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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6월6일 야곱의 우물- 루카 9,11ㄴ-17 /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6-06 조회수375 추천수3 반대(0) 신고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그때에 11예수님께서는 군중을 맞이하시어, 하느님 나라에 관하여 말씀해 주시고 필요한 이들에게는 병을 고쳐주셨다. 12날이 저물기 시작하자 열두 제자가 예수님께 다가와 말하였다. “군중을 돌려보내시어, 주변 마을이나 촌락으로 가서 잠자리와 음식을 구하게 하십시오. 우리가 있는 이곳은 황량한 곳입니다.”
 
13예수님께서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하시니, 제자들은 “저희가 가서 이 모든 백성을 위하여 양식을 사 오지 않는 한, 저희에게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없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14사실 장정만도 오천 명가량이나 되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대충 쉰 명씩 떼를 지어 자리를 잡게 하여라.”
 
15제자들이 그렇게 하여 모두 자리를 잡았다. 16예수님께서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그것들을 축복하신 다음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군중에게 나누어 주도록 하셨다. 17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조각을 모으니 열두 광주리나 되었다.
 
 
 
 
시작 기도
오소서, 성령님. 생명을 주시는 주님. 저희 눈과 마음을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이끌어 주소서.

독서
예수님은 병자들을 고쳐주시고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선포하시며, 당신 사명을 계속하도록 제자들을 파견하십니다. 파견 받은 제자들은 복음을 전하고 돌아와 예수님과 그 체험을 나눕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은 따로 한적한 곳에 가서 기도하고 힘을 되찾으려 하지만, 사람들은 계속 예수님을 찾아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다시 그들을 맞아 가르치시고 병도 고쳐주십니다.

저녁이 되자 빵 문제가 제기됩니다. 사람들이 하루 종일 예수님을 찾아오는 것은 그들이 무엇인가를 갈망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 사람들은 먹을 빵도 필요합니다. 여기에서 빵은 글자 그대로 생명의 양식입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생명을 지키려고 하는데, 문제는 그 생명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루카복음 4장에 이와 유사한 장면이 있습니다. 예수님이 광야에서 유혹을 받으시는 장면입니다. “돌더러 빵이 되라고 해보시오.” (루카 4, 3)  예수님은 선택의 기로에 서 계십니다. 악마의 이 말을 따른다는 것은, 나의 생명이 그 ‘빵’ 에 달려 있다고 믿는다는 뜻입니다. 반면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는다.” 는 예수님의 말씀은 (4, 4)  당신의 생명이 아버지께 온전히 달려 있음을 믿는 신뢰의 표현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생각해 봅니다. 군중을 흩어 보내어 음식을 구하게 하면 왜 안 될까 ? 아마도 4장에서와 같은 맥락이 아닐까 ? 혹시 어떤 사람들은, 제자들이 그들에게 무리를 지어 앉으라고 했을 때도 양식을 사기 위해 다른 마을로 가고 싶은 마음을 품고 있지 않았을까 ?
이것 역시 선택의 문제입니다. 음식을 구하러 다른 곳으로 간다는 것은, 생명의 원천을 다른 곳에서 찾는다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 가르치고자 하신 것은 생명의 원천이 바로 당신께 있다는 것이 아니었을까요. 당신의 생명이 아버지한테서 오는 것임을 믿으셨듯이, 군중도 당신께서 생명을 주는 분이심을 믿게 되기를 바라신 것이 아니었을까요. 빵을 구하려고 예수님 곁을 떠나가는 것보다 해가 지고 날이 어두워져도 그분과 함께 머물 때 더 충만한 생명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고자 한 것이 아니었을까요.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9, 13ㄱ)  제자들이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은 예수님은 더 잘 아십니다. 같은 장 앞부분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지팡이도 여행 보따리도 빵도 돈도 여벌 옷도 지니지 마라.” 고 명하셨기 때문입니다. (9, 3)  그러니 제자들에게 그 많은 군중을 먹일 빵이나 돈이 있을 리 만무합니다. 그런데도 제자들을 향해 사람들에게 빵을 주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명하시는 대로 사람들을 무리지어 앉게 합니다. 제자들 역시 자신들에게 빵이 없음을 명백하게 알고 있지만, 그들은 이미 예수님의 능력을 체험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을 파견하셨을 때 (9, 1)  “모든 마귀를 쫓아내고 질병을 고치는 힘과 권한을” 주신 것입니다. 빵도 돈도 없이 사람들을 고쳐주고 만나는 이들에게 구원을 선포할 수 있었던 제자들은, 이제 믿음으로 예수님의 말씀을 따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진 빵도 없으면서 사람들에게 먹을 준비를 하게 한 것입니다. 제자들의 이런 믿음은 기적이 가능하게 하는 데 분명 어떤 역할을 했을 것입니다. 그들은 믿음을 통하여, 사람들에게 주님의 생명을 전하는 데 한몫한 것입니다.

성찰
오늘 복음은 성체성사와 연결됩니다. 예수님께서 다른 어떤 것이 아닌 ‘빵’ 을 당신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표지로 남기신 것은, 당신께서 빵으로 사셨기 때문입니다. 본래 상태를 보존하고 길이 남겨두는 것이 아닌, 먹혀 없어지고 그럼으로써 그 먹는 이에게 생명을 주는 것, 그것이 빵입니다. 빵의 형상 안에 현존하시는 주님, “정녕 당신께는 생명의 샘이 있습니다.” (시편 36, 10) 물질적인 양식도 우리한테는 필요합니다. 그러나 인간이 그것만으로 채워지지 않는다는 것, 우리한테는 더 깊은 것이 필요하며 우리가 그 생명을 얻도록 주님께서 당신 몸을 주셨음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제자 역할도 생각해 봅니다. 당신을 아는 제자들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당신 생명을 전하는 도구가 되라고 말씀하십니다. 주님, 제가 빈손인 줄을 당신은 아십니다. 당신은 저를 빈손으로 사람들에게 가게 하십니다. 그러나 당신은 이 빈손을 빵으로 채워주십니다. 당신이 모든 이가 생명을 누리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기도
모든 눈이 당신께 바라고 당신께서는 그들에게 먹을 것을 제때에 주십니다. 당신의 손을 벌리시어 모든 생물을 호의로 배불리십니다. (시편 145, 15 – 16) 
안소근 수녀(성도미니코선교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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