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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시기의 의미
작성자김용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5-27 조회수444 추천수16 반대(0) 신고
그때에 예수님께서 길을 떠나시는데, 어떤 사람이 달려와 그분 앞에 무릎을 꿇고, “선하신 스승님, 제가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어찌하여 나를 선하다고 하느냐? 하느님 한 분 외에는 아무도 선하지 않다. 너는 계명들을 알고 있지 않느냐? ‘살인해서는 안 된다. 간음해서는 안 된다. 도둑질해서는 안 된다. 거짓 증언을 해서는 안 된다. 횡령해서는 안 된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여라.’”
그가 예수님께 “스승님, 그런 것들은 제가 어려서부터 다 지켜 왔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
예수님께서는 그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시며 이르셨다.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그러나 그는 이 말씀 때문에 울상이 되어 슬퍼하며 떠나갔다. 그가 많은 재물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
예수님께서 주위를 둘러보시며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재물을 많이 가진 자들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제자들은 그분의 말씀에 놀랐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거듭 말씀하셨다. “얘들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

그러자 제자들이 더욱 놀라서, “그러면 누가 구원받을 수 있는가?” 하고 서로 말하였다
.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바라보며 이르셨다. “사람에게는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그렇지 않다.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마르코 10:17-27)

교회력(敎會曆)에 있어 성탄 시기 다음에서부터 즉 주의 공현 후 주일부터 사순 시기 전까지와 성령강림 후 월요일부터 재림시기 전까지의 때를 말한다(1월 초순2월 중순, 5월 말경11월 말경). 33주간 혹은 34주간 계속되는 이 기간 동안은 그리스도 신비의 특수한 면을 축하하지 않고 오직 그리스도의 신비 전체를 축하한다. 특히 연중 주일에 그렇게 한다. 연중시기(年中時期)의 전례 색은 생명의 희열과 희망을 나타내는 녹색으로 사제는 녹색의 제의(祭衣)를 입는다.이는 ‘단조롭고 지루한 시기’가 아니라 ‘정상적인, 잘 정리 정돈된 시기(ordered time)’를 말한다.
쾌락에 빠져 혼란스러운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깨어 있는 삶을 사는 시기’이다.
내 안에 있는 악령을 모두 버리고 새로운 삶을 사는 시기이다.
모든 것이 특별하면 아무것도 특별할 수가 없다.
매일이 축제이면 축제가 아무 의미가 없어진다.
 
미국의 시인이자 작가인 팻 쉬나이더(Pat Scneider)는
<평범한 것들의 참을성(The Patience of Ordinary Things)>이라는 제목의 시에서 다음과 같이 노래하고 있다.
 
컵이 아무 말없이 차(茶)를 담고 있고,
의자가 네모진 채로 그리고 아무 말 없이 꿋꿋이 서 있고,
마루가 아무 말없이 신발이나 발가락을 받아 들이는 것은
일종의 사랑이 아닌가요?
발바닥이 어떻게 자기가 갈 곳을 알까요?
옷들이 옷장 안에서 공손하게 기다릴 줄 알고
비누가 접시 위에서 재빨리 마를 줄 알고
수건이 수분을 빨아 들이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평범한 것들의 참을성에 대하여 생각해왔습니다.
그리고 어여쁜 계단들이 규칙적으로 되어 있는 것은
창문보다 더 관대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한 부자(마태오 복음에서는 한 젊은이)가 예수님께로 달려 와 예수님 앞에 무릎을 꿇고 “제가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하고 물었다. 그는 열심히 살았지만 말씀에 따라 살지는 않았다. 성 힐라리오 주교학자(St. Hilary of Poitiers, 315-367)가 이 부자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 젊은이는 율법을 잘 준수했기 때문에 거드름을 부렸습니다.
그는 율법을 철저하게 지키신 분은 그리스도밖에 계시지 않는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그는 자신이 맡은 일만 하면 다 되는 줄 알았습니다.”
예레니모(Jerome) 성인도 “모든 계명을 다 지켰다고 말한 그는 일찌감치 부(富)의 힘 앞에 항복했습니다.”하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불 병거를 타고 하늘로 올라갈 때 겉옷을 떨어트린 엘리야(Elijah)와 비교하는 것 같았다. 불 병거 안에서 겉옷이 필요할 리가 없다. 모든 것을 버려야 한다. 아우구스티노 성인도 “그 젊은이가 모든 계명을 다 지켰다고 답할 때에는 진리를 깨닫기보다는 자만심을 갖고 답했습니다.”하고 말했다. 그래도 예수님께서 그 젊은이를 어여삐 여겨 사랑으로 젊은이가 지키기 힘든 것을 당부하시자 젊은이는 말없이 떠나갔다. 그러나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주님께서 바라시는 것을 아무 말 없이 모두 행하였다. 엘리야도 말 없이 하느님께서 하신 말씀에 묵묵히 따랐다.
 
인생에는 필히 여러 고비가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우리들이 고비를 맞아 참는 것보다 주님께서는 더 잘 참으신다.
이제 성령강림 대축일이 끝나고 다시 평상시와 같은 일상 생활(ordinary time)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일상 생활을 ‘과거와 다를 바 없는 그렇고 그런 생활’로 생각하면서 무언가가 잘못되어 있었고 만족스럽지 못하였고 무미건조한 삶을 살았던 것을 떠 올린다. 역사를 보면 평상시에 전쟁이 일어나고 사건이 발생하고 신종 플루가 생겼다.
과거와 다를 바 없는 그렇고 그런 날’에 역사가 이루어졌던 것이다.
그러나 연중시기는 새롭게 시작하는 시기이다.주님 안에서 정상적으로 사는 시기이다.
깨어 있으면서 새로운 삶을 사는 시기이다.
주님께서 분명히 말씀하셨다.
“예전의 일들을 기억하지 말고 옛날의 일들을 생각하지 마라. 보라, 내가 새 일을 하려 한다. 이미 드러나고 있는데 너희는 그것을 알지 못하느냐?
정녕 나는 광야에 길을 내고 사막에 강을 내리라.”(이사야 43:18-19)
하느님은 창조주시고 항상 새로운 것을 만들고 계신다.
“당신의 숨을 내보내시면 그들은 창조되고 땅의 얼굴을 새롭게 하신다.”(시편 104:30)
 
이제 묵묵히 믿음의 길을 가면서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누누이 말씀하셨다. “보라, 내가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든다.”(묵시록 21:5)  “그래서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그는 새로운 피조물입니다. 옛 것은 지나갔습니다. 보십시오, 새것이 되었습니다.”(2코린 5:17).
“사실 할례를 받았느냐 받지 않았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새 창조만이 중요할 따름입니다.”(갈라티아 6:15)
 
이제 “아버지, 저는 곧 지난날의 생활 방식에 젖어 사람을 속이는 욕망으로 멸망해 가는 옛 인간을 벗어 버리고, 저희의 영과 마음이 새로워져, 진리의 의로움과 거룩함 속에서 하느님의 모습에 따라 창조된 새 인간을 입도록 하겠습니다.”하고 기도하면서 살자.
(에페소 4: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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