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으로 보이나요 " 꽃이 숨네요. 키 작아 거북목 늘려요 바람도 산 담긴 강물에 속아 발 풀어 달라 놓아 달라 애원인지요. 한눈팔다 물 밖으로 뛰어나온 여럿이 은비늘 털면서 파닥파닥 나의 가슴으로 옮겨왔어요 그대 꽃을 보고도 고운 향기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면 마음을 베었거나 나를 흘린 빈 주머니였을 거예요 꽃은 날마다 화장을 고치고 색을 바꾸며 그 자리에서 피고 지는데 조급하면 보이지도 않아요. 숨어도 고운 꽃 그대 닮았는지 빛깔고운 이름으로 겹겹이 피네요. / 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