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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5월29일 야곱의 우물- 마르 11,27-33 묵상/ 사랑과 자비의 방패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5-29 조회수330 추천수4 반대(0) 신고
사랑과 자비의 방패

그 무렵 예수님과 제자들은 27다시 예루살렘으로 갔다. 예수님께서 성전 뜰을 거닐고 계실 때, 수석 사제들과 율법학자들과 원로들이 와서, 28예수님께 말하였다.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 ? 또 누가 당신에게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주었소 ?” 29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에게 한 가지 물을 터이니 대답해 보아라. 그러면 내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 너희에게 말해 주겠다.
 
30요한의 세례가 하늘에서 온 것이냐, 아니면 사람에게서 온 것이냐 ? 대답해 보아라.” 31그들은 저희끼리 의논하였다. “‘하늘에서 왔다.’ 하면, ‘어찌하여 그를 믿지 않았느냐 ?’ 하고 말할 터이니, 32‘사람에게서 왔다.’ 할까 ?” 그러나 군중이 모두 요한을 참예언자로 여기고 있었기 때문에 군중을 두려워하여, 33예수님께 “모르겠소.”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나도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 너희에게 말하지 않겠다.”
 
 
 
 
◆나는 흔히 우리 사회에서 말하는 ‘끈 없는’ 계층에 속하기 때문에 권한이란 것을 가져본 적이 없다. 집안에 힘깨나 쓰는 인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아는 사람들 중에 내게 도움을 줄 만한 권한을 가진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닌 그 흔한 고향 지인조차도 없다. 초등학교를 5번, 중학교를 2번 전학 다녔고 고등학교 시절 집안은 절대 빈곤 상황에 처해 있었으며 졸업 후에는 일찌감치 로마로 떠나 20여년을 살았고, 귀국한 후에는 내게 보호자가 되어줄 만한 사람을 모두 잃었다. 그러다 보니 나와 권한은 늘 멀리 있었지만, 사람들이 휘두르는 권한의 칼을 맞아 보기는 했다.

오늘 복음에는 두 부류의 사람들이 권한을 가지고 논쟁을 벌인다. 예수님의 권한을 두고 수석 사제들과 율법학자들 그리고 원로들이 시비를 거는 것이다. 권한은 잘 쓰면 유용한 수단이 되지만 잘못 쓰면 무기가 된다. 복음서 여러 곳에서 우리는 수석 사제들과 율법학자와 원로들이 폭력적인 권한을 휘두르고, 그 반대편에서 예수님이 자비와 사랑의 방패로 그것을 막아내는 것을 본다.

우리가 흔히 하는 ‘네가 뭔데 나더러 이래라저래라 하느냐 ?’ 는 말은 곧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내게 명령하느냐?’ 는 말이기도 하다. 이때 ‘네가 뭔데’ 라는 말은 ‘당신이 무엇인데’ ‘당신이 누구인데’ 라는 정체성을 묻는 것과 같으며, ‘무슨 권한’ 과도 같은 선상에 있게 된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자신을 소개하거나 다른 사람을 소개할 때 유독 사회적 신분을 강조하는 사람을 보게 된다. OO 회장, OO 사장, OO 사 (士)와 같은 신분을 강조하며 소개하는 이면에는 그만큼 힘 (권한)이 있음을 강조하기 위함이 아닐까 ?

나는 개인적으로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자기 이름을 말하고, 상황에 따라 솔직한 자기 본연의 모습에 대해 말하기보다 신분을 거창하게 말하는 사람을 싫어한다. 약자에게 권한의 칼을 휘두르는 대부분의 사람이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자신의 신분을 강조하고 그것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을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은 때로 치졸한 방법까지 동원해 사람들이 자기를 알아주기를 바라고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는 가장 힘없는 사람에게 그 얄팍한 권한의 칼을 휘두른다.
그러나 복음적 권한은 어떤 상황에서도 사랑과 자비의 방패가 되어 약자를 보호하는 수단이어야 한다. 그런 뜻에서 율법학자들의 시비에 맞서는 예수님께 파이팅 !
김혜경(서강대학교 신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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