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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반비례 법칙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6-13 조회수775 추천수14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연중 11 주일 - 반비례 법칙

 


 

오늘 복음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예수님께서 순서의 혼돈을 일으키고 계심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의 집에 식사하러 들어가셨습니다. 그 때 한 창녀가 들어와 예수님의 발을 머리카락으로 닦고 기름을 발랐습니다. 예수님께 대한 사랑이 별로 없었던 바리사이는 창녀에게 그런 대접을 받는 예수님을 이상하게 여겼습니다.

예수님은 돈을 많이 탕감 받은 사람과 적게 탕감 받은 사람 중에 어떤 사람이 더 탕감해 준 사람을 사랑하겠느냐고 물으십니다. 바리사이는 당연히 많이 탕감 받은 사람이 더 많이 사랑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은 죄를 많이 용서받은 사람이 적게 용서받은 사람보다 더 많이 사랑하게 된다고 말씀하시려는 듯 보입니다.

그러나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여자가 이토록 많은 사랑을 보였으니 그만큼 많은 죄를 용서받았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비유말씀으로는 죄를 많이 용서받아서 더 많이 사랑한다고 말씀하시더니 실제로는 많이 사랑해서 죄를 더 많이 용서받았다고 하십니다.

도대체 많이 용서받아서 많이 사랑하게 되는 건지 많이 사랑해서 많이 용서받게 되는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여기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려는 것은 죄의 용서와 사랑은 순서에 상관없이 동시적으로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즉, 죄와 사랑은 반비례합니다. 죄가 많아지면 그만큼 사랑이 줄어들고 사랑이 많아지면 그만큼 죄는 줄어드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사랑을 하지 않는 것 자체가 죄이고 죄를 짓는 것 자체가 사랑하지 않는 것입니다.

 

얼마 전에 한 중학생이 자신을 길러준 할머니를 살해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는 할머니를 죽이기 위해서 인터넷에서 사람 죽이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그것을 일러주는 제보자도 있어서 전에 있었던 어떤 살인 사건을 참조하라고 추천하였습니다. 그는 그런 제보들을 수집하고 할머니가 잔소리를 하자 할머니를 둔기로 쳐서 죽였습니다. 토막을 내서 버리려고 했지만 그것이 잘 되지 않자 그냥 이불을 덮어씌우고 불을 질렀습니다.

 

이는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학생이 언제부터 죄를 짓기 시작한 것일까요? 당연히 할머니를 죽일 당시만은 아닐 것입니다. 인터넷으로 살인방법을 찾을 때부터 죄를 지은 것인가요? 아닙니다. 그 이전입니다. 그가 죄를 짓기 시작한 것은 할머니께 대한 사랑이 사라질 때부터 서서히 시작된 것입니다. 할머니를 덜 사랑하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할머니를 죽여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할머니를 덜 사랑하기 이전에 다른 무슨 죄를 짓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면 그에게 살인방법을 제보한 사람은 아무 죄가 없는 것일까요? 그는 자신이 제보하는 사람이 누구를 실제로 죽이게 될 줄은 몰랐을 것입니다. 그렇더라도 자신과 상관없는 사람이 어떻게 되든지 무관심한 자세가 인간에 대한 사랑이 없다는 것을 증명해줍니다. 실제로 아무에게도 피해만 안 주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사실 알게 모르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며 살고 있는 것입니다. 인간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혼자 죄를 짓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고 혼자 사랑이 늘어나도 다른 사람에게 이득이 갑니다.

 

오늘 복음말씀에 나오는 여자는 아마 창녀였을 것입니다. 자신의 죄로 수많은 가정을 파괴하게 만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죄를 용서받고 사랑을 다시 회복하였습니다. 어떤 힘이 그녀를 되돌아서게 만들었을까요?

오늘 복음에서는 그녀의 겸손이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이 여인은 먼저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사람들로부터 죄인이란 손가락질을 받으며 예수님을 찾아 길을 나서야 했습니다. 그리고는 예수님의 발을 눈물로 적시고 머리카락으로 씻었습니다. 그리고 향유를 발랐습니다. 머리는 사람의 가장 높은 부분이고 발은 가장 낮은 부분입니다. 손으로 발을 씻어주는 것도 종의 신분이나 하는 것인데 머리로 발을 씻는다는 것은 자신을 한없이 낮추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신을 예수님 앞에서 한 없이 낮추었을 때 향유가 뿌려졌습니다. 향유는 성령님을 상징합니다. 세례, 견진, 서품, 병자 성사 등에서 사용하는 향유 역시 성령님을 상징하는 것이고 예수님께서 기름부음 받으셨다는 것도 성령님이 예수님께 내려오셨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기름부음 받은 사람을 메시아, 혹은 그리스도라 합니다. 자신을 한 없이 낮추니 죄의 용서를 받고 사랑인 성령님께서 다시 오신다는 뜻입니다.

