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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5월23일 야곱의 우물- 요한 20,19-23 /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5-23 조회수373 추천수2 반대(0) 신고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19그날 곧 주간 첫날 저녁이 되자,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두려워 문을 모두 잠가놓고 있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오시어 가운데에 서시며, “평화가 너희와 함께 !” 하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20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당신의 두 손과 옆구리를 그들에게 보여주셨다. 제자들은 주님을 뵙고 기뻐하였다.
 
21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이르셨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22이렇게 이르시고 나서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으며 말씀하셨다. “성령을 받아라. 23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시작 기도
하느님 아빠, 아버지. 우리가 제자로 파견받은 곳에서 ‘성령의 힘’ 으로 살아가게 해주십시오.

독서
예수님께서는 해가 저문 ‘저녁에’, 유다인들이 두려워 문을 잠그고 숨어 있던 제자들에게 나타나 “평화가 너희와 함께 !” 라고 인사합니다. 이 ‘평화’ 는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고요한 상태를 뜻하지 않습니다. 부활하신 분의 첫 인사는 제자들을 위해 빌어주시는 ‘평화의 기도’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힘이, 충만한 은총과 평화가 제자들의 삶을 받쳐준다는 것을 깨닫기를, 현재의 걱정과 두려움만 바라보지 말고 모든 것을 선으로 이끄시는 하느님 아버지의 뜻과 계획에 모든 것을 맡기며 충실히 살아가기를, 그런 삶을 다른 사람들에게 증언하기를 기도합니다.

예수님이 정말 ‘몸’ 으로 부활하셨다는 것을 알고 기뻐하는 제자들을 파견하며, 예수님은 당신 숨을 불어넣으며 “성령을 받아라.” 하고 말씀하십니다. 구약성경에서 하느님은 당신 숨을 불어넣어 인간을 창조하시고 (창세 2, 7), 마른 뼈들을 일어나게 하십니다. (에제 37, 9) 새로운 계약의 성령이 새로운 마음을 주어 말씀에 따라 살 수 있게 하십니다. (에제 36, 25 이하) 이제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당신의 숨’, 성령을 불어넣습니다. 요한의 증언은 지난 주 복음에서 예수님이 승천한 뒤에 제자들에게 성령을 보내주시겠다고 한 약속과 맞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요한이 예수님의 숨을 불어넣는 행위를 통해 제자들이 실제로 성령을 받았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사도행전에서 성령을 받고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힘에 차 있는 사도들의 모습과 달리 바로 다음 장인 요한복음 21장에서 제자들은 아직도 두려움과 의심에 가득 찬 모습을 보이고 있어, 지금 이 순간 제자들이 성령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예수님이 승천하신 후 오순절에 성령이 내렸다는 사도행전의 증언은 이미 초대교회 안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었습니다. (사도 2, 1 – 11) 실제로 다른 사도들과 함께 그때 성령 체험을 한 요한이 사도행전과 달리 자신의 복음서에 지금 이 순간 성령이 내렸다고 하면서 새롭게 자신만의 성령강림절을 창조했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이런 문맥 안에서 보면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행동은 나중에 예수님이 떠나신 후, 성령을 보내줄 것임을 의미하면서 제자들에게 숨을 불어넣은 상징적 행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예수님이 아버지에 의해 파견된 것과 같은 양식으로, 예수님도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제자들을 파견합니다. (21절) 그들은 예수님처럼 “추수할 것이고” (4, 38), 예수님처럼 “많은 열매를 맺을 것이고” (15, 8. 16), 예수님처럼 “증언하게” 될 것입니다. (15, 27) 이 모든 일은 제자들이 오직 나중에 예수님이 승천하신 후 당신 이름으로 보내주실 ‘성령의 힘’ 에 의지하고, 성령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성령을 받아라.” 하고 말씀한 후, 바로 제자들에게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주십니다. (23절) 곧 이어서 나오는 베드로의 이야기는 예수님이 하신 말씀이 어떤 뜻인지 설명합니다. (요한 21, 1 – 23) 티베리아스 호숫가에서 제자들에게 모습을 드러내신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세 차례나 “나를 사랑하느냐 ?” 라고 묻고 “내 양들을 돌보라.” 는 부탁을 되풀이합니다. 이 부탁은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죽음에 이르기까지 힘을 다해 신앙의 힘으로 양들의 영혼을 강하게 하라는 명령이기도 합니다. (21, 15 – 17) 베드로는 교회를 지도하라는 특권을 받은 것이 아니라 양들을 먹이고 돌봄으로써 그들의 신앙을 확고하게 하도록 부름 받은 것이지요.
베드로는 양들에게 힘을 주라는 스승의 부르심에 충실하여, 결국 스승과 마찬가지로 십자가 위에서 순교함으로써 “하느님을 영광스럽게 할 것” 입니다. (21, 19) 요한의 문맥에 비추어 볼 때,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주신 것은 본질적으로 예수님이 떠나신 후 성령의 힘을 받아 선포하게 될 ‘복음’ 과 관련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사도들은 영원한 생명을 주는 분이신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에게 죄의 용서를 선포하기 때문입니다. (루카 24, 47)

성찰
그리스도 안에서 세례를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된 사람은 세례 받는 순간에 성령 체험 안으로 들어섭니다. 성령은 “우리 안에 있는 그리스도의 현존” 이기 때문입니다. (갈라 2, 20 참조) 바오로는 제2독서에서 성령이 개인에게 따로 특별한 은사를 주시는 것은 그 은사로 교회 공동체를 건설하기 위해서라고 가르칩니다. (1코린 12, 3ㄴ – 7. 12 – 13)

기도
당신의 숨을 내보내시면 그들은 창조되고 당신께서는 땅의 얼굴을 새롭게 하십니다. (시편 104, 30)
임숙희(로마 그레고리안대학교 성서영성 신학박사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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