다음 시편 구절입니다.

 

“하느님, 내 주시여, 온 땅에 당신 이름 어이 이리 묘하신고.”

 

하느님 찬미와 감사로 마음의 눈 열릴 때 그 어디나 에버랜드입니다.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