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골룸바의 일기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10-06-11 조회수359 추천수2 반대(0) 신고
이제막 세살이된 저의아이 사무엘은,
얼마전 부터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엄마를 떨어져 보는 아이를 데리고 유치원에 내려 놓고는,
돌아서서 집에 오는길, 차안에서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요.
이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주님께 너무 큰 복을 받아 감사하다며 울었고,
이제 작은 사회에 첫발을 내딛으며,
느껴지는 왠지모를 서운함과 두려움에,
주님께서 늘 함께 해달라 청하며 울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집에 도착해 30분도 안되어 유치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아이가 엄마 찾으며 울기 시작해서 그치지를 않는다는 전화 였습니다.
만감이 교차하며 눈물을 흘렸던 조금전의 일이,
참으로 부끄러워질 만큼의 반전이었지요.
 
아이도, 저도 처음 겪는 일 이었기에 그럴만도 하였을 일은 맞았지만,
유치원에서 제게 요구하기를,
억지로 아이 떼어 놓는 것은 좋지 않기 때문에,
아이가 적응을 할때까지 무기한 엄마가 함께 유치원에 있어달라는 것 이었습니다.
아이를 위해서라면 그러겠노라 다짐했지만,
그게 한달이 지나고, 두달이 지나도 도통 떨어지려 하지를 않았습니다.
 
하루이틀도 아니고 쉽지 않은 일 이었습니다.
슬슬 피곤함이 느껴지기 시작했고,
내가 잘못키워 그런것만 같았습니다.
뭔가 크게 잘못된것 같다는 생각에 고민이  깊어져 있는데,
주님께서는 제게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나의 딸아, 나의 눈에는 너희들 모두가 똑같게 보이는구나.
 사무엘이 처음 경험하는 것과 같이,
 너또한 처음으로 엄마가 되었지 않니.
 처음이라 서투름은 있지만, 그래도 괜찮다.
 나의 눈에는 아주 잘 하고 있어 보인다."
 
제게는 아주 큰 위로가 되었던 말씀이었습니다.
뭐든 다 저의 잘못 같아 엄마로써의 자신감 까지 상실했던 저는,
제게 속삭여 주시는 주님의 말씀으로 다시 일어 설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루하게만 느껴졌던 아이의 적응에 조금씩 변화가 생겼습니다.
제가 눈앞에서 사라지만 금방 불안해 하던 아이가,
"엄마, 심심하면 차에 가있어도돼!" 해주었고,
아이가 행여 불안해 할까봐서,
아이가 창문넘어로 제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게,
잘 보이는 곳에 주차를 해두고 차안에서 기다릴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록 답답한 차안 이었지만,
저는 몇시간 동안 주님과 조용히 함께 할수 있는 시간을 허락받은 것 이었습니다.
침묵속에, 주님과 서로 마주보며 웃을수도 있었고,
때로는 쉴새없이 조잘 거리며 수다도 떨수 있었습니다.
언젠가 부터는, 아이가 유치원 가기전에,
제 가방 안에 성경책과 기도책, 그리고 제가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 적는 공책까지,
모두 챙겨 넣어 주었습니다.
아마도 창문넘어로 엄마가 하는 모습을 다 보고 있었던 모양이었습니다.
참으로 사랑스러운 아이지요...
 
저는 이제 다음주 부터 새로운 도전을 해볼참 입니다.
사무엘을 잘 설득해서,
아이는 유치원에 그리고 저는 집으로 와보려 합니다.
실패를 하게 되더라도 제손 꽉 잡고 계신 주님과 함께 해보려 합니다.
 
그런데, 제 마음은 어쩐지 슬퍼집니다.
한시도 제 시야에서 떨어 뜨려본 적이 없는 아이를,
이제는 정말 떨어 뜨려야 한다는 사실에 말입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잃어버린 한마리양을 되찾으심을 기뻐하십니다.
잠시 눈을 감고 주님께 당신의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엿볼수 있게 해주십사 청하였습니다.
주님께서 제게 그 마음을 보여 주셨습니다.
 
"내가 없는 곳에서 얼마나 무섭고 두려울까.
 낯선곳을 헤매이며 나를 찾고 있겠지.
 행여 그놈이 어리석어 일부러 나를 떠난 것이라 하여도,
 그것은 나에게 중요치 않으리.
 내 마음은 오직...
 내가 없는 곳에서 고생스런 길을 홀로 걷고 있는 한 아이에 대한 사랑...
 그뿐이리라..."
 
그 마음은, 꼭 저의 마음과 같았습니다.
제가 없는 동안 사무엘이 무섭고 두렵지나 않을까.
아무리 찾아도 엄마가 없네... 엄마가 도대체 어디로 간걸까...
시무룩하게 앉아 있을 아이 모습이 떠올라 슬퍼지는 제 마음과 말입니다.
유치원 이라는 작은 사회안에 몇시간 떨어뜨리는 제 마음도 이러한데,
이 세속안에 당신의 어린양을 보내시는 주님의 마음은 어떠하실까요.
당신 떠나 홀로 낯선길 걷고 있는 수많은 양들을 바라보시는,
그분의 마음은 지금 어떠하실까요...
 
오직 당신 없는 곳에서 고생스런 길 홀로 걷고 있는,
한 아이에 대한 사랑... 그뿐이시라는 우리 착한 주님 마음... 어떻게 하나요...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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