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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5월31일 야곱의 우물- 루카 1,39-56 묵상/ 마리아, 마리아 !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5-31 조회수376 추천수12 반대(0) 신고
마리아, 마리아 !

39그 무렵에 마리아는 길을 떠나, 서둘러 유다 산악 지방에 있는 한 고을로 갔다. 40그리고 즈카르야의 집에 들어가 엘리사벳에게 인사하였다. 41엘리사벳이 마리아의 인사말을 들을 때 그의 태 안에서 아기가 뛰놀았다.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42큰 소리로 외쳤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43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 44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45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
 
46그러자 마리아가 말하였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47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48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 49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이름은 거룩하고 50그분의 자비는 대대로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미칩니다. 51그분께서는 당신 팔로 권능을 떨치시어 마음속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습니다. 52통치자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으며
 
53굶주린 이들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유한 자들을 빈손으로 내치셨습니다. 54당신의 자비를 기억하시어 당신 종 이스라엘을 거두어 주셨으니 55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대로 그 자비가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영원히 미칠 것입니다.” 56마리아는 석 달가량 엘리사벳과 함께 지내다가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임신을 해본 사람이라면 임신 초기가 얼마나 예민하고 부담스럽고 힘든 시기인지 잘 알 것이다. 몸이 새 생명을 잉태하면서 원래의 습관에서 벗어나 새 생명을 중심으로 전면 개편 작업을 하기 때문이다. 몇십 년간 해오던 습관을 버리고 의지와 상관없이 무조건 달라져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입덧 · 변비 · 메스꺼움 · 울렁증 · 신경과민, 심하면 우울증까지. 이런 모든 것은 몸이 충격을 받고 다양한 방식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임신 초기의 모든 증상이 마리아한테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그 고충이 여간 힘들지 않았을 텐데, 그 몸으로 나이 든 사촌 언니를 생각해 먼 길을 떠난다. 어쩌면 힘든 경험을 하고 있기에 나이 들어 임신한 언니가 더 생각났을 수도, 그래서 지체하지 않고 떠났을 수도 있다. 아무튼 자기도 힘든 상황에서 마리아는 언니 집에 석 달가량이나 머물렀다고 한다. 열흘 있기도 힘들 텐데 석 달씩이나 사촌 언니의 가사 도우미로 있었단다.

여자가 임신을 하면 가장 편한 곳을 찾아 안정을 취하려고 한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친정어머니를 찾고, 어떤 사람은 집에만 머무르기도 한다. 그런데 마리아는 자처해서 불편한 곳을 찾아 나선다. 그것도 자기가 안정을 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보다 못한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 봉사하려고 말이다. 전체 임신 기간에서 가장 민감한 시기를 포함하는 거의 삼분의 일을 봉사에 매진했다는 뜻이다. 그동안 봉사에 인색해 이 핑계 저 핑계로 미꾸라지 빠져나가듯 했던 내게 오늘 마리아는 어떤 상황에서도 봉사는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내 입을 틀어막고 찬물을 끼얹고 있다.
김혜경(서강대학교 신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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