고해성사가 바로 이것입니다. 고해성사는 자존심을 죽이고 그리스도를 대신하는 사제 앞에 무릎을 꿇고 겸손되이 죄를 고백합니다. 그 무릎을 꿇는 것 자체가 이미 겸손이고 죄를 사람에게 고백하는 것 자체가 겸손입니다. 이 때 죄를 용서받고 보이지 않는 성령님께서 다시 그에게 오시는 것입니다.

 

모든 죄에는 교만이 많거나 적거나 들어가 있습니다. 따라서 완전하게 겸손하지 않은 이상은 죄를 짓지 않아도 사실은 죄를 짓고 있는 것입니다. 죄를 지으면 사랑이 그만큼 사라지는데, 가끔은 자신과 아무런 상관도 없는 사람이 싫어질 때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혹은 아무 이유 없이 사람들을 만나기 싫어지고 미워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모든 이유들이 다른 사람들이 아닌 자신에게 문제가 있음을 말해줍니다.

 

카인은 동생 아벨을 죽였습니다. 하느님은 카인에게 벌을 내리고 사람들 사는 곳으로 쫓아 보내십니다. 카인은 너무 엄한 벌을 내린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자기를 잡아 죽일 것이라고 두려워합니다. 하느님은 그에게 표를 해 주어 사람들이 그를 건들지 못하게 하십니다.

카인이 잘못을 저지른 것은 하느님과 동생에게 입니다. 그런데 정작 아무런 상관도 없는 다른 사람들이 두려워집니다. 왜 사람들이 두려워지고 만나기 싫어질까요?

첫 째는 카인은 하느님이 사람들을 통해 자신에게 그 벌을 내리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죄를 지으면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고통이 죗값으로 여겨지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카인은 다른 사람들도 자신의 심성을 지니고 있으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동생을 죽인 것처럼 다른 사람들도 자신을 충분히 죽일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사람들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결국 자신이 그런 사람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성령님은 비둘기 모양으로 예수님께 내려왔습니다. 다른 새도 많은데 왜 하필 비둘기였을까요? 비둘기가 사랑이 가장 많은 새를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면에서 비둘기가 사랑이 많다는 것일까요? 바로 겁을 상실한 것에서 그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새를 잡으려고 사냥도 하고 새장에 가두어놓고 관상을 하기도 합니다. 이런 부류에서 제외되는 유일한 새가 비둘기입니다. 유럽에는 각 집 벽 틈새마다 비둘기 집이 있을 정도로 비둘기가 사람과 가깝습니다.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들은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걸어가면 조금만 비킬 뿐이지 다른 새들처럼 두려움에 떨거나 산 속으로 피해버리는 일은 없습니다. 일부러 놀라게 하여도 조금 날아갈 뿐 먹이를 뿌리면 다시 내려와서 앉습니다. 항상 사람과 함께 있기 때문에 굳이 잡을 필요도 없고 새장에 가두어놓을 필요도 없습니다.

왜 비둘기는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것일까요? 본성이 선하기 때문에 지구의 가장 무서운 포유류인 사람도 무섭지 않은 것입니다. 그렇게 믿는 비둘기를 사람들도 다른 새들처럼 대하지 않고 평화롭게 대해줍니다. 사람들을 무서워하지 않아서 사람들도 무섭게 하지 않는 것인지 사람들이 무섭지 않아서 그들도 다가오는 것인지 그 순서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악은 선으로 이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죄는 사랑으로 이기고, 미움은 용서로 이기고, 폭력은 비폭력으로 이기고, 불신은 믿음으로 이길 수 있습니다.

반비례하는 것들은 하나가 증가하면 다른 하나는 자연적으로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사랑이 늘어나면 자연히 죄는 줄어듭니다.

  

 
 
 
 
 
 
<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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