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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받아들이는 삶" - 5.26,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5-26 조회수405 추천수6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5.26 연중 제8주간 수요일

베드1,18-25 마르10,32-45

 

 

 

 

 

"받아들이는 삶"

 

 

 

언젠가 아빠스님을 만났을 때

평범하나 잊혀 지지 않는 아빠스님의 말씀입니다.

 

노환으로 누워계신 어느 원로신부님에 대한 말씀 중 한 대목입니다.

 

“신부님은 하실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저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 뿐입니다.

  나이 들어 갈수록 외롭고 서운함도 많을 것입니다만

  받아들일 수뿐 없는 현실입니다.”

 

힘들어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내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요,

이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이게 바로 순종이요 겸손이요 가난이요 믿음입니다. 

내 중심에서 하느님 중심으로의 방향 전환을 의미합니다.

하느님 역시 우리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시고 받아들여주십니다.

하여 내 자신이나 이웃, 공동체가 못마땅할 때

즉시 마음을 바꾸어 ‘그게 현실이지’

또는 ‘그럴 수 있지’ 하며 받아들이려 노력하게 됩니다.

 

“주님은 너그러우시고 자비로우시다.”

 

‘있는 그대로’의 우리 모두를 받아들여주시는

대자대비하신 주님이십니다.

너그러우시고 자비하신 주님을 닮아 갈수록

우리 자신도 너그럽고 자비로워져

내 자신은 물론 이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바꿔져야할 사람은 남이 아니라 바로 나입니다.

이렇게 끊임없이 내적으로 넓어지고 깊어져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을 함양시키는 것이

영성생활의 궁극목표이자 평생과제입니다.

 

과연 어떻게 하면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을까요?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을 찬미하는 삶입니다.

 

이래서 수도공동생활을 하는 수도자들은

성무일도와 미사를 통해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께 끊임없이 감사와 찬미를 드립니다.

이렇게 끊임없이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께 바치는 찬미와 감사가

우리의 회개를 촉발시키고 우리 내면을 넓고 깊게 해줍니다.

다음 아침성무일도 시편은 얼마나 고무적인지요.

 

“내 영혼아 하느님 찬양하라. 당신의 온갖 은혜 하나도 잊지 마라.

  죽음에서 네 생명 구하여 주시고, 은총과 자비로 관을 씌워 주시는 분,

  한 평생을 복으로 채워주시니 네 청춘 독수리마냥 새로워지도다.

  주님을 찬양하라 내 영혼아 한 평생 주님을 찬양하라.

  이 생명 다하도록 내 하느님 기리리라.”

 

마음을 넓히고 깊이 하는 데

끊임없이 바치는 찬미와 감사 기도보다 더 좋은 것은 없습니다.

우리는 헛된 생활 방식에서 해방되었는데

그것은 은이니 금처럼 없어질 물건으로 된 것이 아니라

흠 없고 티 없는 어린양 같으신 그리스도의 고귀한 피로 그리된 것이며,

바로 이 그리스도와 함께 바치는 하느님 찬미와 감사가

우리를 참으로 자유롭게 합니다.

사실 우리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을 믿게 되었고,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를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시고 영광을 주시어,

우리의 믿음과 희망이 하느님을 향하게 해 주셨습니다.

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께 바치는 찬미와 감사가

하느님 향한 우리의 믿음과 희망, 사랑을 더욱 북돋아 주며

우리의 내면을 끊임없이 넓고 깊게 변화시켜줍니다.

 

 

 

하느님의 말씀 공부와 실천에 전념하는 삶입니다.

 

말씀은 살아있고 힘이 있습니다.

끊임없는 말씀공부와 묵상, 실천이

우리를 내적으로 깊고 넓게 변화시켜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받아들이게 합니다.

순전히 하느님 말씀의 은총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진리입니다.

진리의 말씀이 우리 영혼을 깨끗이 합니다.

사도 베드로의 말씀처럼 우리는 진리의 말씀에 순종함으로써

영혼이 깨끗해져 진실한 형제애를 실천하게 되었으니,

깨끗한 마음으로 서로 한결같이 사랑해야 합니다.

우리는 썩어 없어지지 않는 씨앗,

곧 살아계시며 영원히 머물러 계시는

하느님의 말씀을 통하여 새로 태어났습니다.

참 은혜로운 말씀입니다.

매일의 미사 중 우리는 주님의 말씀과 성체를 통해

넓고 깊은 마음의 사람으로 새로 태어납니다.

모든 인간은 풀과 같고 그 모든 영광은 풀꽃과 같습니다.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지지만,

주님의 말씀은 영원히 머물러 계십니다.

바로 이 말씀이 매일 미사를 통해 우리에게 전해진 복음입니다.

사막 세상에 말씀이신 그리스도와 하나 되어 살아갈 때

비로소 인생허무에서 벗어나 충만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하느님 말씀의 은총으로

깊고 넓어 진 마음 안에 가득 한 하느님 향한 사랑, 믿음, 희망입니다.

 

 

 

섬김의 삶에 전념하는 삶입니다.

 

베네딕도 수도공동체를 ‘주님을 섬기는 학원’이라 정의합니다.

비단 베네딕도 수도공동체뿐 아니라

믿는 모든 이들의 공동체 역시 주님을 섬기는 학원입니다.

전례기도로 직접 주님을 섬기고

또 형제들을 섬김으로 주님을 섬기는 공동체 성원들입니다.

우리 믿는 이들에게 영성이 있다면 섬김과 종의 영성 하나뿐이며,

직무가 있다면 섬김의 직무 하나만 있을 뿐입니다.

섬김의 겸손, 섬김의 사랑입니다.

주님과 이웃을 섬기는 일에 항구할 때

우리의 내면 역시 넓어지고 깊어져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받아들이는데 용이해집니다.

주님 역시 친히 섬김의 모범을 보여주셨고

결코 군림하고 지배하는 위치에 서지 말라고

우리 모두에게 간곡히 당부하시며

섬김과 종의 영성에 충실할 것을 명령하십니다.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또한,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사실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

 

마침내 목숨까지 바침으로 섬김과 종의 영성을 완성하신,

섬김의 모범이신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진정한 영적성장의 표지는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입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을 찬미할 때,

말씀 공부와 실천에 전념할 때,

섬김의 삶에 전념할 때

우리의 내면은 넓어지고 깊어져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 말씀과 성체로 우리를 새로 낳으시어

섬김의 삶에 항구할 수 있도록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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