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vid himself, inspired by the Holy Spirit, said:
The Lord said to my lord,
‘Sit at my right hand
until I place your enemies under your feet.’
David himself calls him ‘lord’;
so how is he his son?”
The great crowd heard this with delight.
(Mk.12.36-37)
제1독서 2티모테오 3,10-17
복음 마르코 12,35-37
얼마 전, 어떤 책에서 대화의 첫 번째 단계는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라는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대화하려면 당연히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어야 하겠지요. 그러나 실질적으로 상대방의 말을 듣기보다는 나의 말을 하는 데에 더 집중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긴 남자들끼리의 대화는 맨 정신에서 상당히 힘들다고들 이야기 합니다. 왜 그럴까요? 자기만의 이야기를 맨 정신에서는 받아들이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술이 약간 들어간 상태에서는 남이 듣든 말든 상관없이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런 남자들의 모습들에 반해서, 자매님들은 비교적 대화를 잘 하십니다. 술이 들어가지 않더라도 오랫동안 이 이야기, 저 이야기 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대화하는 모습을 잘 보면, 상대방의 말에 대해 계속해서 맞장구를 쳐 주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즉,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고, 상대방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다보니 오랜 대화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자매님들의 대화법이 우리 사회 전반에 퍼져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대화법보다는 자기만의 이야기를 하는 통보식의 대화법이 더욱 더 만연한 것 같습니다. 가족 안에서, 직장 안에서, 학교 안에서, 어쩌면 이 교회 안에서도 이러한 통보식의 대화로 대화의 단절을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러면서 주님과의 대화도 반성하게 됩니다. 주님께 기도할 때의 내 모습은 과연 어떠했을까요? 혹시 내 이야기만 신나게 해버리고 마는 통보식의 기도는 아닐까요? 주님의 말씀은 전혀 들을 생각은 하지 않고, 자기 필요한 것만 줄줄이 이야기하고는 기도 다 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오늘 예수님께서는 복음을 통해 당시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 점 하나를 지적하십니다. 즉, 다윗 스스로 메시아를 주님이라고 말하는 것을 볼 때, 메시아를 다윗의 자손이라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말씀 후에 있는 사람들의 반응입니다. 당시의 많은 군중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기쁘게 들었다고 복음서는 우리에게 전해 줍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노력했고, 맞장구를 쳤기에 기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바리사이나 율법학자들은 어떠했을까요?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결국 그들이 평소의 삶 안에서는 옳게 살았는지 몰라도, 하느님의 아드님 참 메시아를 십자가에 못 박아 버리는 엄청난 죄를 지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들이 평소에 하고 있었던 기도는 통보식의 기도였고, 그래서 바로 옆에 계신 예수님을 알아볼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이제 내 자신은 과연 어떤 기도를 하고 있었는지 반성해보았으면 합니다. 통보식의 기도만을 했고 통보식의 대화만을 즐겼다면, 이제는 확 바꿔야 합니다. 그래야 나와 함께 하시려는 예수님을 알아볼 수 있고, 그분과의 진정한 대화 속에서 참 기쁨을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과 나는 날개가 하나밖에 없는 천사입니다. 우리가 날기 위해서는 서로를 꺼안아야 합니다(리시아노 크레센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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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기도하게 하소서(정용철, ‘마음이 쉬는 의자’ 중에서)
오늘 해가 동산 위로 올라오기 전에
먼저 기도하게 하소서
오늘 하루 많은 위험 속에서도 사고당하지 않게 하시고
건장한 모습으로 지내게 하소서.
그리고 잠자리에 들 때 곤히 잠들게 하소서.
오늘 해가 동산위로 올라오기 전에
먼저 기도하게 하소서.
오늘 하루 단 한 사람이라도 누군가의 앞에서
사랑으로 떨리게 하소서.
그리고 잠자리에 들 때
그 사랑의 떨림을 꿈꾸게 하소서.
오늘 해가 동산위로 올라오기 전에
먼저 기도하게 하소서.
오늘 하루 단 한가지라도 새롭게 알게 하소서.
그리고 잠자리에 들 때
그것이 내 머리에 지혜로 쌓이게 하소서.
오늘 해가 동산위로 올라오기 전에
먼저 기도하게 하소서.
오늘 하루 단 한 번이라도 마음껏 웃게 하소서.
그리고 잠자리에 들 때 그 웃음이 살아나
잠시 미소 짓게 하소서.
오늘 해가 동산위로 올라오기 전에
먼저 기도하게 하소서.
오늘 하루 단 하나의 아름다움이라도 발견하게 하소서.
그리고 잠자리에 들 때
그 아름다움이 내 마음에 스며들게 하소서.
오늘 해가 동산위로 올라오기 전에
먼저 기도하게 하소서.
오늘 하루 단 한번이라도 나를 통해 다른 이가
기쁨을 얻도록 하소서.
그리고 잠자리에 들 때 그 기쁨이 내게로 돌아와
평화의 강 되어 흐르게 하소서.
L'etreinte - Nathalie Fis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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