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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시(詩)같은 인생" - 5.27,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5-27 조회수386 추천수2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5.27 연중 제8주간 목요일

1베드2,2-5.9-12 마르10,48ㄴ-52

 

 

 

 

 

 

"시(詩)같은 인생"

 

 

 

아름다운 신록의 5월의 자연은 그대로 하느님의 시입니다.

 

성모성월 5월의 주인공인 성모 마리아님 역시 하느님의 시입니다.

복음의 주인공 바르티매오의 인생 역시 하느님의 시입니다.

그 삶이 아름다울 때 그 삶은 그대로 시입니다.

무엇보다 하느님의 가장 아름다운 시는 이 거룩한 미사입니다.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잘 아시는

시편 한 구절과 코헬렛 1장1절 말씀입니다.

 

“인생은 기껏해야 칠십년, 근력이 좋아서야 팔십년,

  그나마 거의가 고생과 슬픔에 젖은 것,

  날아가듯 덧없이 사라지고 마나이다.”(시편90,10).

 

“헛되고 헛되다. 세상만사 헛되다.”(코헬1,1ㄴ).

 

과연 살아 온 그 많은 날들 중,

진정 행복하고 아름다웠던,

진짜 살았던 날들은,

감사와 찬미 가득했던 날들은 얼마나 될까요?

근심, 걱정, 불안, 두려움, 욕심, 미움, 분노, 상처, 슬픔 등

부정적인 일들의 날들을 다 빼버리고 났을 때

남는 행복했던 날들은 얼마나 될까요?

 

얼마나 많이 살았는가가 아닌 어떻게 살았느냐가 중요합니다.

‘아침에 도를 깨달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 라는 공자의 말씀처럼

아침에 하느님을 뵈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고백도 있을 수 있습니다.

살 줄 몰라 불행이지 살 줄 알면 행복입니다.

행복은 선택입니다.

기다려서 오는 행복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선택하여 살아야 하는 행복이요 아름다운 인생입니다.

 

보는 눈에 따라 행복도 될 수 있고 불행도 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은총으로 활짝 열린 눈에는

매사 새롭고 놀라움 가득한 현실입니다.

우리가 매일 바치는 시편 기도들,

하느님 은총으로 활짝 열린 마음의 눈으로 본 현실입니다.

참되고 좋으시고 아름다운 주님을 보고 느꼈을 때

찬미와 감사의 시편들입니다.

하여 하느님의 시인들이 될 수뿐이 없는 우리 수도승들입니다.

천상병 시인의 귀천이란 아름다운 시가 생각납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총으로 활짝 열린 마음의 눈엔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인생입니다.

워드워즈의 ‘무지개’라는 시도 생각납니다.

 

“하늘의 무지개를 바라보면

  나의 마음은 뛰노라.

  내 철없던 어린 시절에도 그러했고

  어른이 된 지금도 그러하며

  늙어서도 그러하리.

  그렇지 않으면 차라리 죽으리라!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

  나의 생애가 자연에 대한 경건한 마음으로

  하루하루 이어지길 바라노라”

 

자연을 통해 늘 하느님을 새롭게 만난 시인입니다.

활짝 열린 마음의 눈에는 언제 어디나

‘새로움’과 ‘놀라움’ 가득한 현실이요,

바로 지금 여기가 하늘나라입니다.

우리는 매일

‘주여 제 입술을 열어주소서. 제 입이 당신 찬미를 전하오리다.’의

초대 송 후렴 기도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우리 마음의 눈이 열려 하느님을 뵐 때,

마음의 귀가 열려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때,

입술은 저절로 열려 하느님을 찬미하게 됩니다.

하여 사도 베드로의 말씀대로

갓난아이처럼 영적이고 순수한 것을, 주님의 말씀을 갈망해야 합니다.

그러면 그것으로 자라나 구원을 얻을 것입니다.

주님께서 얼마나 인자하신지 우리는 이미 맛보았습니다.

주님을 갈망할 때

마침내 우리 마음의 눈도, 마음의 귀도 열려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체험합니다.

 

“여러분도 살아있는 돌로서 영적 집을 짓는 데에 쓰이도록 하십시오.

  그리하여 하느님 마음에 드는 영적 제물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바치는 거룩한 사제단이 되십시오.”

 

말씀대로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께 영적제물을 바치는 거룩한 사제단으로서의 우리의 신원입니다.

다음 베드로의 말씀 역시

우리 마음의 눈이 열렸을 때 분명히 깨닫게 되는 고귀한 신원입니다.

 

“여러분은 선택된 겨레이고

  임금의 사제단이며 거룩한 민족이고 그분의 소유가 된 백성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여러분을 어둠에서 불러내어

  당신의 놀라운 빛 속으로 이끌어 주신 분의 위업을 선포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의 ‘갈망의 사람’ 바르티매오의 선택이 참으로 적절합니다.

 

“다윗의 자손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주님을 만났을 때, 즉각적인 바르티매오의 본능적 간청입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갈망하느냐?”

 

우리 모두에 대한 물음일 수 있습니다.

과연 무엇이라 대답하겠습니까?

 

“스승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진리를 찾는 모든 구도자들의 공통적 소원일 것입니다.

눈이 있어도 무지와 교만, 탐욕으로 눈이 가려 있는 그대로의 실재를,

주님을 보지 못하는 눈 뜬 맹인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하여 영혼을 거슬러 싸움을 벌이는 육적인 욕망들을 멀리하라는

베드로의 충고입니다.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다시 보게 된 바르티매오는 즉시 예수님을 따라 길을 나섭니다.

참 아름다운 장면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마음의 눈을 열어 주시어

오늘도 주님을 따라 시(詩)같은 아름다운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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