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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체성혈 대축일-새로운 계약의 피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0-06-05 조회수624 추천수1 반대(0) 신고

 

성체성혈 대축일 - 새로운 계약의 피

 

일주일에 8달러짜리 셋방에 사는

델라와 짐은 가난한 신혼부부입니다.

이 두 사람은 가난해도 서로를 많이 사랑하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델라는 남편 짐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기 위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서 팝니다.

그 머리카락은 짐이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금시계와 함께 부부가 대단히

자랑스럽게 여기는 보물이었습니다.

 

델라가 머리카락을 팔아 준비한 것은 시곗줄이었습니다.

짐은 그 때가지 시곗줄이 없어

가죽 끈을 매어가지고 다녔고

남들 앞에서는 부끄러워 마음 놓고

멋진 금시계를 꺼내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저녁에 집으로 돌아온 짐은 아내의 머리가

짧아져있는 것을 발견하고 말을 잊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그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온 것은

아내의 머리카락을 위한 빗이었기 때문입니다.

 

델라가 자신이 사온 시곗줄을 내놓으며

자신의 머리카락을 팔아서 산 것이라고 하며

머리는 다시 자랄 것이라고 짐을 위로합니다.

그러나 짐은 빗을 사기 위해 시계를 팔았다고 고백합니다.

 둘은 이 선물을 당분간 잘 간직해두며

크리스마스를 축하하자고 말합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가 잘 아는 오 헨리의 소설,

‘크리스마스 선물’의 줄거리입니다.

 

짧고 단순한 이야기이지만

사랑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랑은 자신이 가진 가장 소중한 것을 주는 것입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주면서 서로 하나가 되는 것이 사랑입니다.

 

오늘은 성체성혈 대축일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당신의 몸과 피를 주셨습니다.

즉, 생명을 주신 것이고 미사 때마다 지금도 주시고 계십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완전합니다.

완전한 만큼 하느님은 당신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이고

우리와 한 몸을 이루기를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면 한 몸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랑도 혼자서만 해서는 소용이 없는 것처럼

우리 자신도 온전히 그분께 드릴 줄 알아야

그분과의 사랑이 이루어집니다.

 

 예수님께서 성체성사를 제정하실 때,

포도주가 담긴 잔을 드시고 하느님께

감사기도를 드리신 다음 “너희는 이것을 받아마셔라.

이는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는

 내 피의 잔이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과연 우리가 매 미사 때마다 듣는

이 ‘새롭고 영원한 계약’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새로운 계약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먼저 옛 계약부터 알아야합니다.

오늘 제 1 독서에 모세의 중재로 옛 계약,

즉 구약이 어떻게 맺어졌는지가 나오고 있습니다.

 

모세는 먼저 하느님께서 주신 계명을

 백성들에게 설명해 줍니다.

그리고 백성들은 그 계명을

잘 따르겠다고 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모세는 소를 잡아 그 피를 대접에 담고

제단과 백성에게 뿌립니다.

모세는 피를 백성에게 뿌리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이는 주님께서 이 모든 말씀대로

너희와 맺으신 계약의 피다.”

 

하느님과 인간과의 계약은 피로 맺어졌습니다.

피란 곧 생명을 의미합니다.

즉, 하느님과의 계약은 단순한 거래나 협정이 아니라

 ‘생명’에 관계 된 것입니다.

 

제단은 하느님께서 세상에 내려오시는 거룩한 곳입니다.

즉, 하느님과 인간들에게 같은 피를 뿌리며

계약을 맺은 것입니다.

 하느님과 인간이 같은 피,

 같은 생명,

같은 혈족으로 맺어진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계약엔 반드시 조건이 붙게 되어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조건은 ‘계명’입니다.

 인간이 계명을 지키면 하느님께서 인간을

당신의 백성으로 삼아주시겠다는 것이 계약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옛 계약은 깨지고 말았습니다.

 

앞으로 내가 이스라엘과

유다의 가문과 새 계약을 맺을 날이 온다.

나 야훼가 분명히 일러둔다.

 

 이 새 계약은 그 백성의 조상들의 손을 잡아

 이집트에서 데려 내 오던 때에 맺은 것과는 같지 않다.

 나는 그들을 내 것으로 삼았지만,

그들은 나와 맺은 계약을 깨뜨리고 말았다.

 (예레 31,31-32)

 

예레미야 예언자는 소의 피로 맺은 계약이 파기되고

새로운 죄의 용서를 바탕으로 한 계약이

맺어질 것임을 예언합니다.

