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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여자를 보아라" - 6.13,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6-13 조회수378 추천수5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6.13 연중 제11주일

사무엘 하12,7ㄱㄷ-10,13 갈라2,16.19-21 루카7,36-8,3

 

 

 

 

 

 

"이 여자를 보아라"

 

 

 

행복한 삶이라 강론 제목을 정했다가

복음의 주인공이 우리 신앙의 모범이기에

복음 대목 중 한 말마디를 택해

'이 여자를 보아라'로 강론 제목을 바꿨습니다.

어제 마침 피정 온 젊은 형제들에게 강의 때 다음 물음을 던졌습니다.

 

“여러분은 자유롭습니까? 행복합니까? 희망이 있습니까?”

 

웃기만 할뿐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참 나를 알아 살 때 자유롭고 행복합니다.

여러분은 내가 누구인지 정말 압니까?

아무도 줄 수 없는 자유요 행복이요 희망입니다.

내가 찾아 발견하여 살지 않으면 자유도 행복도 희망도 없습니다.

나를 찾아야 합니다.

탐욕에, 소유에, 걱정 근심에, 두려움과 불안에 사로 잡혀

나를 잊고 사는 사람 너무 많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나?”

 

끊임없이 묻고 찾아야 합니다.

참 자기를 찾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하여 주님의 다음 말씀입니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

 

끊임없이 청하고, 찾고, 문을 두드리는 자가

진정 살아있는 사람이요 구도자입니다.

이런 이에게 은총의 선물로 주어지는

참 나의 자유요 행복이요 희망입니다.

이런 이들이 우선 착수해야 할 것은 회개입니다.

 

 

회개하십시오.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예수님께서 갈릴래아 전도를 시작할 때의 첫 말씀으로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말씀을 요약하면 이 말씀 하나뿐입니다.

회개할 때 용서받습니다.

한 번으로 끝나는 회개가 아니라

평생 회개의 여정 중에 있는 우리들입니다.

회개하여 용서 받을 때 참 나의 발견입니다.

회개하지 않으면 평생 참 나를 살지 못하고 거짓 나를 살다가

그 인생 허무하게 마칠 수 있습니다.

자기 발견의 첩경은 회개뿐입니다.

 

회개는 무엇입니까?

하느님 앞에 돌아와 하느님의 거울에 자기를 비춰보는 것입니다.

거울에 내 얼굴의 모습이 환히 드러나듯

하느님 얼굴에 환히 드러나는 내 영혼의 얼굴입니다.

오늘 다윗을 보십시오.

나탄 예언자를 통해 나타나신 주님의 준열한 꾸중과 질책에

정신이 번쩍 든 다윗은

그대로 주님의 거울에 반사된 죄로 얼룩진 자신의 추한 영혼을 발견합니다.

 

“내가 주님께 죄를 지었소.”

 

죄를 고백함으로 무지와 교만, 탐욕의 죄에서 해방되어

참 자기를 찾은 다윗입니다.

다윗의 이 겸손한 회개의 고백에 감동하신 주님은 즉시 다윗을 용서하십니다.

죄의 회개를 통해 하느님께 가까이 갈 수 있고 겸손해질 수 있다면

죄 또한 은총임을 깨닫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여인의 모습은

그대로 예수님의 거울 앞에서 자신을 비춰보며 회개하는 모습입니다.

‘그 여자는 향유가 든 옥합을 들고서 예수님 발치에 서서 울며,

  눈물로 그분의 발을 적시기 시작하더니 자기의 머리카락으로 닦고 나서,

  그 발에 입을 맞추고 향유를 부었다.’

회개하는 여인의 아름다운 영혼에,

그 사랑과 믿음에 감동하신 주님의 용서의 선언이자 구원의 선언입니다.

 

“너는 죄를 용서 받았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라”

 

가장 아름다운 영혼은 회개로 겸손해진 영혼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시간,

주님의 거울 앞에 나를 비춰보며

회개하는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의 말씀이기도 합니다.

주님의 앞에 설 때 촉발되는 회개요 용서의 은총입니다.

 

 

사랑하십시오.

 

회개의 표현이 사랑입니다.

사랑할수록 죄악의 상처도 치유되어 깨끗해지고 튼튼해지는 영혼입니다.

지난 죄에 슬퍼하는 것,

죄책감에 시달리는 것 어리석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하느님은 과거를 묻지 않습니다.

회개로 과거의 죄는 용서 받았기에

지금 여기서부터 사랑하며 살아가면 됩니다.

마음을 다해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비롯한 주위의 모두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얼굴을 볼 것이다.”

 

오늘 복음의 여인처럼 사랑으로 깨끗해진 영혼들이 주님을 만납니다.

회개의 눈물로 영혼을 깨끗이 청소한 여인은

향유로 예수님 발에 부음으로 자기의 사랑 전부를 표현합니다.

