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누구나 외로운 길을 걸어가고 있다
작성자김용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6-02 조회수765 추천수19 반대(0) 신고
네덜란드의 타이터스 브랜스마(St. Titus Brandsma) 가르멜회 신부는 체포되어 나치 수용소에 감금되었다. 수용소에서는 그를 오래된 개 집에 집어 넣고는 경비병들이 지나갈 때마다 개가 짖는 흉내를 내게 하면서 즐거워하였다. 타이터스 신부는 그런 가운데서도 나치 몰래 오래된 기도서의 행간(行間)에 고통스러운 날들을 기록해두었다. 한 페이지에는 다음과 같은 시(詩)가 적혀있었다.
 
<나의 감옥에 있는 예수님의 성화(聖畵) 앞에서>
저는 당신의 사랑을 새로이 알게 되었습니다.
마음씨 고운 예수님, 이제는 당신 안에서 또 제 안에서 저는 당신을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어떤 슬픔도 저의 길을 가로 막지 못합니다만 저는 당신의 슬픔에 찬 눈을 보게 됩니다.
당신께서 한 때 외롭게 걸었던 그 길이 저를 슬프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고난은 저의 가장 어두운 날을 비춰주는 하얀 기쁨입니다.
당신의 사랑이 이 어두운 길을 가장 밝은 빛으로 밝혀주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당신을 혼자 내버려두게 되면
언제나 저에게 지독한 고독이 몰려 오고
모든 시간은 소리 없는 당신의 차가운 손으로 축복하게 됩니다.
 
예수님, 저와 함께 머물러만 주옵소서.
그러면 저가 손을 뻗쳐서 당신께서 가까이 계신 것을 못 느껴도
저는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옵니다.
………………………………………
같은 가르멜회 신부인 킬리안 힐리(Kilian J. Healy)그의 책 『Walking with God』에서 “우리는 그리스도인의 삶에 대하여 듣고 읽을 때가 많지만 사람들은 막연하게 느끼고 실감을 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의 삶이란 실제로는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들의 모든 생각과 말과 행동을 온통 지배하는 그런 삶을 말합니다. 그 사랑을 크게 느낄수록 더욱더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삶이 됩니다. 우리들이 무엇을 먹든 무엇을 마시든, 무엇을 말하고 쓰고 행하든, 그 영혼은 하느님과 하나가 되어 하느님과 조용히 대화하는 삶의 가운데서 와야 합니다. 모든 삶이 하느님과 하나가 되어야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되게 됩니다.”하고 말하고 있다.
 
보나 수사님도 하느님의 현존을 다음과 같이 느꼈다.
흔히 사람들은 자신들이 남다른 고민과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누군가가 알아주기를 바라는 단순한 마음에서, 그것들을 털어놓을 대상들을 찾는다.
털어놓는다고 해서 자신들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그러나 털어놓을 대상을 찾았다고 해도, 사실 자신의 깊숙한 내면의 모습까지 내보이지는 않는다. 자신의 남다른 고민과 어려움의 원인이 따지고 보면 기실 누구에게도 들어내기 싫은 바로 그 자신의 깊숙한 내면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 내면으로 인하여 나에게 창피를 주거나 모욕을 가하거나 하지 않을 그 누군가가 있고, 또 벌써부터 알고 있으면서도 늘 묵묵한 자가 있다면, 그러한 누군가가 이미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하나의 크나큰 위로가 될 것이다. 나를 속속들이 다 알고 있는 바로 그 어떤 자를 우리는 하느님이라고 부른다.  
절제를 못하는 나를 잘 알고 있는 자, 시도 때도 없이 활화산처럼 분노를 일으키는 나를 잘 알고 있는 자, 욕망에 외롭게 몸부림치는 나를 훤히 알고 있는 자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봄날의 눈처럼 스르르 녹는다. 이 순수하고 자비 가득하신 하느님을 관상한다.”
 
누구나 외로운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말 못할 고민은 하느님께만 털어 놓게 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하면 하느님께로 갈 수 없음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게 되면 평화롭고 기쁘게 살게 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성령의 열매이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여러분, 시련의 불길이 여러분 가운데에 일어나더라도 무슨 이상한 일이나 생긴 것처럼 놀라지 마십시오. 오히려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것이니 기뻐하십시오.
그러면 그분의 영광이 나타날 때에도 여러분은 기뻐하며 즐거워하게 될 것입니다.”
(1베드로 4:12-13)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