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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0-05-24 조회수821 추천수17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0년 5월 24일 연중 제8주간 월요일
 
 
 
You are lacking in one thing.
Go, sell what you have, and give to the poor
and you will have treasure in heaven; then come, follow me.
(Mk.10.21)  
 
 
제1독서 1베드로 1,3-9
복음 마르코 10,17-27
 
옛날 사진들을 정리하다가 예전의 제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왜 이렇게도 촌스러운지 모르겠습니다. 커다란 잠자리 안경, 도무지 정리되지 않은 머리카락, 입고 있는 옷이나 구두 역시 너무나도 어색합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그 모습이 가장 멋지다고 생각했었고, 그래서 그러한 모습을 하고서 사진을 찍었던 것이지요.

불과 10년 전의 모습인데 이렇게 평가가 달라지는 것을 보면서, 지금 괜찮다고 하는 내 모습 역시 앞으로 10년 뒤에는 “내가 왜 이렇게 옷을 입었을까? 내가 왜 이런 머리카락을 하고 있을까?”라면서 어색해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 결국 아무것도 아님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사실 세상의 것을 쫓아가는 것은 나를 나답지 못하게 만듭니다. 물론 내가 선택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오히려 이 세상의 것들에 의해서 내 자신이 재단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현대를 살아가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며 대중매체는 우리에게 제시하지요. 어떤 모습을 해야 할 지, 어떤 생각을 해야 할 지, 어떤 옷을 입을지, 그리고 어떤 일을 해야 할 지를 세상의 것들이 내게 제시하면서 나를 재단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나의 고유함은 점점 사라집니다. 다른 사람과 비슷한 ‘나’만 있을 뿐, 주님 앞에 고유한 ‘나’를 찾기란 더욱 더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쉽게 변하는 것들에 흔들리지 않고 올바른 모습으로 존재하는 ‘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세상 것이 아닌 주님을 선택하는 커다란 용기가 필요한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르겠다는 부자 청년을 향해 이렇게 말합니다.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바로 세상 것을 버리고 주님을 선택하라는 말씀인 것입니다. 이는 우리에게도 똑같이 해당되는 말씀이 아닐까 싶습니다. 세상의 흐름에 젖어가면서 세상과 타협하며 살아가는 우리들. 그러나 그 상태에서는 주님을 제대로 따를 수 없게 됩니다.

이러한 비유를 여러분에게 제시해 봅니다.

세상이라는 거친 바다를 헤쳐 나가야 하는 사람들이 그 출발점에서 항해에 필요한 여러 가지 짐들을 옮겨 싣습니다. 그 짐에는 ‘사랑, 성공, 출세, 신앙’ 등 이런 저런 이름표가 붙어있지요. 하지만 인생이라는 바다는 워낙 거칠고 험하기 때문에 그 모든 짐들을 싣고 가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짐을 하나씩 던져 버리면서 목적지인 하느님 나라를 향해 갑니다. 이제 하느님 나라에 도착했을 때 과연 어떤 짐이 남겨 있어야 하느님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까요?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것을 꾹 움켜쥐고서는 하느님 나라에 입항할 수 없습니다. 사랑, 신앙 등의 하느님 뜻에 부합한 것들을 가지고서만 그 나라에 입항할 수 있음을 기억하며, 주님을 뒤로 하고 슬퍼하며 떠나는 부자청년의 모습이 내가 되지 않기를 다시금 다짐해야겠습니다.




당신 깊숙이 존재하는 열정이 바로 당신입니다(브리하다라냐카 우파니샤드).




물고기를 받지 않은 까닭(‘좋은생각’ 중에서)

공의휴가 노나라 재상에 오른 뒤 일이다. 그가 물고기를 즐겨 먹는다는 말을 듣고 벼슬아치 하나가 물고기 한 궤짝을 들고 찾아왔다.

“물고기를 좋아하신다는 말을 듣고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공의휴는 받지 않았다. 그 뒤에도 백성들이 앞다투어 물고기를 선물했으나 그는 모두 돌려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곁에 있던 사람이 물었다.

“왜 물고기를 받지 않습니까?”

“내가 물고기를 즐겨 먹기 때문이라네.”

“그래서 물고기를 가져온 것 아닙니까?”

“누가 준 물고기를 받는다면 그와 사사로운 정에 얽매일 것이고, 그리 되면 법을 어기기 쉽다네. 그러다 파직하면 봉록이 없어 물고기를 사 먹지 못할 것 아닌가. 그러나 물고기를 받지 않는다면 사사로운 정 때문에 법을 어기는 일도 없고, 관직에 머물며 물고기를 먹고 싶을 때마다 능히 살 수 있다네. 천하의 보물인 화씨지벽이라도 흠이 있으면 제값을 받을 수 없거늘, 하물며 백성을 보살피는 자가 흠이 있다면 그 해가 누구에게 돌아가겠는가?”
 
 
 
 

Millennium Romance - Claude Ch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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