바로 눈물은 여인의 깨끗한 마음을,

향유는 여인의 주님 사랑을 상징합니다.

여인의 사랑에 감격하신 주님은

제자 시몬의 부족한 사랑과 대비하며 말씀하신 후

다음 말씀으로 결론을 맺습니다.

 

“그러므로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이 여자는 그 많은 죄를 용서 받았다.

  그래서 큰 사랑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적게 용서받은 사람은 적게 사랑한다.”

 

적게 용서 받은 사람은 주님을 적게 사랑하고

많이 용서 받은 사람은 많이 주님을 사랑합니다.

얼마나 고마운 말씀인지요.

실제 겪는 일 아닙니까?

정말 큰 죄를 용서 받은 이들이 큰 사랑으로 주님을 사랑합니다.

간절히 절실히 주님을 사랑하지 않으면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죄를 지을 때마다 죄에 좌절할 것이 아니라

즉시 회개하고 열렬히 용감히 주님을 이웃을 사랑하십시오.

죄를 은총으로 바꾸는 길은 이 사랑의 길뿐이요

이래야 죄에 영혼, 육신 무너지지 않습니다.

죄가 더 이상 근접하지 못합니다.

죄에 대한 유일한 대책은 사랑뿐이요

회개의 진정성을 판별하는 잣대 역시 사랑뿐입니다.

사실 우리 수도자들의 기도, 노동, 성독, 환대 등 모든 수행들은

의무로 마지못해 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 사랑의 표현들입니다.

정말 탓할 것은 남이 아니라 내 사랑 부족임을 깨닫습니다.

얼마 전 길에서 주운 사랑에 대한 쪽지 글이 좋아 주워놓았다가

오늘 인용합니다.

 

“할 만큼 했다고 생각된 때라도 멈추지 말고 더 많이 사랑하십시오.

  더 이상 그 사람을 위해 노력하고픈 마음이 없어질 때라도

  용기를 내어 사랑하십시오.

  지치고 피곤하여 이제 그만이라고 말하고 싶더라도

  한 발자국만 더 내딛고 사랑하십시오.

  이기심의 껍질 속에 숨어 버리고 싶을 때

  그 유혹을 깨고 나와 사랑하십시오.

  이웃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고 싶을 때,

  원점으로 돌아가 버리고 싶을 때라도,

  눈을 질끈 감고 한 걸음 더 뛰어넘어 사랑하십시오.

  사랑하기에 지쳤다고 느껴질 때일수록

  다시 마음을 활짝 열고 사랑하십시오.”

 

주님을 열렬히 사랑할 때 

주님은 이런 영웅적인 백절불굴의 이웃 사랑을 선물로 주십니다.

 

 

감사하십시오.

 

회개하고 사랑할 때 진짜 나를 살게 됩니다.

정체성의 위기는 바로 사랑의 위기입니다.

아무리 내가 누구인지 아무리 공부하고 연구해도 찾아낼 길은 없습니다.

많이 사랑하고 사랑 받을수록 정체성 또렷한 참 나가 됩니다.

이런 사랑 아니고는 자기를 알 길은 없습니다.

이런 사랑의 자기 발견에서 저절로 터져 나오는 감사요

이런 감사의 마음에서 끊임없이 샘솟는 기쁨과 평화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주님 사랑 안에서 참으로 자기를 발견한 분입니다.

회개의 개종 후에 누구보다 주님을 열렬히 사랑한

바오로의 다음 감사의 고백을 들어보십시오.

 

“나는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습니다.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는 것입니다.

  내가 지금 육신 안에서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시고 나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바치신

  하느님의 아드님에 대한 믿음으로 사는 것입니다.

  나는 하느님의 은총을 헛되이 하지 않습니다.”

 

 

이런 자각에서 샘솟는 감사요 기쁨이요 평화입니다.

이 경지에 이르러야 신앙의 완성이고,

하느님의 은총을 헛되이 하지 않으면

누구나 이렇게 믿음으로 감사하며 살 수 있습니다.

사도 바오로처럼 우리 역시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는 것입니다.

내가 살려고 하기에 그렇게 힘이 드는 것입니다.

바로 그리스도가 참 나임을 깨닫습니다.

 

 

 

그리스도와 하나 될 때 비로소 참 나의 실현이요 자유요 행복한 삶입니다.

바로 이런 그리스도가 우리의 참 희망이자 사랑입니다.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살아갈 때 백절불굴의 삶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기뻐하며, 끊임없이 기도하며, 어떤 처지에서든지 감사하며

살게 합니다.

오늘도 주님은 마음을 다해 찬미와 감사의 미사를 봉헌하는 우리 모두를

용서해주시고 당신 생명과 사랑으로 가득 채워주시며 말씀하십니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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