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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 6.14,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6-14 조회수386 추천수6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6.14 연중 제11주간 월요일

열왕기 상21,1ㄴ-16 마태5,38-42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보복의 악순환보다 무서운 것은 없습니다.

조선시대이후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우리의 현실입니다.

6.25전쟁이 일어난 지 만 60년이 지난 후에도

남북의 대치상황은 여전하며 때로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도 겪곤 합니다.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앙갚음 하고 싶은 복수심은 인지상정입니다.

하여 앙심을 품고 기회를 벼르기도 합니다.

 

 

예수님은 분명코 여기에 제동을 거시면서 단호히 ‘노(No)'라 하십니다.

보복의 악순환, 폭력의 악순환은

바로 악의 유혹임을 꿰뚫어 통찰하셨기 때문입니다.

누구도 악인과 정면 대결하여 이길 수 없습니다.

발본색원, 악의 뿌리를 뽑는다는 모든 시도들 결코 성공한 적이 없습니다.

이리떼와 양들이 공존하는 엄연한 현실에서

주님은 뱀처럼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박하라는 처방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밀과 가라지가 공존하는 현실에서

역시 주님은 가라지를 뽑지 말고 당신께 맡겨두고

끝까지 인내하며 기다리라 하셨습니다.

악의 정체를 꿰뚫어 통찰하신 주님의 지혜로운 처방입니다.

바로 주님의 산상수훈에서 영감 받은

간디와 마르틴 루터 킹의 무저항 비폭력주의라 합니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오히려 누가 오른뺨을 치거든 다른 뺨을 돌려 대어라.

  또 너를 재판에 걸어 네 속옷을 가지려는 자에게는 겉옷까지 내주어라.

  누가 천 걸음을 가자고 강요하거든, 그와 함께 이천 걸음을 가 주어라.

  달라는 자에게 주고, 꾸려는 자를 물리치지 마라.”

 

‘미운 놈에게 떡 하나 주라’든가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라는 속담은 바로 이런 지혜를 반영합니다.

위의 주님의 말씀은 문자 그대로 실행하라는 것이 아니라

비폭력 무저항의 정신을 마음 깊이 새기라는 것입니다.

악은 건드리면 건들일수록 강해지기 때문입니다.

이래서 끊임없는 미사와 성무일도의 공동전례기도는 물론

모든 개인기도와 선행의 수행입니다.

하느님의 은총만이

악의 세력을 무장 해제시키어 무력하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여 우리는 매일 주의 기도 시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하고 기도합니다.

 결코 악과 싸워 이기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않습니다.

악과 정면 대결하여 싸우는 것은  바로 악의 유혹에 빠지는 것입니다.

 

맹자의 견리사의(見利思義),

이익이 됨을 보면 의로움을 생각하라는 말씀이 생각납니다.

의로움을 분별의 잣대로 삼으라는 말씀인데

이익을 분별의 잣대로 삼는 이들은 얼마나 많습니까?

그대로 주님의 다음 복음 말씀과도 통합니다.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

 

끊임없이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을 때

악의 유혹에 빠지지 않습니다.

오늘 1독서의 아합 임금과 그의 아내 이제벨은

사람이 악으로 얼마나 망가질 수 있는지,

사람이 얼마나 악할 수 있는 생생히 보여줍니다.

무죄한 나봇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과정을 보면

정말 상상할 수 없는 천인공노할 악인들입니다.

바로 그 마음 안 하느님의 자리에

탐욕이 자리 잡았을 때의 인간의 가능성입니다.

권력을 지닌 모든 지도자들이

하느님을 찾는 겸손한 사람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미국의 16대 링컨 대통령이 시공을 넘어 존경 받는 이유도

바로 ‘기도의 사람’이었다는 데 있습니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세상이요 우리 마음입니다.

악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우리 공동체 안에,

또 우리 마음 안 가까이 있습니다.

끊임없는 기도와 수행을 통한 하느님의 은총만이

악의 세력을 무력화(無力化)하여

공존상생(共存相生;win-win)의 삶을 살게 합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빛으로 오시는 주님은

악의 어둠을 밝혀 주시어 우리 모두 주님의 빛 속에서 살게 하십니다.

 

“주님 말씀은 제 발에 등불, 저의 길을 밝히는 빛이옵니다.”

(시편119,105참조).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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