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세상의 평화와 하늘나라의 평화---롤하이저 신부
작성자김용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6-03 조회수514 추천수3 반대(0) 신고
몇 년 전 오늘날의 젊은 신자(信者)들의 고충(苦衷)을 논하는 심포지엄이 있었다.
오브라띠 수도회(원죄 없는 마리아 수도회, OMI(Oblates of Mary Immaculate))의 한 젊은 프랑스 신부가 젊은 신자들의 고충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저는 대학에서 사목을 하고 있습니다. 대학생들은 인생에 대한 열정과 에너지와 색깔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저는 그게 무척 부럽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열정과 에너지 속에는 희망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들은 ‘위로의 말씀’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게는 매일의 삶에서 겪게 되는 고비를 이겨나갈 수 있는 빅 스토리(big story)가 없고 비전(vision)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건강이 좋고 대인 관계가 좋고 살기가 좋으면 행복하게 느끼고 희망에 벅차 있게 됩니다. 그러나 고비를 맞게 되면 아무런 비전이 없게 됩니다.”
 
그 신부는 ‘이 세상이 우리들에게 줄 수 있는 평화’를 말한 것이다. 그는 마지막 강론에서 ‘예수님께서 이 세상을 떠나시면서 주고 가신 평화’와 세상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평화를 비교 설명하였다. 세상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평화는 결코 부정적이거나 나쁜 평화가 아니라 실제적이며 좋은 평화이지만 깨어지기 쉽고 부적절하다. 우리들이 쉽게 빼앗기기 때문에 깨어지기 쉬운 것이다. 우리들이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평화는 예측이 가능하며 건강할 때와 사랑을 받고 있을 때와 편안할 때이다. 그러나 이런 평화는 모두 깨어지기 쉽다. 이러한 평화는 의사를 방문하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아찔한 발작을 일으키면서, 갑작스런 가슴 통증을 느끼면서, 실직(失職)을 하면서, 관계가 나빠지게 되면서, 사랑하는 사람이 자살함으로써, 배신을 당함으로써 깨어지게 된다. 그리하여 우리는 건강을 잃지 않고 안전을 보장 받고 대인관계에서 신용을 잃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쓰지만 이와 같은 평화가 쉽게 사라진다는 것을 알고는 무척 안절부절못하면서 살고 있다. 우리는 평화를 잃을까 걱정하면서 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우리는 경험을 통하여 일상생활에서 어둠을 겪지 않고는 평화가 오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안다. 헨리 뉴웬(Henri Nouwen)이 말한 바와 같이 우리는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슬픔을 느끼기 때문에 가장 행복한 순간마저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살고 있다.
만족할 때에도 그 만족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지레짐작한다.
어렵게 성공한 순간에도 질투를 두려워한다. 절친한 친구도 멀리 느껴진다.
따뜻하게 껴 안겨 있으면서도 외로움을 느낀다.
매 순간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죽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러한 삶 속에는 진정한 기쁨이 있을 수 없다.
이 세상이 우리에게 주는 평화는 결코 완전한 평화가 아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고 가신 평화’는 절대로 깨어지지 않으므로 두려워하거나 걱정하지 않게 되며, 건강함을 느끼거나 편안함을 느끼거나 사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있을 때에만 평화를 느끼지는 않는다.
예수님께서는 최후의 만찬을 하실 때와 돌아가시면서 우리에게 평화의 선물을 주셨다. 도대체 이런 평화는 어떠한 것인가? 우리들이 생명의 원천에 연결되어 있어, 건강이 좋지 않을 때나 배신을 당했을 때나 심지어는 우리들이 죄를 짓고 있을 때에도 그 원천으로부터 우리를 절대로 갈라놓지 못한다는 것을 확신해야만 얻을 수 있는 평화이다.
우리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고 있고 생명의 원천으로부터 보호 받고 있으므로 아무것도 우리로부터 이를 떼어놓을 수는 없다. 아무것도 하느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가로 막지는 못한다.
 
우리들이 험난한 고비를 맞게 될 때에도 비전을 가지려면 우리에게 이런 확고한 신념이 있어야 한다. 우리 모두 연극 속의 배우와 같다. 이 연극은 항상 해피 엔딩(happy ending)이다. 비록 연극이 끝나기 전에 가시밭길을 걷게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우리는 결국 승리할 것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 이러한 확신을 갖고 있기만 하면 죽음과 같은 비극도 잘 참아 낼 수가 있게 된다. 우리 모두 생명의 원천이신 하느님으로부터 무조건적으로 보호받고 살고 있다. 이러한 확신을 갖고 있을 때에는 젊음을 잃어도 건강을 잃어도 명예를 잃어도 친구로부터 배신을 당해도 사랑하는 사람이 자살을 해도 심지어는 자신이 죄를 짓거나 배반을 하더라도 영원한 생명과 일체(一體)와 행복을 믿게 된다. 노리치의 줄리안(Julian of Norwich)이 말한 바와 같이 결국에는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는 굳건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는 건강을 잃지 않을까, 위험에 빠지지 않을까, 관계가 깨어지지 않을까, 평화가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끊임없이 불안해 하고 있다. 또 자신의 죄와 배신을 끊임없이 후회하면서 살고 있다. 그리고 관계가 끊어지지 않을까, 사랑하는 사람을 잃지 않을까 하는 불안 속에서 살고 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고 가신 선물을 소중히 간직해야 한다.
너희에게 평화를 주고 간다. 그 평화는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아 갈 수 없다.
너희는 무조건적인 사랑과 보호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