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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슬퍼지는 이유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5-23 조회수802 추천수16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연중 8주간 월요일 - 슬퍼지는 이유

 



 

오늘 부자청년은 가진 재산을 다 팔고 당신을 따르라는 그리스도의 말씀 때문에 슬퍼져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물론 그는 십계명을 철저히 지켜왔음으로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지 않더라도 영혼은 구원을 받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어느 정도 잘 하는 것 가지고는 만족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누워 있으면 앉기를 원하시고 앉아있으면 일으켜 세우시고, 또 일어서 있으면 걷게 하시고 걸으면 뛰게 하십니다. 그래서 가진 재산을 다 팔고 당신을 따르라고 하신 것입니다. 그것이 완전함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정말 돈 많은 사람들이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보다 하늘나라에 들어가기가 어렵다면 제자들 말처럼 구원받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무엇에 집착하는 만큼 슬퍼진다는 것입니다. 잘 사는 만큼 사람이 기쁠 수 있다면 온 힘을 다해 돈을 벌어야겠지만 실상 우리보다 훨씬 가난한 사람들의 행복지수가 더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조선시대 숙종 임금이 어느 날 야행을 나갔다가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동네를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다 쓰러져 가는 집들을 보며 혀를 차고 있는데 어느 움막에서 웃음소리가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것이었습니다.

기와집이 즐비한 동네에서는 듣지 못했던 웃음소리에 숙종은 어리둥절했습니다. 숙종은 그 까닭을 알아보기 위해 움막으로 들어가 주인에게 물 한 사발을 청했습니다. 그 사이 문틈으로 방안을 살펴보니 수염이 허연 할아버지는 새끼를 꼬고 올망졸망한 아이들은 짚을 고르고 있었습니다. 또 할머니는 옷을 밟고 부인은 옷을 깁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모두들 어찌나 얼굴이 밝고 맑은지 도무지 근심이라곤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숙종이 주인에게 물었습니다.

"형편이 어려워 보이는데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소? 밖에서 들으니 이 집에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더이다."

주인이 대답합니다.

"빚 갚으며 저축하면서 부자로 삽니다. 그래서 웃음이 절로 나는가 봅니다."

궁궐로 돌아 온 숙종은 금방 쓰러질 듯 한 움막에 살면서 빚도 갚고 저축도 한다는 말이 의아해서 몰래 사람을 시켜 알아보게 하였습니다. 하지만 조사 결과 그 집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숙종은 다시 그 집을 찾아가 주인에게 예전에 했던 말의 뜻을 물었습니다.

"부모님을 봉양하는 것이 곧 빚을 갚는 것이고, 제가 늙어서 의지할 아이들을 키우니 이게 바로 저축 아니오? 어떻게 이보다 더 부자일수 있겠습니까?"

 

사실 나의 처지보다 더 안 좋은 사람이 세상에 훨씬 많이 있을 것입니다. 마음에서 돈을 버리지 못하기에 슬픈 것이지 현실 때문에 슬픈 것이 아닙니다. 가난해도 부자일 수 있고 부자여도 가난할 수 있습니다.

내가 버리지 못하는 것 때문에 슬퍼지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애정을 버리지 못해서 슬프고, 어떤 사람은 가족을, 어떤 사람은 돈을, 어떤 사람은 명예와 자존심 때문에 슬퍼합니다. 세상 어떤 것이든 그것에 집착하게 되면 그것 때문에 오늘의 부자청년처럼 결국은 울상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하느님 아버지는 아들까지도 버리십니다.

“아버지 왜 나를 버리셨나이까?”

예수님은 어머니까지도 버립니다.

“누가 내 어머니이며 내 형제이냐?”

사랑의 완성은 사랑까지도 버릴 수 있는 경지입니다. 그래야 그 안에 수많은 사람들이 들어와서 더 큰 사랑을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만 바라본다면 다른 사람들이 눈에 안 들어오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을 따르려거든 부모도, 형제도, 친구도 또한 자기 자신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십니다. 결국 예수님도 아버지와 모든 사람들에게 버림을 당하지만 그것 때문에 부활하고 사랑받게 되는 신비가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핵심입니다.

 

어떤 신부님께서 한 달이 넘게 도보성지 순례를 다녀오시고 나서 느낀 점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날이 갈수록 등짐이 점점 줄어든다는 것이었습니다. 계속 걸어야 하니 처음에 필요할 것 같아서 챙겨 넣었던 것은 다 버리게 되고 정말 꼭 필요한 것만 남게 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길은 끊임없는 여정입니다. 가지고 있는 것이 많으면 그만큼 무거워 주님을 따르기 힘들고 그래서 그만큼 우울해 집니다. 그것이 나의 명예, 지식, 애정이 될 수도 있습니다.

버리고 그리스도를 따르면 이 세상에서 백배로 다시 얻게 되고 영원한 생명까지 얻게 된다는 주님의 약속을 믿읍시다. 이 세상에서는 기쁨과 자유로움, 천국에서는 영원한 양심의 평화를 누리게 될 것입니다.

 
 
 
 

<아버지 뜻대로>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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