 

피는 생명이고 죄를 씻어주는 힘이 있지만

동물의 피로는 사람의 죄를 씻을 수는 없었던 것입니다.

 

그 날 내가 이스라엘 가문과 맺을 계약이란

그들의 가슴에 새겨 줄 내 법을 말한다.

 내가 분명히 말해 둔다.

그 마음에 내 법을 새겨주어,

나는 그들의 하느님이 되고

그들은 내 백성이 될 것이다.

 

내가 그들의 잘못을 다시는 기억하지 아니하고

그 죄를 용서하여 주리니,

다시는 이웃이나 동기끼리

서로 깨우쳐 주며 야훼의 심정을

알아 드리자고 하지 않아도 될 것이며,

높은 사람이나 낮은 사람이나

내 마음을 모르는 사람이 없으리라.

 이는 내 말이라, 어김이 없다.

 (예레 33,33-34)

 

이제 새로운 계약의 조건은

돌이나 종이에 쓰인 법이 아니라 마음 안에 새겨진 법,

 즉 ‘양심’이 곧 계약의 조건이 됩니다.

 양심 안에는 ‘사랑’이란 법이 새겨져 있고

그것을 거스를 때는 빨간 불이 들어옵니다.

 

그러나 구약의 십계명도 잘 지키지 못하여

계약이 파기되었는데 하물며 우리가

어떻게 양심대로만 살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이번에는 ‘죄를 용서하는 피’까지 계약에 추가됩니다.

그리스도께서 흘리시는 피는

이제 하느님과 인간을 이어주는

계약의 피일뿐만 아니라 계약을 어길지라도

 그 죄까지 사해주는 힘이 있습니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마셔라.

이는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는 내 피의 잔이니,

 너희와 모든 이의 죄의 사함을 위하여 흘릴 피니라.”

 

따라서 양심을 지닌 인간은

누구나 개인적으로 하느님과 계약을 맺었습니다.

양심의 법대로 사랑하지 않으면 계명을 어기는 것이고

새로운 계약이 깨어지고 다시 하느님과의 관계가 끊겨

영원한 생명을 잃게 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피로 다시 정화되면

새로운 계약은 계속 유효하게 됩니다.

 

그러면 새로운 계약 안에서 인간이 어떻게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는 것일까요?

영원한 생명을 지니신 분은 그리스도뿐이십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하느님이시면서 육체를 취하시어

그 육체를 지니고 하늘로 올라가셨듯이,

그 분의 신성에 참여하는 누구나 그분의 육체처럼

영원성을 되찾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계약이란

성자께서 육체를 취하셔서 신성과 인성이

 하나가 된 것처럼 우리도 그리스도와 한 몸을 이루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와 혼인하여 한 몸을 이루지 않고서는

누구도 구원받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 분과 한 몸을 이루는 것이 새로운 계약이고

그 이유로 당신의 살을 우리에게 주십니다.

우리가 성혈을 영하지 않고 성체만 영하더라도

 이미 그 안에는 그리스도와 한 몸을 이루는

 계약이 들어있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와 한 몸을 이룬다는 것은

그 분처럼 산다는 뜻인데 서로서로

자신의 생명을 바치는 사랑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리스도의 성체를 영한다는 것은

실로 그분과 한 몸이 되어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 분이

내 안에서 살게 해야 하는 것입니다.

 

전주교구 신부님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입니다.

어떤 개신교 부부가 천주교로 개종하였습니다.

 두 분은 의사였습니다.

그런데 세례를 받고 형제님은 안 그런데

자매님이 자꾸 미사 중에 눈물을 흘리더랍니다.

 몇 주 동안 그랬기에 남편이 그 이유를 물어보았습니다.

그 자매님 대답이 이랬습니다.

 

“전 지금까지 성경 말씀으로만 예수님을 내 안에 모셨습니다.

그런데 그 분의 몸을 직접 모셔서

그 몸이 내 몸 안으로 들어와 사신다고 생각하니

저절로 눈물이 납니다.

그런데 눈물이 나는 내가 이상한 건가요?”

 

성체를 영하면서 정말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되어

나도 내 온 자신을 내어주는 사랑으로

 이웃과 한 몸이 되겠다는 결심을 하지 않는다면

 매번 영하는 성체는 그 때마다 의미 없이

내 안에서 사라져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분과 한 몸이 되기 위한 조건은

그분이 당신의 모든 것을 나에게 주셨듯이

나도 나의 모든 것을 그 분께 봉헌해 드리는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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