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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령 충만한 삶" - 5.31,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6-01 조회수335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5.31 월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

스바3,14-18ㄱ 루가1,39-56

 

 

 

 

 

"성령 충만한 삶"

 

 

 

위로 옆으로 아래로 소통이 원활해야 성령 충만한 삶입니다.

역시 성령 충만할 때 위로 옆으로 아래로 소통이 원활한 삶입니다.

어제 주일 강론 시 ‘사랑은 소통이다’라는 주제로 말씀을 나눴습니다만

사랑만 아니라 믿음도 소통임을 깨닫습니다.

소통은 사람 누구나의 본능적 욕구입니다.

소통해야 나도 알고 너도 알고, 나도 살고 너도 삽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게 소통의 노력입니다.

공동휴게 시간에 말을 하든 않든 함께 하는 것 자체가 소통입니다.

창세기에서 아담을 창조한 하느님은

소통을 위해 협력자 하와를 창조해 아담에게 선물했습니다.

사람 아닌 그 어떤 피조물도 소통의 협력자가 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고립단절의 불통이 현세에서의 지옥입니다.

 

눈으로 잘 볼 때, 귀로 잘 들을 때, 입으로 잘 말할 때 원활한 소통입니다.

 눈 멀어 볼 수 없고 귀 먹어 들을 수 없고

입이 닫혀 말 할 수 없는 벙어리라면 얼마나 답답하겠는지요.

이렇게 열린 눈, 열린 귀, 열린 입으로 미사에 참여하여

주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며 소통할 수 있는 우리들은 참 행복합니다.

짧은 동안 외국에서 공부하는 동안 절감한 게 소통의 어려움이었습니다.

소통의 수단이 말과 글인데 말 못하고 글 못쓰면

아무리 마음 속 좋은 생각도, 깊은 학식도 표현할 길이 없어

서로 간 불통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말과 글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말과 글에 담긴 진정성입니다.

아무리 청산유수의 말에 미사여구의 글이라도

진정성이 없으면 소통 역시 어렵기 때문입니다.

 

오늘 마리아와 엘리사벳은 소통의 모범입니다.

마리아가 엘리사벳을 방문한 우선적 목적은

영적도반 엘리사벳과의 소통을 위해서 였을 것입니다.

이심전심, 마리아를 환대하는 순간

엘리사벳의 마음 깊이에서 터져 나온 진정성 넘치는 고백입니다.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큰 소리로 외칩니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오시다니, 어찌된 일입니까?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뛰놀았습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소통의 전제조건은 마음을 비운 겸손입니다.

비운 마음에 성령으로 가득할 때 바로 겸손이요

엘리사벳의 모습이 바로 그러합니다.

‘성령으로 가득 한’ 엘리사벳은

주님과의 소통이 원활한 기도의 사람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주님과의 소통이 원활할 때 이웃과의 원활한 소통이요

더불어 살아나는 믿음, 희망, 사랑입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이란

엘리사벳의 고백에서

성모님 역시 주님과의 소통이 원활했던

기도의 사람, 믿음의 사람이었음이 들어납니다.

 

주님과의 소통이 원활할 때

서로 간의 소통이 원활해져 비로소 영적도반에 영적우정입니다.

‘저의 태안에서 아기가 뛰놀았다’는 엘리사벳의 고백에서

역시 태중의 예수님과 세례자 요한의 영적소통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봅니다.

석 달 동안 함께 머무르면서 주님과는 물론

서로 간의 소통도 깊게 하는 중

두분 모두 내적상처도 치유되어

참으로 튼튼하고 자유로운 영혼이 됐을 것입니다.

하여 공동체의 중심에

소통의 중심인 공동전례 기도가 자리 잡고 있는 것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미사와 성무일도를 통해

위로 하느님과의 소통을,

좌우 옆으로 형제들과의 소통을 회복시켜

성령 충만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다음 스바니야서의 말씀은

그대로 미사에 참석한 우리를 향한 말씀 같습니다.

 

“시온아, 두려워하지 마라.

  힘없이 손을 늘어뜨리지 마라.

  주 너의 하느님, 승리의 용사께서 네 한가운데 계시다.

  그분께서 너희를 기뻐하며 즐거워하신다.

  당신 사랑으로 너희를 새롭게 하시고,

  너 때문에 환성을 올리며 기뻐하시리라.”

 

이 거룩한 미사 중 우리 한 가운데 계신 주님께서

우리를 보고 기뻐하고 즐거워하시며

우리를 당신 사랑으로 새롭게 하십니다.

주목할 부분은 오늘 복음 후반 부, 저녁기도 때마다

수도공동체의 형제들이 성모님과 함께 바치는 기도입니다.

이에 대한 약 1300년 전 성 베다 사제의 강론 중 일부를 인용합니다.

 

“그러므로 교회에서 저녁기도 때

  우리 모두 이 성모의 노래를 매일 부르는 것은

  훌륭하고도 유익한 관습입니다.

  …하루가 끝나고 피곤하고 여러 가지 생각으로 갈라져 있는 영혼은

  휴식을 맞는 시간에 흩어진 생각들을 이렇게 한데 모으는 것이

  매우 유익합니다.”

 

끊임없이 공동체가 저녁기도 때 마다

정성을 다해 성모님과 함께 바치는 이 기도의 은총이

하느님은 물론 이웃 형제들 간의 소통을 원활케 합니다.

오늘도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 은총으로

우리의 소통을 원활케 하시어 성령 충만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주님, 저희가 성령께서 이끄시는 대로 따라 살며,

  마리아와 함께 언제나 당신을 찬양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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