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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골룸바의 일기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10-06-06 조회수409 추천수3 반대(0) 신고

주님께서 이 땅위에 우리 사람들과 함께 하셨던 그때의 이야기를 들을때면,
저는 늘 그분의 따스한 인정에 마음이 행복해 집니다.
우리 한국인들만 있다는 '정' 이란것은,
아마도 주님의 그 따스한 인정을 가장 많이 닮은 민족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주님을 찾아 각지에서 모여든 군중들은,
주님께서 들려주시는 하늘나라의 이야기가 얼마나 즐겁게 느껴졌을까요.
얼마나 재미나면 시간가는줄 모르고, 그 먼곳까지 찾아 들어 그분곁에 머물렀을까요.
그런 사랑스런 이들을 위해 이야기를 들려주시던 주님의 마음은 또한 얼마나 행복하셨을까요 ^^

그런데 그 수천명의 군중들은 과연 주님의 이야기 소리를 다 들을수가 있었을까요.
대형 스크린과, 마이크 시설이 없던 그시절 결코 모두가 다 듣고 볼수는 없었습니다.
주님의 모습을 직접 볼수 있고,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었던 이들은,
앞자리, 앞줄에 있던 소수에 불과하였을 것 입니다.

듣지 못하고, 보지 못 하였던 이들은,
듣고, 보았던 이들의 입을 통해 전해 들었을 것 입니다.
주님을 면전에서 보고, 그분의 목소리를 들으며,
그 아름다운 가르침을 받을 수 있었던 사람들의 발은 얼마나 빠르게 움직였을까요.
그들의 눈은 별처럼 빛났을 것 이며, 그들의 입은 쉴새없이 조잘거리며,
사람들에게 이야기 전하기로 분주하였을 것 입니다.
힘든줄도 지치는줄도 모른채 그렇게 바삐도 움직였을 것 입니다.

그런 당신 어린양들을 바라보고 계셨을 주님의 마음은 얼마나 흡족하셨을까요.
입에서 입으로 당신의 이야기가 전해지고,
그들의 마음이 불처럼 뜨겁게 달아 오르며, 새로운 희망에 가득차 올라,
아버지를 찬미하고 있는 당신의 어린양들을 위해서라면 그 무엇도 아깝지 않으셨을 것 입니다.

날이 저물어 오자, 주님의 제자들은 군중들 각자의 길을 떠나길 바랬을 것 입니다.
그들은 오늘 하루만도 수많은 사람들을 상대했기에, 무척 고단했을 것 이며,
군중의 수가 너무 많아 인정 많으신 주님께서도,
그들을 모두 챙기실 수는 없으시리라 판단하였기에 그랬을 것 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빵 다섯개와 물고기 두마리가 있음을 아셨습니다.
그리고 그 적은 양의 양식으로 수천명의 사람들을 모두 배불리 먹이시고도,
열두 광주리나 남기셨습니다.

오늘의 이 유명한 복음 말씀을 흔히 성체성사의 신비로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저는 오늘 이 말씀을 또 다른 마음으로 바라 봅니다.

대형 스크린과, 마이크가 없던 시절,
그곳에 모여든 수천명의 사람들중 주님을 실제로 볼수 있고, 그분의 말씀을 직접 들을 수 있던 이들은,
주님의 발이 되어 부지런히 움직이며 그분의 모습을, 그분의 말씀을, 그분께 받은 모든것을,
전하려 쉴새없이 뛰어 다녔을 것 입니다.
그들의 직분은 주님의 사도가 아니었습니다.
그저 그곳을 지나던중 웅성대는 소리에 잠시 자리를 잡아 앉았는데,
운이 좋아 그분곁의 자리를 차지 했던 사람 이었을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또한 그분의 말씀을 듣고 싶어, 그분의 모습을 가까이 뵙고 싶어,
남들보다 몇배나 서두르고 뛰어 자리를 잡은 사람들도 있었을 것 입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너무나 애절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그분의 그림자 라도 스치고 싶어,
그 자리를 잡은 사람들도 있었을 것 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주님께서 그들에게 당신을 볼수 있게 허락하셨고,
당신의 말씀을 들을 수 있게 허락하셨다는 것 입니다.
그들의 입을 통해 당신의 사랑을 전하고 싶으셨으리라 저는 믿습니다.

그들의 발이 쉴새 없이 움직이고, 그들의 입이 쉴새 없이 조잘 거릴때마다,
한명씩, 한명씩 그분께 대한 믿음의 씨앗이 뿌려지고,
그곳에 모여있던 수천명 군중들의 입에서 입으로 그 씨앗이 번져갈때,
비록 우리들의 눈에는 그 작은 씨앗이 과연 언제 열매를 맺을까 싶지만,
주님께서는 그 겨자씨만한 씨앗을 큰 나무로 가꾸시어 열매를 맺게 하시며,
우리가 배불리 먹고도 남을 만큼의 수확을 주시리라는 약속이시리라 저는 믿습니다.

우리들이 하는 일은 너무나도 쉽고 간단합니다.
주님의 말씀을 듣고, 전하며 주님 사랑의 씨앗을 뿌리는 농부가 되는 것 입니다.
그 씨앗을 가꾸고, 열매를 맺어, 수확을 내시는 분은 우리 자신이 아니라 주님 이십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명확하니 망설일 필요도, 지체하고 서 있을 시간도 없겠지요 ^^

저는 늘 마음이 급하고 또 급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골룸바 하느님의 발이 되어서 부지런히 뛰어 다닙니다 ^^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나 당신의 앞줄에 앉는 영광누려 당신을 뵈었고, 당신을 들었으니,
 나 오늘도 빠른 발걸음으로, 쉴새없이 조잘거리며,
 당신께서 심어 주신 작은 씨앗 뿌리며 달립니다.
 아무리 달려도 숨 조차 차오르지 않으니,
 내 주님께서 나를 업고 달리시는 중 이신가 봅니다.
 나 오늘도 당신 품안에서 마냥 기쁩니다. 행복합니다. ^^"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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