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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6월 9일 연중 제10주간 수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0-06-09 조회수798 추천수16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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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9일 연중 제10주간 수요일-마태오 5장 17-19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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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이 계명들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것 하나라도 어기고 또 사람들을 그렇게 가르치는 자는, 하늘나라에서 가장 작은 자라고 불릴 것이다.”


<오늘이 지나면 다시는 못 볼 사람>


    남도의 한 명산을 다녀왔습니다. 산 능선에 오르니 산 아래로 펼쳐지는 장관에 다들 탄성을 질렀습니다. 산꼭대기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니 별것도 아닌 걸로 아웅다웅, 티격태격 그렇게 살아왔던 지난 삶이 새삼 부끄러워집니다. 이래서 등산이 좋은가봅니다. 자주 올라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산 능선을 따라 오르락내리락 걸으면서 우리네 인생도, 우리네 사랑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 사이에 오고가는 사랑에도 분명히 오르락내리락, 심한 굴곡이 있기 마련입니다.


    서로 좋아 살짝 맛이 갔던 시절, 잠시라도 못 보면 힘들어 죽습니다. 그런 시절이 불과 10년, 20년 전인데 이젠 어떻게 하면 잠시라도 좀 떨어져있을 수 없을까, 생각합니다. 왜 저 사람은 해외출장 한번 안 가는가, 불만입니다.


    저 사람으로 인해 내 인생이 행복하겠구나, 생각했었는데, 이제 저 사람이 없어야 내가 숨을 쉬겠구나, 라고 까지 생각합니다.


    그래서 필요한 노력이 그의 쓸쓸한 뒷모습을 보려는 노력입니다. 앞만 보고 서로 으르렁거릴 일이 아니라 철저하게도 가련한 그의 약함을 측은지심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입니다.


    아주 건강상태가 양호한 노인과 마주한 의사 선생님, 노인의 종합 검진 결과서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나이는 85세이신데, 몸의 나이는 50대였습니다. 도대체 건강관리의 비결이 뭐냐고 질문을 던졌습니다.


    “신혼 초에 부인과 약속 한 가지를 했었는데, 그걸 평생 지켰더니 이렇게 건강하더군.”


    “그 약속이 뭔데요?”


    “결혼생활 해나가다 보면 분명 서로로 인해 화날 일이 생기고, 언성을 높일 일도 생길 텐데, 그럴 때 마다 즉시 남편은 집밖으로 나가 산책을 하고, 부인은 작은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아걸고 독서나 음악 감상을 하기로. 서로간의 완충지대를 두고 끝까지 지켜나가기로.”


    결혼생활하시는 분들, 배우자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을 때, 그의 존재 자체가 싫증이 날 때, 계속 붙어있다 보면 심각성은 더해만 갑니다. 과감하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가까운 산이라도 다녀올 일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작은 계명 하나라도 어기면 안 된다고, 강하게 역설하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이 계명들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것 하나라도 어기고 또 사람들을 그렇게 가르치는 자는, 하늘나라에서 가장 작은 자라고 불릴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어기는 계명들은 주로 어떤 것들입니까? 죽을죄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주로 가까운 사람들로 인해 어기게 됩니다. 고백성사꺼리는 어디 다른 하늘 아래서 잘못한 것이 아니지요. 주로 부모 자녀 사이, 배우자 사이에서, 절친한 동료 사이에서 주로 생겨납니다.


    매일 저녁이면 저녁 마다 어제의 그를 내 안에서 몰아내면 좋습니다. 그 빈자리에 처음 만난 그, 좋았던 시절의 그, 상냥하고 싹싹하고 친절하던 그로 채우는 노력을 한번 반복해보십시오.


    매일 저녁 잠 자리에 들 때마다 ‘그’를 바라보며 주문 한 가지를 습관처럼 외워보십시오.


    “오늘이 지나면 다시는 못 볼 사람!”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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