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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5-21 조회수672 추천수12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부활 7주간 금요일 -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가끔 빌려준 물건이 손상되어 돌아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예민한 기계 같은 경우는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고까지 말합니다.

예를 들면 차와 같은 것은 내 것처럼 여기지 않고 타고 다니면 겉으로는 손상되지 않을지라도 기어, 미션, 엔진과 같은 속에 있는 것들이 손상될 수 있습니다. 어떤 때 주인이 다시 타 보면 금방 그 차이를 느끼기도 합니다. 혹은 내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빌린 것을 내 것처럼 사용하지 않고 조심성 없이 사용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저도 믿고 빌려준 물건이 고장 나서 돌아오면 그 고장 난 것보다도 그렇게 남의 것을 소홀하게 대한 것에 대한 원망이 더 밀려오기도 합니다. 나의 물건처럼 소중하게 여기지 않았다는 것은 그 물건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그 물건을 빌려준 사람에게도 해당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원래 자신의 물건도 잘 고장 내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고장 난 것 자체로 그 사람이 나에 대해 사랑하는 마음이 부족하다고 판단해서는 안 되겠지만, 사람을 사랑하면 그 사람이 빌려준 물건까지 자신의 것처럼 소중히 여기게 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세 번이나 당신을 사랑하느냐고 물어보십니다. 베드로는 세 번씩이나 물으시는 것에 슬퍼지기까지 합니다. 한 번으로는 믿지 못하신다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확고한 대답을 듣고 싶으셨기 때문에 세 번씩이나 그렇게 물으셨던 것입니다. 베드로는 그 세 번의 질문에 모두 예수님을 누구보다도 더 사랑한다고 대답합니다. 예수님은 베드로가 당신을 사랑한다고 고백하고 나서야 당신의 양떼를 잘 돌보라고 부탁하십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양떼를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맡기기를 원치 않으십니다. 왜냐하면 당신의 양떼를 너무나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당신의 양떼를 마치 자신의 양떼처럼 돌볼 사람을 원하십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사랑하면 그 사람의 것까지도 소중히 여기게 되기 때문입니다. 베드로에게 이렇게 세 번씩이나 물으시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예수님께서 당신의 양떼인 우리들을 얼마나 소중히 생각하시고 사랑하셨는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를 사랑한다는 구체적인 근거는 무엇일까요?

예수님께서 당신을 사랑하느냐고 베드로에게 세 번 물으셨을 때 베드로의 머리엔 무엇이 떠올랐을까요? 바로 예수님을 모른다고 세 번 부인한 일이 떠올랐을 것이고 그 것 때문에 슬퍼졌을 것입니다.

죄와 사랑은 서로 반대입니다. 베드로의 세 번의 죄를 세 번의 사랑고백으로 말끔히 씻어주신 것입니다. 베드로는 세 번 사랑한다고 하면서 세 번 배신한 것을 기워 갚았습니다. 더 사랑하는 사람은 덜 죄를 짓고, 더 죄를 지으면 그만큼 덜 사랑하는 것입니다. 또 사랑하는 만큼 용서받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나의 계명을 지킬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계명을 어기는 것이 죄입니다.

따라서 좋은 목자는 죄를 짓지 않는 목자입니다. 그만큼 그리스도를 사랑하니 죄를 짓지 않을 것이고 그만큼 그 분의 양떼까지 사랑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구약에서 이스라엘 백성의 목자는 오직 하느님이셨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에게는 왕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이 왕을 세워달라고 청하자 하느님께서는 어쩔 수 없이 그들의 청을 들어주십니다. 처음에 사울에게 기름을 부어 왕으로 세웠지만 사울은 교만하여져서 하느님의 뜻을 따르지 않고 하느님대신 백성의 주인이 되려고 합니다. 그래서 하느님은 사울을 내어 쫓으시고 당신의 백성을 다윗에게 맡깁니다. 다윗도 잘하는가 싶더니 여자를 탐하고 살인을 하고 병적조사를 하는 등 백성을 자신의 것처럼 여겨 벌을 받게 됩니다. 그 뒤를 잇는 솔로몬도 마찬가지입니다. 잘하는가 싶더니 하느님을 버리고 자신의 수백 명이나 되는 아내들의 신들을 섬기게 되어 나라가 분열되게 됩니다. 누구 하나 제대로 당신의 백성을 잘 돌보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하느님께 대한 사랑이 줄어들고 그 양떼를 자신들의 것으로 여기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예수님께서 교회의 수장인 베드로에게 세 번씩이나 다짐을 받아내려 하시는 그 마음을 읽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만큼 양떼를 사랑하여 완전히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교회를 맡기고 싶으셨던 것입니다.

