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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족한 것 하나" - 5.24,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5-24 조회수361 추천수3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5.24 연중 제8주간 월요일

1베드1,3-9 마르10,17-27

 

 

 

 

 

"부족한 것 하나"

 

 

 

하느님이냐 돈이냐? 존재냐 소유냐?

 

하느님이, 존재가 이상이라면 돈은, 소유는 현실입니다.

하느님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돈은 확실히 눈에 보입니다.

하느님 없이는 살 수 있어도 돈 없이는 살 수 없는 세상처럼 보입니다.

돈만 있으면 모두가 가능한 금전만능주의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돈 앞에 속절없이 무너지는 인간관계에,

물보다 진한 게 피고

피보다 진한 게 돈이고

돈보다 진한 게 하느님 믿음이라는 고백도 하게 됩니다.

언젠가 젊은 수도형제들의 대화를 재미있게 들은 적이 있습니다.

 

“만약 수십억짜리 롯도 복권이 당첨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

는 가정의 이야기였습니다.

가정이니 그렇지 실제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하느님이냐 돈이냐의 갈림길에서

성소에 심각한 갈등이 초래될 것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하느님이냐 재물이냐의 갈림길에 있기로는

오늘 복음의 부자 청년도 그러합니다.

아마 이 부자 청년은 어려서부터 재산 하나 축내지 않고

살인, 간음, 도둑질, 거짓 증언을 하지 않고,

부모를 공경하며 착실히 살아 온 모범 신자임이 분명합니다.

그렇게 잘 살아 온 삶인 데도

내적 공허는 여전하여 영원한 생명의 처방을 받고자 주님을 찾았습니다.

부자 청년의 심중을 꿰뚫어 보신 천하 명의(名醫) 주님은

단도직입적 처방을 내놓습니다.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이런 처방에 선선히 응답할 신자들 몇이나 될까요.

많은 재산으로 슬퍼하며 떠난 부자 청년은

바로 우리 보통 신자들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부자 청년의 그 좋다는 믿음이,

하느님이 액세서리로 폭로되는 순간입니다.

나무는 보고 숲은 보지 못한 사람처럼

계명들은 잘 지켰지만 하느님은 까맣게 잊고 지낸 청년 같습니다.

그러니 실상 부족한 것 하나는 가장 중요한 전부임을 깨닫게 됩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 무욕의 정신으로 주님을 따라야

영원한 생명의 구원이기 때문입니다.

부자 청년이 떠난 다음 주님의 말씀 또한 의미심장합니다.

 

“재물을 많이 가진 자들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얘들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 나가는 것이 더 쉽다.”

 

크게 놀란 제자들의 ‘그러면 누가 구원을 받을 수 있는가?’

반응에 예수님의 참 고마운 답변입니다.

 

주님은 부자에게도 회개를 통한 구원의 가능성을 열어놓으십니다.

 

“사람에게는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그렇지 않다.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부자라고 다 탐욕스럽고 교만하고 인색한 것은 아닙니다.

하느님의 은총으로 회개하여 하느님의 관리인으로 재물의 주인이 되어

겸손하고 지혜롭게, 너그럽게 베풀어가며

무욕의 삶 중에 주님을 따르는 이들도 간혹 있지 않습니까?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합니다.

하느님의 은총으로

이렇게 변한 마음 가난한 부자들 역시 영원한 생명의 구원입니다.

 

하느님의 은총으로 깨달아 마음 가난해진 부자들은

베드로의 다음 말씀에 그대로 공감할 것입니다.

 

“하느님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로 우리에게 생생한 희망을 주셨고,

  또한 썩지 않고 더러워지지 않고 시들지도 않는

  상속 재산을 얻게 하셨습니다.

  이 상속 재산은 우리를 위해 하늘에 보존되어 있습니다.”

 

이런 깨달음의 사람들이 진정 영적부자들입니다.

하느님의 은총으로 변화되어 이런 영적 진리를 깨달을 때

비로소 소유로부터의 자유입니다.

그리스도만을 따를 때 역시 다음과 같은 깨달음이요,

이런 깨달음이 내적 자유와 평화를 줍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를 본 일이 없지만 그분을 사랑합니다.

  여러분은 지금 그분을 보지 못하면서도 그분을 믿기에,

  이루 말할 수 없는 영광스러운 기쁨 속에서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부자이면서도 이런 깨달음으로

소유로부터 자유로워질 때 영원한 생명의 구원입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은 우리 모두에게 충만한 은총을 주시어

무소유의 정신으로 당신만을 따라 살도록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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