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개안(開眼)
작성자김용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6-13 조회수377 추천수3 반대(0) 신고
그때에 바리사이 가운데 어떤 이가 자기와 함께 음식을 먹자고 예수님을 초청하였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그 바리사이의 집에 들어가시어 식탁에 앉으셨다. 그 고을에 죄인인 여자가 하나 있었는데, 예수님께서 바리사이의 집에서 음식을 잡수시고 계시다는 것을 알고 왔다. 그 여자는 향유가 든 옥합을 들고서 예수님 뒤쪽 발치에 서서 울며, 눈물로 그분의 발을 적시기 시작하더니 자기의 머리카락으로 닦고 나서, 그 발에 입을 맞추고 향유를 부어 발랐다.
예수님을 초대한 바리사이가 그것을 보고, ‘저 사람이 예언자라면, 자기에게 손을 대는 여자가 누구이며 어떤 사람인지, 곧 죄인인 줄 알 터인데.’ 하고 속으로 말하였다
.
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시몬아, 너에게 할 말이 있다
.”
시몬이 “스승님, 말씀하십시오.” 하였다
.
“어떤 채권자에게 채무자가 둘 있었다. 한 사람은 오백 데나리온을 빚지고, 다른 사람은 오십 데나리온을 빚졌다. 둘 다 갚을 길이 없으므로, 채권자는 그들에게 빚을 탕감해 주었다. 그러면 그들 가운데 누가 그 채권자를 더 사랑하겠느냐
?”
시몬이 “더 많이 탕감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옳게 판단하였다.” 하고 말씀하셨다
.
그리고 그 여자를 돌아보시며 시몬에게 이르셨다. “이 여자를 보아라. 내가 네 집에 들어왔을 때, 너는 나에게 발 씻을 물도 주지 않았다. 그러나 이 여자는 눈물로 내 발을 적시고 자기의 머리카락으로 닦아 주었다. 너는 나에게 입을 맞추지 않았지만, 이 여자는 내가 들어왔을 때부터 줄곧 내 발에 입을 맞추었다. 너는 내 머리에 기름을 부어 발라 주지 않았다. 그러나 이 여자는 내 발에 향유를 부어 발라 주었다. 그러므로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이 여자는 그 많은 죄를 용서받았다. 그래서 큰 사랑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적게 용서받은 사람은 적게 사랑한다.

그러고 나서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그러자 식탁에 함께 앉아 있던 이들이 속으로, ‘저 사람이 누구이기에 죄까지 용서해 주는가?’ 하고 말하였다
.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에게 이르셨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

그 뒤에 예수님께서는 고을과 마을을 두루 다니시며,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시고 그 복음을 전하셨다. 열두 제자도 그분과 함께 다녔다. 악령과 병에 시달리다 낫게 된 몇몇 여자도 그들과 함께 있었는데, 일곱 마귀가 떨어져 나간 막달레나라고 하는 마리아, 헤로데의 집사 쿠자스의 아내 요안나, 수산나였다. 그리고 다른 여자들도 많이 있었다. 그들은 자기들의 재산으로 예수님의 일행에게 시중을 들었다.(루카 7:36-8:3)
 