양떼는 그리스도의 것이지 결코 일꾼의 것이 아닙니다. 이것을 잊지 않기 위해서는 자주 그리스도께서 베드로에게 하신 질문을 자신에게 되풀이해봐야 합니다.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너의 아내를 잘 돌보아라.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너의 자녀들을 잘 돌보아라.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내가 너에게 맡기는 이들을 잘 돌보아라.”

 

<<짧은 묵상>>

여기 로마에서는 요즘 계속 오는 비와 낮은 기온이 사람들의 입에서 ‘과연 여름은 오는가?’라는 말이 자연적으로 나오게 만듭니다.

비는 하늘에서 떨어져 땅을 적십니다. 땅을 적셔서 나무와 생물들이 자라고 생명이 넘치도록 만듭니다. 그것만이 아닙니다. 공기에 있는 먼지들과 길거리에 있는 오물들도 쓸어내려가서 세상을 깨끗하게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물을 제공해준다는 것이 가장 큰 고마움일 것입니다. 사람은 물을 마시지 않으면 3일을 버틸 수 없습니다.

그러나 바닷물은 아무리 많아도 마실 수가 없습니다. 바닷물 위에 표류하다가 죽는 이유는 수분을 섭취하지 못해서입니다. 바닷물은 그래서 더 이상 생명을 주는 물이 아닌 죽은 물입니다. 물론 바닷물로는 당연히 농사도 지을 수 없습니다.

태양은 이 죽은 바닷물을 하늘로 끌어올립니다. 그래야 땅으로 떨어져 계곡을 따라 흐르고 강에 다다랐다가 다시 바다로 흘러가게 됩니다. 그렇게 자꾸 아래로 아래로 내려오면서 세상에 생명을 주는 것입니다.

이사야서는 예수님을 이 물처럼 표현합니다.

“비와 눈은 하늘에서 내려와 그리로 돌아가지 않고 오히려 땅을 적시어 기름지게 하고 싹이 돋아나게 하여 씨 뿌리는 사람에게 씨앗을 주고 먹는 이에게 양식을 준다. 이처럼 내 입에서 나가는 나의 ‘말씀’도 나에게 헛되이 돌아오지 않고 반드시 내가 뜻하는 바를 이루며 내가 내린 사명을 완수하고야 만다.” (이사 55, 10-11)

하느님 입에서 나오는 ‘말씀’은 바로 그리스도이십니다. 그 분은 눈과 비처럼 세상에 내려와 생명을 주시지만 결국 낮아지고 낮아지다가 바다로 흘러갑니다. 그 곳이 바로 죽음이고 지옥입니다. 따라서 먼저 아버지께서 아들을 들어 높이시지 않으면 낮아지시면서 세상에 생명을 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래서 먼저 아버지께 당신을 높여달라고 청하십니다.

“아버지, 때가 왔습니다. 아들이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도록 아버지의 아들을 영광스럽게 해 주십시오."(요한17,1)

물이 먼저 수증기로 하늘에 오르지 않으면 비로 떨어질 수 없는 것처럼, 아드님도 먼저 영광스럽게 되지 않으면 낮아지시며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해 드릴 수 없는 것입니다.

나의 낮아짐이 나의 죽음이 결국 세상에 생명을 주고 하느님을 영광스럽게 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먼저 그 분의 영광인 성령님이 내 안에 들어오시지 않으면 그 분께 돌려드릴 영광도 지니지 못하게 됩니다. 주님을 영광스럽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이미 그 안에 영광을 지닌 사람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당신을 사랑하느냐고 세 번씩이나 물으십니다. 사랑은 바로 성령님의 열매입니다. 베드로는 이미 성령님으로 가득 찬 것이고 첫 번째 교황으로 선출되셨습니다. 이제는 예수님께서 그의 죽음을 예고하시며 그가 어떻게 하느님을 영광스럽게 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어, 베드로가 어떠한 죽음으로 하느님을 영광스럽게 할 것인지 가르치신 것이다.”

베드로는 스승과 같은 모습으로 죽을 수 없어서 거꾸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십니다. 그럼으로써 스승과 하느님 아버지 모두를 영광스럽게 하셨습니다. 주님을 따르는 길은 곧 죽음을 통해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는 길입니다.

 
 
 
 
 
 
  
 
< 너 나를 사랑하느냐 >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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