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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나는 혼자가 아니다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5-16 조회수694 추천수15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부활 7주간 월요일 - 나는 혼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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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는 혼자라는 생각을 해 보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가족은 물론이고 제 주위에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고등학교 때 절대고독이 무엇인지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결국엔 혼자라는 깨달음이죠.

저는 평택 시골에서 수원까지 봉고차를 타고 통학하였습니다. 친구들도 사귀고 공부도 하면서 평범한 생활을 하였습니다.

친구가 불량배에게 길에서 끌려갔다고 해서 저는 불량배들이 모여 있다는 곳까지 혼자 친구를 찾아갔고 반 친구가 불량학생에게 맞고 있을 때 또 저 혼자 그들과 맞선 적도 있습니다. 영화가 애들 다 망친다고 할 때 바로 이런 저를 두고 한 말 같습니다. 그 땐 겁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나름대로는 우정을 중요시한다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어느 날 싸움 잘하는 친구와 시비가 붙게 되었습니다. 물론 싸우지는 않았지만, 학교 쌈짱이라고 하는 학생에게 맞서는 제가 어리석어보였는지 저의 친구들은 모두 저를 나무랐습니다. 제가 잘못했더라도 친구들은 저의 편을 들어줄 줄 알았는데 결국 결정적인 순간에 저의 편을 들어주는 친구는 하나도 없었던 것입니다.

고등학교, 한창 공부에 열중해야 할 때였지만 저는 ‘결국엔 세상에 나 혼자구나.’하는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나 자신도 모르게 외롭다는 말을 흘리고 다녔던 것 같습니다.

제가 하도 그렇게 우울하게 다니자, 한 개신교 신자 친구가 우리가 다 아는 상투적인 충고를 저에게 해 주었습니다.

“예수님이 너와 함께 계신데 왜 외로워~?”

저는 성당을 다니고 하느님을 믿는 사람이었지만 속으로, “웃기네!” 하면서 그냥 넘겨버렸습니다.

그러나 학교 갔다 왔다 하면서 그 말이 계속 생각났습니다. 틀린 말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는 제가 느끼는 외로움은 사람이 채워줄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사실 친구들이 있을 때도 외롭기는 매한가지였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조금 외로움을 채워 줄 수는 있었지만 영혼의 외로움은 채워줄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리고는 외로운 생각이 들 때마다 예수님이 옆에 계시다고 생각하고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엘리베이터가 한 층을 올라 간 것처럼 그 밑에서 느꼈던 외로움은 다시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는 외로운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우리도 다 알고 있습니다. 우리 영혼이 하느님으로부터 와서 그 영혼이 하느님을 끊임없이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죠. 그러나 그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 외로움을 하느님이 아닌 사람을 통해 채우려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누구도 한 사람의 영혼 깊숙한 외로움을 채워줄 수 없습니다.

예수님도 외로움을 극복하는 방법이 아버지를 생각하는 것 외에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너희가 믿느냐? 그러나 너희가 나를 혼자 버려두고 저마다 제 갈 곳으로 흩어질 때가 온다. 아니, 이미 왔다. 그러나 나는 혼자가 아니다. 아버지께서 나와 함께 계시다.”

가장 고통스러울 순간에 당신과 가장 가까웠던 친구들이 당신을 버리고 떠나갈 것을 알고 계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아버지께서 함께 계시니 괜찮다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당신을 위해서보다도 그 순간에 당신을 떠나갔다가 죄책감을 느낄 제자들의 마음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 하신 말씀입니다. 아마 이 말씀이 아니었다면 그 큰 죄책감에 도망쳤던 제자들이 다시 예수님께 돌아오는 시간이 더 걸렸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말씀과는 다르게 실제로는 예수님은 아버지로부터도 버림을 받습니다.

“아버지, 아버지, 왜 저를 버리셨나이까?”

 

그러나 이 절대적인 고독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은 다만 ‘믿음’뿐이었습니다. ‘왜 저를 버리셨나이까?’도 사실은 하나의 기도입니다. 믿음이 없는 기도는 없습니다.

지금 당장은 없는 것처럼 보여도, 나를 버리신 것처럼 보여도 애정 어린 눈으로 항상 내 옆에서 나를 지켜주시고 있다는 믿음입니다.

 

우리가 결국 혼자인 것처럼 느껴질 때라도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사람은 우리를 다 버릴 수 있어도 하느님은 결코 우리를 버리지 않으십니다. 우리 영혼이 고향인 하느님을 그리워하는 것처럼 하느님도 우리 영혼을 한 없이 그리워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짧은 묵상>>

사울은 하느님으로부터 뽑힌 이스라엘의 첫 번째 왕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결국 망하고 말았습니다. 그 이유는 세상을 이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매우 강력하여 자신도 모르게 우리를 무릎 꿇게 만듭니다.

다윗이 전쟁에서 승리하자 사람들은 “사울은 수천을 치시고 다윗은 수만을 치셨다네!”라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이에 사울은 격분하여, “다윗에게는 수만 명을 돌리고 나에게는 수천 명을 돌리니, 이제 왕권 말고는 더 돌아갈 것이 없겠구나.”라고 하며 다윗을 죽이려합니다. 하느님께서 뽑아주신 것을 믿지 못하고 사람들에게만 인정을 받으려다가 지고 만 것입니다. 이 모습은 나중에 예수님을 팔아넘긴 유다에게서 그대로 나타납니다.

세상은 매우 강력하여 누구도 자신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게 만듭니다. 그의 가장 큰 무기는 ‘왕따’를 시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홀로되지 않기 위해 자신도 모르게 하느님이 아닌 사람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살아갑니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소리친 사람들 모두가 다 나쁜 사람들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대부분이 그렇게 소리 지르니 자신만 그래서는 안 된다고 할 수 없어서 그저 세상에 속하기 위해 따라서 소리를 친 사람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그렇게 그들은 세상 편에 섬으로써 세상에 져버린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내가 세상을 이겼다.”라고 선포하십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세상 사람들로부터 버림을 받으시고 배신을 당하시고 십자가에 외로이 못 박히셨습니다. 그렇게 믿으셨던 아버지로부터도 버림을 받으셨습니다.

“아버지 왜 나를 버리셨나이까?”

그러나 예수님은 그렇게 보일 수는 있을지라도 아버지는 당신을 버리지 않고 함께하신다는 믿음을 끝까지 지켰습니다.

“너희가 나를 혼자 버려두고 저마다 제 갈 곳으로 흩어질 때가 온다. 아니, 이미 왔다. 그러나 나는 혼자가 아니다. 아버지께서 나와 함께 계시다.”

세상으로부터 버림받고 제자에게 배신 당하셨고 아버지로부터도 버림당하셨지만 예수님은 끝까지 믿음을 지켰습니다. 그래서 세상을 이기고 부활하셨습니다.

반대로 유다는 세상에 남기 위해 높은 이들에게 굽신거리고 돈을 받고 예수님을 팔아넘깁니다. 그러나 결국 그의 영혼도 세상에 팔아넘긴 꼴이 되었습니다. 그는 세상에 타협함으로써 세상에 지고 만 것입니다. 지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세상에서 버림받지 않기 위해 하느님과 자신의 영혼을 버리며 살아가고 있습니까?

세상에서 가장 버림받고 잊혀지는 존재가 되더라도 하느님께서 항상 함께 해 주신다는 믿음으로 사는 사람은 누구나 그리스도를 따라 세상을 이기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 날마다 숨쉬는 순간마다 >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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