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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0-06-02 조회수921 추천수16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0년 6월 2일 연중 제9주간 수요일
 
 
 
He is not God of the dead
but of the living.
(Mk. 12,27)
 
 
제 1독서 토비 3,1-11.16-17
복음 마르코 12,18-27
 
 연세가 지긋하신 수사님이 수도원 정원에서 흙을 고르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때 그 수도원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교만한 젊은 수도자가 그에게 다가오는 것입니다. 그는 이 젊은 수도자에게 어떤 깨우침을 주기 위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이렇게 단단한 흙 위에다 물을 좀 부어주겠나?”

 젊은 수사는 단단한 흙 위에 물을 부었지요. 하지만 단단하게 뭉친 흙 위에 부은 물은 옆으로 모두 흘러가고 맙니다. 그러자 이 나이 많은 수사님은 옆에 있는 망치를 들어서 흙덩어리를 잘게 깨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부서진 흙을 모아놓고 젊은 수사에게 다시 한 번 물을 부어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이번에는 어땠을까요? 물은 흙 속으로 잘 스며들었겠지요. 이 모습을 보여주면서 나이 든 수사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제야 흙 속에 물이 잘 스며드는구먼. 여기에 씨가 뿌려진다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거야. 이처럼 우리 마음 역시 깨어져야 한다네. 그래야 하느님께서 깨진 마음에 물을 주시고, 씨가 떨어져 꽃이 피고 열매를 맺힐 수가 있는 것이지.”

 교만한 마음에는 하느님께서 함께 하실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느님 측에서 먼저 우리를 깨뜨리시는 것이 아닐까요?

 오늘 복음에 나오는 사두가이파 사람들도 이렇게 교만한 마음으로 가득한 사람이었지요. 그들은 모세오경만을 성경으로 인정하면서, 죽은 이들의 부활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스스로 사흘 만에 죽었다가 다시 부활한다고 말씀하시는 것이에요. 바로 예수님 의견에 반대하기 위해 그들은 ‘칠 형제 모두의 아내가 되었던 그 여인은 부활 후 누구의 아내가 되겠느냐?’는 질문을 통해서 부활이 없다는 말 같지도 않은 주장을 했었던 것입니다.

 바로 이렇게 교만으로 딱딱하게 굳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보니 예수님의 어떤 말씀도, 또한 예수님의 어떤 행동도 받아들일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지금 나의 마음은 과연 어떤 상태일까요? 예수님의 말씀을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잘게 부수어진 고은 흙과 같은 마음일까요? 아니면 그 어떤 말도 전혀 받아들이지 못하는 돌처럼 딱딱하게 뭉쳐버린 흙과 같은 마음일까요?

 오늘 복음의 마지막 부분에서 예수님은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하신 말씀을 들려주십니다.

“나는 아브라함의 하느님이요,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다.”

 이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단순히 아브라함, 이사악, 야곱에게만 해당하는 하느님이라는 뜻일까요? 아닙니다. 그 시대에 그리고 그 사람 각자 각자에게 다가오시는 하느님이라는 것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따라서 아브라함의 하느님이요,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인 동시에 바로 지금 나의 하느님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과연 ‘나의 하느님’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지요? 자신이 없다면, 아직도 내 마음이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있다는 증거입니다. 이렇게 굳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하느님께 기도합시다. 잘게 부수어 달라고…….



반대를 위한 억지를 부리지 맙시다.




희망이 머무는 시간은 짧다(사랑이 숨어있는 사막중에서)

 어떤 여인이 우연히 일생동안에 있었던 모든 것을 다 잊게 만드는 망각의 강물이 있는 곳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그곳에 있던 사람이 친절하게 말해 줍니다. 이 망각의 강물을 마시고 안 마시고는 당신에게 달려 있다고 말이지요. 그러자 그녀는 반갑다는 듯이 이야기 했습니다

"저는 고생한 것을 모두 다 잊어버리고 싶습니다."

 그러자 그 사람은 다시 말했습니다

 "그러면 당신은 기뻐했던 것도 함께 잊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여인이 다시 말했습니다

 "저는 저의 실패도 모두다 잊어 버리고 싶습니다."

 "그러면 당신은 승리도 모두 다 잊어 버리게 될것입니다."

 그녀가 다시 말했습니다

 "나는 미움을 당한 것도 모두 다 잊어 버리고 싶습니다."

 그러면 당신은 사랑 받던 것도 다 잊어 버리게 될 것입니다."

 그녀는 잠깐 동안 이 물을 마실것인지 마시지 않을 것인지를 고려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부정적인 것들을 다 지워 버리고 싶은 것은 진심이지만. 그러면 부정적인 것들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부분까지도 모두 잊을수밖에 없으니까요. 결국 그녀는 이 망각의 강물을 마시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일생동안에 경험한 사랑과 기쁨을 잊는 것보다는 슬픔과 실패와 함께 그런 것들을 기억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스스로 슬프고 아픈 시간에 더 오래 머물러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실제로 그러한 시간에 오래 머물러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한 분들에게 행복을 누리는 시간은 아주 일부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일부의 시간으로도 나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수 있다는 것입니다.
 
 희망을 잃지 마세요.
 
 
 
 
Chris Spheeris - Field Of T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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