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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0-06-10 조회수1,058 추천수18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0년 6월 10일 연중 제10주간 목요일
 
 
 
 
Whoever is angry with his brother
will be liable to judgment,
and whoever says to his brother,
‘Raqa,’ will be answerable to the Sanhedrin,
and whoever says, ‘You fool,’ will be liable to fiery Gehenna. 
(Mt.5.22)
 
 
제1독서 열왕기 상 18,41-46
복음 마태오 5,20ㄴ-26
 
자신의 그림자를 무척이나 싫어하는 형제님이 계셨습니다. 그림자가 자신의 모습을 비춘 것인데도 불구하고, 그 그림자 자체를 너무나도 보기 싫어했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그는 이 그림자로부터 도망치겠다고 다짐을 하고 전력질주를 하여 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그림자는 쉽게 그를 쫓아왔습니다. 그는 더욱더 힘차게 속도를 내어 뛰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그림자도 그의 속도에 맞춰서 그를 쫓아올 따름이었습니다.

이제는 힘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은 상태가 되었습니다. 땀이 비 오듯 흘렀고, 그래서 좀 쉴까 해서 한 나무의 그림자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바로 그 순간 그는 깨달았답니다. 자신의 그림자를 없애기 위해서는 남의 그림자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지요.

이 이야기는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줍니다. 사실 자신의 단점들이 정말로 보기 싫은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단점으로부터 도망치려 할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그러나 그 단점은 좀처럼 내게서 떨어지지 않습니다. 이 단점으로부터 도망치려고 하면 할수록 내 곁에 꽉 붙어서 나를 힘들게만 합니다.

그렇다면 이 피하고 싶은 단점들을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그냥 포기하며 살면 될까요?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앞서 자신의 그림자를 싫어하는 사람이 나무의 그림자 안에 들어갈 때 자신의 그림자를 없앨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처럼, 나의 이웃과 함께 할 때 가능하게 됩니다. 그들의 그림자로 인해 내가 피하고 싶은 단점과 결점을 극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중요한 이웃과 어떠한 관계를 가져야 할지를 오늘 복음을 통해 말씀하십니다.

형제에게 성을 내어서도, ‘바보’라고 말해서도, ‘멍청이’라고도 말해서는 안 된다고 하십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화해를 하고, 하느님께 예물을 바쳐 용서를 청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왜냐하면 이 형제 자매만이 나의 결점과 단점을 극복시키고, 하느님 앞에 제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혼자가 아닌 함께 살도록 창조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이 세상 안에서 나는 과연 나의 이웃과 얼마나 화합하며 살고 있었는지요?

이웃과 함께 어울리며 살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생각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우선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볼 때가 참 많습니다.

로버트 풀턴이라는 사람이 처음으로 증기선을 개발했을 때 수많은 사람들이 구경하러 모여서 이렇게 말했다고 하지요.

“저 배는 절대 움직이지 않을 거야...”

하지만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과 달리 배는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이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저 배... 다시 서지 않을 거야.”

이렇게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보면 무엇이든 할 수 없으며, 당연히 함께 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좀 더 긍정적인 생각이 나의 이웃과 함께 할 수 있으며, 이것이 바로 내가 이 세상 안에서 사는 길입니다.




사랑은 내 영혼을 누군가에게 던지는 것이다(그라시안).





공짜 초코바 얻은 날(정수리, ‘좋은생각’ 중에서)

20대 초반 당뇨에 걸렸다. 어느 날 음식을 제대로 못 챙겨 먹은 상태에서 주사를 양껏 맞고 버스를 탔다. 하교 시간이라 버스는 중학생으로 만원이었다. 어쩌면 그리 큰 목소리로 떠드는지... 남편과 맨 앞 좌석에 앉아 미간을 찌푸리는데 갑자기 당뇨 쇼크가 찾아왔다.

등이 뜨거워지고 누군가 물뿌리개로 물 주는 것처럼 식은땀이 쏟아졌다. 턱이 굳고 말이 어눌해지다 아예 안 나왔다. 대뇌의 작동이 멈춘 듯 이름도 전화번호도 기억하기 어려우면 매우 급하다는 뜻이다. 이럴 땐 빨리 단 것을 입에 넣어 줘야 한다.

비상시를 대비해 핸드백에 넣어 둔 초콜릿을 찾았다. 그런데 아뿔싸! 아들 녀석이 홀라당 꺼내 먹고 껍질만 다시 쑤셔 넣었다. 나에겐 약이지만 아들 녀석 눈에는 엄마가 잘 안 사 주는 초코바였으니 야단칠 수도 없고, 확인 안 한 채 외출한 나의 불찰이었다. 남편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자기 호주머니를 여기저기 뒤졌다.

일분일초가 위태로운 상황, 갑자기 남편이 버스 중앙에 서서 외쳤다. “학생들, 아내가 당뇨 쇼크에 빠졌는데 누구 단 음식 있어요?” 시장 바닥 같던 버스가 물을 끼얹은 듯 일순간 조용해졌다. “여기요!” “제 것 드세요.” “이거 한 봉지 다 드릴게요.” 초코바, 캔디, 마시멜로 등 단 음식이 허공에 가득 떴다.

남편은 가장 가까운 학생의 초코바를 받아 내 입에 넣어 주었다. 입에 넣고 삼킨 뒤 버스 안을 둘러보았다. 시끄럽던, 철없어 보이던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모두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했다. 버스는 누군가 꿀꺽 침 삼키는 소리가 들릴 만큼 무거운 침묵에 싸였다. 뭐라도 말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에 눌려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떻게 하면 공짜 초코바를 얻어먹을 수 있는지 보여 드린 것입니다.”

나는 찡긋 윙크하며 말했고, 아이들은 와하하 폭소를 터트리며 박수 쳤다. 다음 정거장에서 내릴 때까지 아이들의 박수 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우리 부부는 양손을 머리 위로 들어 하트 모양을 만들었다. 멀리 사라지는 버스 뒤 창문에 닥지닥지 매달린 아이들이 끝없이 손을 흔들었다. 나는 그날을 공짜 초코바를 얻은 날이 아니라 공짜 사랑을 엄청 받은 날로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Nothing Gonna Change My Love For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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