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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살아있는 공동체" - 5.20,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5-20 조회수376 추천수16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5.20 부활 제7주간 목요일

                                                                                                     사도22,30-;23,6-11 요한17,20-26

 

 

 

 

 

"살아있는 공동체"

 

 

 

많은 부부들을 면담하다 보면

나름대로 다 운명적인 만남의 운명 부부공동체임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 역시 주님과의 운명적 만남으로

수도 운명 공동체에 몸담고 살아갑니다.

우리에게 운명은 하느님의 섭리를 뜻합니다.

전 번 에버랜드 공동체 소풍 시

평범하면서도 새로운 깨달음이 ‘공동체’였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 중 혼자 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저 역시 공동체에 몸담고 있지 않았더라면

아마 평생 한 번도 여기 오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아무리 젊음의 열기와 신록의 빛 가득한 5월의 에버랜드라도

혼자라면 얼마나 외롭고 심심하고 쓸쓸할까요.

아마 오래 버티지 못하고 떠날 것입니다.

단적인 예이지만 이래서 공동체가 고맙습니다.

 

우리 믿는 이들의 공동체는 그리스도 중심의 공동체입니다.

그리스도 예수님은 참 하느님이시며 영원한 생명이십니다.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라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아버지와 아드님의 사랑의 일치 안에 뿌리를 둔

우리 믿는 이들의 공동체입니다.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주십시오.

  아버지, 아버지께서 제 안에 계시고 제가 아버지 안에 있듯이,

  그들도 우리 안에 있게 해주십시오.”

 

아버지와 아드님의 사랑의 일치 안에 있을 때 살아있는 공동체입니다.

폐쇄적이고 이기적으로 닫힌 죽은 공동체가 아니라

우리 요셉수도공동체처럼

위로 하느님과 옆으로 이웃에 활짝 열린 공동체입니다.

하여 얼마나 많은 이들이 끊임없이 여기 수도공동체를 찾는지요.

어제 강론 때 인용했던 예수님 말씀이 생각납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해 왔다.

  그러니 너희는 언제나 내 사랑 안에 머물러 있어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바로 이 주님의 사랑이 공동체를 건설합니다.

개인이 아닌 ‘너희’란 복수로 제자공동체를 대상으로 한 말씀입니다.

이런 주님 사랑 안에 머무를 때,

주님 사랑으로 서로 사랑할 때

비로소 사랑 안에서 성장, 성숙하는 살아있는 공동체입니다.

이런 사랑은 생명을 주는 사랑,

자유롭게 하는 사랑,

이타적인 사랑,

집착 없는 사랑,

한 마디로 깨끗한 사랑 안에서 일치의 공동체입니다.

낭만적, 감상적인 사랑이 아닌 의지적, 현실적 사랑입니다.

하여 수도공동체를 ‘사랑의 학교’라 칭하기도 합니다.

비단 수도공동체뿐 아니라

믿는 이들의 공동체 역시 ‘사랑의 학교’입니다.

졸업이 없는 죽어야 졸업인

평생 주님 사랑을 배우고 실천해야 하는 평생학생들인 우리들입니다.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영광을 저도 그들에게 주었습니다.

  우리가 하나인 것처럼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충만한 생명이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주신 영광입니다.

주님 사랑 안에서 하나 된 공동체를 통해 환히 들어나는

하느님의 영광, 하느님의 충만한 생명입니다.

이런 살아있는 공동체보다 더 아름다운 공동체도 없고,

이 사랑의 공동체 자체보다 더 좋은 선교도 없을 것이며

저절로 성소자도 줄을 이을 것입니다.

사실 주님 사랑 안에서 하나 되어

공동전례를 바칠 때의 아름다움은 그대로 하느님의 아름다움의 반영입니다.

 

공동체는 하느님의 선물이자 우리의 평생과제이기도 합니다.

하느님 사랑의 은총과 우리의 노력 속에

성장, 성숙하는 살아있는 공동체입니다.

공동체의 진정한 힘은 사랑의 일치에서 나옵니다.

공동체마다 사랑의 일치의 정도나 깊이는 다 다를 것입니다.

이렇게 사랑의 일치가 깊어질수록 생명력 넘치는 공동체요

저절로 선교사의 파견도 뒤따를 것입니다.

사도 바오로가 유대인의 최고의회에서 담대히 증언할 수 있었던 것도

공동체가, 부활하신 주님이 든든한 배경이 되었기에 가능했음을 깨닫습니다.

어제 사도행전의 한 감동적인 대목도 생각납니다.

 

“바오로는 이렇게 말하고 나서, 무릎을 꿇고 그들과 함께 기도하였다.

  그들은 모두 흐느껴 울면서 바오로의 목을 껴안고 입을 맞추었다.”

 

진정 살아있는 사랑의 공동체요,

얼마나 공동체의 사랑을 받고 있는 사도 바오로인지 깨닫습니다.

이런 사랑의 공동체에 뿌리를 둔 사도 바오로와 늘 함께 했던 주님은

유대인의 최고의회에서 증언이 끝난 그날 밤

사도 바오로를 찾아오시어 말씀하십니다.

 

“용기를 내어라.

  너는 예루살렘에서 나를 증언한 것처럼 로마에서도 증언해야 한다.”

 

사도 바오로가 선교활동에 올인할 수 있었음은

바로 사랑의 공동체와 부활하신 주님이

늘 든든한 배경에 되어 주셨기에 가능했음을 봅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은 우리에게 당신 생명과 사랑으로

충만한 새로운 공동체를 선사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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