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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6월 12일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기념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0-06-12 조회수600 추천수14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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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2일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기념일-루카 2,41-51

 

 http://www.catholic.or.kr



“그의 어머니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였다.”


<긍정적 수용>


     인간’이라는 존재, 어찌 보면 참으로 나약하기 그지없는 존재입니다. 아무리 ‘난다긴다’ 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한5분 숨 못 쉬면 그걸로 끝입니다. 큰 파도에 제대로 한번 휩쓸리면 그걸로 그만입니다. 갑작스럽게 닥쳐오는 자연 재해 앞에 속수무책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인간은 위대합니다. 무한하게 확장시켜나갈 수 있는 각자의 정신세계를 소유하고 있어서 그렇지요. 그 누구도 침해하지 못할 영혼의 영역을 지니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다가온 현실 상황이 아무리 열악하다 하더라도, 주어진 매일 매일의 일상이 아무리 지옥 같다 할지라도, 어깨에 메워진 십자가가 아무리 육체를 짓눌러도, 영혼만큼은 침해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정신만큼은 유유자적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 각자에게 주신 선물 가운데 가장 큰 선물 가운데 하나는 아무래도 ‘영혼의 자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 사람을 두 평 남짓한 찌는 듯한 독방 속에서도 가두어도 그의 영혼만큼은 가둘 수 없습니다. 그의 꿈, 비전, 그의 희망, 그의 정신만큼은 가둘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열악한 상황이라 할지라도 긍정적이고 낙관적으로 수용하는 삶의 태도만큼은 억압할 수가 없습니다.


    성모님의 생애, 예수님으로 인해 참으로 행복한 나날이었습니다. 구세주 하느님을 당신의 태중에 모셨습니다. 몸소 그를 낳으셨습니다. 오랜 세월 그를 당신 품에 안고 고이고이 길렀습니다. 무럭무럭 성장해나가는 소년 예수를 바라보며 참으로 대견스럽고 자랑스러우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동전에는 양면이 있습니다. 빛이 있으면 반드시 그림자가 있기 마련입니다.


    구세주의 어머니가 됨으로 인한 남모를 고초와 아픔과 상처가 왜 없었겠습니까? 오늘 복음은 성모님의 상처와 슬픔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소년 예수와 함께 예루살렘 순례 길에 오르셨던 성모님과 요셉은 어느 순간 소년 예수가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많은 부모님들, 행락 철, 수많은 인파 가운데 잠시 동안이나마 아이의 손을 놓쳐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미아보호소에서 되찾은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성모님과 요셉은 장장 사흘간이나 소년 예수를 찾아다녔습니다. 처음에는 곧 찾겠지, 했었는데, 사흘 동안이나 못 찾았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마음은 불안해져갔을 것입니다. 나중에는 왜 이렇게 애를 태우는가, 화도 났을 것입니다. 더 시간이 흐르면서 혹시나 유괴된 것은 아닌지, 노예상인들에게 끌려간 것은 아닌지, 두려움에 떨었을 것입니다.


    다행히 소년 예수는 예루살렘 회당에 있었습니다. 부모의 걱정과는 달리 너무나 태연한 모습으로 율법 교사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성모님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었고, 기가 차지도 않았지만, 최대한 인내심을 발휘해서 소년 예수에게 묻습니다.


    “애야, 우리에게 왜 이렇게 하느냐? 네 아버지와 내가 너를 애타게 찾았단다.”


    그 상황에서 소년 예수의 반응을 보십시오.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저는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할 줄 모르셨습니까?”


    참으로 많은 의미가 담긴 말이자, 소년 예수로서는 그 순간 꼭 해야 될 적절한 말씀이었겠지만, 아직 마음의 준비가 덜 된 성모님께는 정말 가슴을 헤집는 비수 같은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성모님은 구세주의 어머니가 됨으로 인해 한 두 번이 아니라 셀 수도 없이 많이 이와 비슷한 체험을 하셨을 것입니다. 이해하지 못할 예수님의 돌출발언들, 납득할 수 없는 행동들로 인해 많은 상처도 받으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모님은 그때 마다 항상 그 모든 일들을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셨습니다.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셨다는 것은 그냥 참지, 그냥 웃고 말지가 절대로 아닙니다. 아무리 이해하지 못할 상황, 견디기 힘든 상황이라 할지라도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비극적인 현실 안에서도 희망의 날갯짓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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