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미 "
말없이 그대 앞에 서기위하여
한 계절은 춤을
한 계절은 기다림을 배웠어
미움숨기다 푸르른 몽우리가 절망한 토혈이라니
놓고 온 향기야
반가워
누구를 위한 서두름일는지요
찔린 아픔에 웃음을 적시노라면 접힌 틈새는 조금씩 열리겠지
마르고 지처 기다리다가 울먹울먹 눈물로 목을 축이듯
가려진 볼 우물 안에 곱게 쉬라는 몸짓은 아니겠지요
불 닿은 젓가락처럼 뜨거운 정열로
헤어졌던 계절을 건넜으니 등줄기 휘도록
다시 사랑할 수는 없겠는지요
늦은 가을이 와도 떠나지 않을 외침으로
그 자리에 화석이 되어 서 있을 수 없겠는지요
아아.
만나자 헤어짐을 떠올리는 건 길고 오랬을 상처라서
가뭇한 흉터를 찔러
내 붉은 피로 가릴 수 있을는지
젖은 화려함채로 예리하게 잘려 앙가슴 속살에 끼워 마르더라도
지금 이대로 너와 살고만 싶다
/ 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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