어떤 사람의 이론을 알려고 할 때에는 그 사람의 책을 보지 않고 그 이론을 다른 사람이 해석한 것을 볼 때가 많다. 말씀과 같은 진리가 살이 되었다. 따라서 다른 사람이 주장하는 이론을 보려면 그의 삶을 통해서 보아야 한다. 즉 그들이 다른 사람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대하는가를 보아야 한다. 다른 사람을 아는 것과 하느님을 아는 것은 다를 게 없다. 바리사이들도 굳건한 믿음 속에서 살았다. 그러나 참된 믿음을 가진 사람들은 바리사이들을 악마로 생각하기 때문에 그들의 덫에 걸리지 않았으며 “하느님께서는 믿음이 깊은 사람들을 사랑하시면 죄인을 미워하신다.”는 단순한 생각을 했다. 그래서 그들은 믿음이 깊은 사람은 사랑하고 죄인들은 미워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바리사이들은 참된 믿음을 가진 사람들과는 예수님을 보는 눈이 달랐다.(요한 9:16 참조) 예수님께서는 시몬이 당신을 제대로 알기를 바라셨다. 랍비를 집으로 초대할 때에는 정중함의 표시로 먼저 랍비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그에게 평화의 키스를 하고 발을 씻어주고, 향을 피우거나 랍비의 머리에 장미 기름을 한 방울 떨어뜨려 주어야 했다. 그러나 시몬은 예수님을 자신의 집으로 맞아들이면서 이렇게 하지 않았다. 그는 예수님을 스승으로 맞아들이지 않았던 것이다. 이러한 결례를 예수님께서 모르실 리가 없었다. 죄인인 한 여인이 도착할 때까지는 아무 일도 없었다. 시몬은 그 여인이 예수님의 발에 입을 맞추고 향유를 부어 바르는 것을 보고, ‘저 사람이 예언자라면, 자기에게 손을 대는 여자가 누구이며 어떤 사람인지, 곧 죄인인 줄 알 터인데.’하고 속으로 말하며 예수님을 의심했다. 이를 통하여 예수님께서 온갖 비난을 받으시면서도 명성을 쌓아가셨던 그 시대의 상황을 엿볼 수 있다. 그렇게 믿음이 깊었던(?) 시몬의 집에서 그런 일이 일어났는데 어찌 그를 하느님의 사람이라 부를 수 있겠는가? 바라사이들의 관점에서 예수님에 관한 가장 괴로운 일은 뭇사람의 손가락질을 받고 있던 사람들과 어울리시면서도 전혀 개의치 않으셨을 뿐만 아니라 지혜가 뛰어났다는 점이었다. 예수님께서는 랍비 학교에 다니시지도 않았지만 랍비들과의 논쟁에서 항상 이기셨다. 예수님께서는 시몬이 결례했던 것을 죄인인 여인을 통하여 보여주셨던 것이다. 그 여인을 칭찬하심으로써 시몬에게 경고를 하신 것이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죄를 씻는 교회의 절차를 완전히 무시하시고 그 여인의 죄를 용서하신다고 말씀하셨다. 바리사이들에게는 자비가 없었으므로 아무도 교회를 통해서는 죄를 용서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셨기 때문이다. 성 대 레오 교황학자(St. Leo the Great)가 말했듯이 예수님은 “우리에게 뻗치신 하느님의 자비의 손”이셨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런 다음 예수님께서는 시몬의 집을 나오셔서 열 두 제자와 예수님의 치유의 은사를 받은 여인들과 함께 당신의 길을 가셨다.
 
에리흐 마리아 레르마크(Erich Maria Remarque)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으로 참전했던 경험을 토대로 쓴『서부 전선(西部戰線) 이상 없다(All Quiet on the Western Front)』에는 한 젊은 독일 병사가 참호에서 소총을 들고 숨어 있었는데 갑자기 프랑스 병사가 참호에 뛰어들자 사격을 가하여 그를 죽게 하는 장면이 나온다. 처음으로 사람을 죽였기 때문에 그의 이름이 궁금했다. 그리하여 그는 프랑스 병사의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냈다. 지갑 안에는 한 젊은 어머니가 어린애를 안고 있는 사진이 있었다. 갑자기 목에 무엇이 걸려 질식할 것 같았다. 죽은 병사는 적이 아니라 자신처럼 사랑하고 사랑을 받았던 한 아버지였고, 한 남편이었기 때문이었다. 한 때는 죽은 병사를 적(敵)으로 생각했지만 이렇게 생각하니 용서가 되었고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떤 사람을 용서하려면 자비의 눈으로 그 사람을 보아야 한다는 것을 실감했다. 용서한다는 것을 죄인을 해방시키고 자신도 죄인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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