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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골룸바의 일기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10-06-09 조회수370 추천수2 반대(0) 신고

매주 화요일밤 제가 나가는 기도회가 있습니다.
그 기도회는 다민족 기도회 라서,
여러 국적의 사람들이 많게는 스무명정도 모이는데,
동양인은 저 혼자 입니다.
서양인 이라 해서 다 같은 민족이 아닌, 정말 말 그대로 다민족 기도회 인데,
제가 처음 그곳에 발길을 했던 날이 생각 납니다.

조금은 수줍게 기도회에 들어가서 제 자신을 소개하며,
이 모임에 함께 하길 바란다는 이야기를 전했을때,
저마다 너무나 소박한 얼굴로 저를 반겨주었습니다.
대부분은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 이었고,
저와 비슷한 또래의 젊은 서양인 청년이 바로 제 옆자리에 함께 했습니다.

그곳에 모인 이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차례로 보았는데,
특별할것 없는 너무나 소박하고 평범한 사람들로만 보였습니다.
그리고 기도회가 시작되었을때,
저는 그들 각자가 저마다 자신이 만난 하느님을 모시며,
찬양하고 기도드리는 모습에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었는지 모릅니다.

마치 천지가 뒤집히는 듯한 쇼크를 받았는데,
기도회가 진행되는 두시간여의 시간동안,
그들각자 자유롭게 자기만의 방식으로,
하느님을 만나는 과정을 생생히 보았습니다.

어떤이는 두시간 동안 눈한번 뜨지 않은채,
평화로운 미소로 그가 만난 하느님을 모셨고,
또 어떤이는, 끝까지 한곳을 응시한채,
너무나 애절한 눈빛으로 그가 만난 하느님을 모셨습니다.
어떤 연세 많으신 할머니는 마치 어린아이가 된듯 춤을 추셨고,
어떤 사람은 홀로 꿇어 앉아 하느님을 맞이하였습니다........

다양한 민족의 사람들이,
저마다 다양한 각자의 하느님을 만나 그 한분을 모시는 것을 보고,
저는 '그래, 이곳이 바로 천국이구나... '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그들을 바라보느라 골룸바의 하느님을 모실 여유조차 없었지만,
저 또한 제가 만난 골룸바의 하느님이 계시기에,
조심스레 제 방식대로 나의 하느님을 모실 수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들에게 참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일주일에 단 두시간 동안의 기도회 모임 이지만,
그들은 그 두시간동안, 온 우주에 자기 자신과 그만의 하느님.
딱 그 둘이 마주 앉아 서로의 사랑을 교감하였습니다.
그들에게 주변에 누가 있고없고의 여부는 중요치 않았고,
오히려 그들에게는 다른이의 시선이나 존재따위는 없었습니다.
그저 그 시간동안 만큼은, 그들 각자가 만난 하느님만을 위한 시간 이었고,
그들의 하느님은 그 시간을 오직 그들을 위해 쓰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들중에는 인도인이 여럿 섞여 있는데,
한국인인 저의 눈에 특히나 그 인도인들의 외모는 상당히 특이해 보였습니다.
제가 인종차별을 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외모가 많이 낯설었던 것 같습니다.
그들의 이목구비와 체형 또한 자꾸만 눈에 들어오는 것은 어쩔수가 없었습니다.

어느날, 주님께서는 그곳에 모여 있는 모든 사람들의 영혼을,
한명 한명 제게 보여 주셨습니다.
너무나 놀라웠던 것은, 매번 특이하고 낯설게만 느껴졌던 그 인도인들의 영혼이,
얼마나 영롱하고 아름다웠는지 모릅니다.
마치 너무나 아름답고 사랑스런 천사에게 사람의 가죽을 씌워 놓은듯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 가죽은 아무런 의미조차 없다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작은 홀이 아닌, 어느 아름다운 숲속에서 주님을 중심으로,
둥그렇게 모여 앉아 함께 기도드리고 있는 우리들의 진짜 모습을 보았습니다.
저마다 너무 아름다운 영혼을 갖었고,
그 영혼들은 세상에서의 공간이 아닌,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느 공간에서 주님을 찬미하고 있었습니다.

세상에서의 작은 사람, 큰 사람을 정하는 기준은 너무나 바보 같습니다.
눈앞에 보여지는 것이 그 기준을 지배합니다.
하느님께서도 사람의 겉모습이 아닌 그 사람의 '속마음'을 보신다 하셨는데,
우리들은 그 사람의 외모와, 입고 있는 옷, 꾸며진 장신구, 타는 차, 사는 집...
이런 바보같은 기준으로 그 사람을 평가 합니다.

세상에서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고,
그들이 하는말에 아무도 귀 기울여 주지 않는 이들의 영혼 까지도,
하느님은 얼마나 빛나는 보석처럼 창조하시었는지,
그들은 알지도 못 합니다.
오히려 그들의 모름을 무지함이 아닌,
사람을 판단하는 멋진 잣대를 가졌노라 으시대기 바쁩니다.

주님께서는 늘 제게 사랑고백을 하십니다.
"어떤 보석이 너 보다 더 빛날 수 있을까...
 어떤 보물이 너 보다 더 귀할 수 있을까..."

저는 주님의 이 사랑고백이, 비단 제게만 하시는 고백이 아니심을 압니다.
이는 온 인류를 향하신 사랑의 고백 이십니다.
우리 한사람 한사람을 이렇게 사랑하시는,
그분만의 사랑 고백이신 것 입니다.

이제는 그분께 우리들의 사랑을 드려야 하지 않을까요.
하느님 왕국에서의 큰사람 자격 갖추어,
언젠가 때가 오면, 멋지게 그분 왕국으로 입성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게 되면 우리 주님 어깨가 얼마나 든든하실까요 ^^

저는 오늘 새로운 희망으로 부풀어 오릅니다.
골룸바 하느님의 왕국을 향한 기대와 희망으로,
가슴이 떨리고 행복해 집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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