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나를 알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작성자이근호 쪽지 캡슐 작성일2010-06-08 조회수370 추천수1 반대(0) 신고

 

 

지난 주 새벽녁에 봉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봉사하다 남은 빵과 음료가 있어 거리에서 노숙하고 있는 전에 안면있는 노숙인이 있어 전달하려고 다가 갔더니 싫다고 한다. 이 노숙인은 그 전에도 몇 번이나 나를 피해 달아난 적이 있어 이상하다고 생각하였는데 부마자인것 같았다. 마침 장난끼가 발동하여 귀찮게 다가가서 왜 거절하느냐고 다그치니  주머니 속에 있는 술병을 들고 칠려고 하는 행동을 한다. 더 머물다가는 봉변을 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되어 이쯤에서 물러나 돌아 오는데 뒤가 캥기며 마음에 두려움 마저 엄습해온다. 그전에는 뒤를 되돌아다 보는 경우기 없었는데... 그리고 자꾸 그노숙인의 모습과 대화가 마음에 걸린다. 

 

왜 그 노숙인 형제가 피하지 않고 험상궂은 얼굴로 대들었을까?  이번 주 내내 그 생각을 묵상하고 관상하였다.  내가 빛 속에 머물 때는 어둠이 다가오지 못하지만 마음에 그늘이 지면 어둠은 그 틈을 절대 놓치지 않는다. 주님께서 세상에 오신 것은 섬김을 받으러 오신 것이 아니라 섬기러 오셨다고 하신 것과 같이 나도 어느새 봉사의 행동이  마치 신발끈을 벗겨주는 자세가 아니라 신발을 신고 있는 자세가 되었음을 볼 수 있었다.  처음에 내가 그 노숙인 형제에게 다가 갔을 때는 주님의 겸손한 마음을 갖고 또 사랑하는 봉사의 마음으로 접근하였지만 그 형제분 내적에 이미 어둠이 짙어져 있어 스스로 도망을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나의 다가가는 모습속에 이미 봉사의 순수성을 상실하고 겸손대신 고압적 분위기, 사랑대신 치기에 가까운 행동과 언동  등이, 그동안 주님께서  쌓아주신 벽들이 균열이 생겨 그 틈새를 이용하여 나를 공격한 것이라고 묵상되었다. 이와같이 주님의 길을 똑바로 가지 못하고 좌와 우로 벗어나는 때에 주님께서 적절하게 훈육하시며 채찍질하시는 주님의 이끄심과 사랑에 감사를 드린다. 

 

오늘은  부활절과 같이 계란을 삶마서 소금과 계란 두깨씩 비닐 봉지에 넣어  역사 안에 앉아 있거나 누워있는 약 110명 가량의 노숙인들 한사람, 한사람씩  전부 나누워 주었다. 부활절이 아닌 때에  이렇게 특식을 하니 다들 깜짝 놀라고 고맙다고 연상 수사님, 선교사님, 목사님, 신부님 하고 자기가 아는 대로 호칭하며 눈물을 글써이는 분도 있다.

 

어느 87세 된 노인장께서 자기는 독거 노인이라 소개하며 수원에서 내려야 되는 데 기차가 정차할 때 행동이 꿈떠 내리지 못하여 이곳 영등포역까지 왔다고 하시는데 화가 몹시 난다고 하신다. 쌍화차와 계란을 드시고 화를 푸시라고 권하니 돈내는 것이냐고 물으신다. 천주교에서 나와 봉사하는 것이니 그저 맛있게 드시기만 하시면 된다고 말씀드리니 고맙다고 하시면서 다음 주에 오셔서 일금 오천을 고생한다며 주시겠단다. 등에는 보다리를 가지고 계시는데 비닐 돗자리를 오늘 사셨다면서 그저 땅바닥에 두러누으면 습기가 올라와서 건강에 나쁘단다. 바로 우리 옆자에 비닐 돗자리를 펴고 누우시더니 잠시 있다 금새 잠이 드신다.

 

자정이 훨신 지나 어는 40대 초반의 장년이 술이 취한 상태에서 커피를 청한다. 모습이 몹시 괴로운 표졍이다. 그리고 불만이 가득하다. 마음이 복잡하니 생각이 뒤죽박죽이다. 어디서 나왔느냐고 묻길래 낙성대 성당에서 왔다고 하였더니 자기도 신자란다. 남 프란치스코라고 하며 상담을 하고 싶다고 한다.

사연인즉 지난 IMF때 이혼을 하고 아이들에 대한 친권을 포기한 상태이고 자기는 폭력으로 다섯 번이나 큰 집에 다녀왔다고 한다. 천륜을 이야기 하며 부자의 정과 아직도 부인에 대한 사랑을 간직하고 언제가 다시 재 결합하고자 하는 소망을 가졌기 때문에 독신으로 생활해 왔다고 한다. 그런데 오늘 이혼한 부인이 아이들이 있는 집 전세금을 빼갓고 도망을 갔다고  전해들었단다. 자기가 난아이들은 어떻게 하라고 그렇게 할 수 있느냐고? 나한테 말 좀해보라고 다그친다. 그러면서 또 아들이 잘못하여 큰 집에 갔다는 소식을 함께 들었단다. 그래서 오늘은 또 폭력으로 사고를 칠라고 술을 좀 많이 먹어다고... 

 

어디서 어떻게 대답을 해야할 지  난감하다. 마음속으로는 성모님께 꾸준히 지혜를 구하며 나의 생각과 입술을 주관하여 주십사고 기도를 드리고 청한다. 함께 동조하기도 하고 신앙인의 입장에서 '용서'에 대해 말하기도 하고 또 단호 하게 말할 때는 상대방이 힘들어 할 것을 알면서도 또 강하게 반발할 것을 예상하면서 대화를 이끌어 가고 침묵도 유지하면서 내면의 움직임을 관찰한다.

어느 덧 시간이 두 시간 가까이 흘렀다. 신비는  내가 이야기 한것이 그 형제의 귀에서 흘러 지나가지 않고 멈처서 기억하고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사고를 치고 싶을 정도의 마음을 갖고 왔었는데 이제는 마음이 진정되고 고맙다고 하며 자리를 뜬다. 결코 희망을 포기하지 말라고 희망을 포기하면 모든것을 잃은 것이라고 부탁을 드린다. 그리고 함께 하시는 주님을. 십자가에 피흘리시며 못박히신 주님의 용서의 말씀을 기억하라고...

 

주님의 자비가 그 형제분과 가정에 머물기를 기도한다.

 

더 자세한 것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blog.daum.net/cyrilgoodnew1004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