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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달라진 스탠턴
작성자김용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6-15 조회수353 추천수4 반대(0) 신고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네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네 원수는 미워해야 한다.’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마태오 5:43-48)
.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그래야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 그분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신다
.
사실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 그것은 세리들도 하지 않느냐? 그리고 너희가 자기 형제들에게만 인사한다면, 너희가 남보다 잘하는 것이 무엇이겠느냐? 그런 것은 다른 민족 사람들도 하지 않느냐
?
그러므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어떤 종교에서는 원수에게 복수를 하고 심지어는 복수하기 위하여 기도 드리게 하며 원수들의 고통을 고소한 듯이 바라보기까지 한다. 이보다는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이 더 낫지만 아무도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 5세기의 헤라크레아의 테오도르 성인(St. Theodore of Heraclea)이 말했다.
“친구든 원수든 신자든 비신자든 선행(善行)을 보이십시오.
가까운 친구들에게만 보답하도록 하는 율법은 따르지 마십시오.
이 때문에 그들은 주님에게 친위대장의 아들을 치유해달라고 할 때 그들은 주님께 ‘그는 우리들을 위하여 성전(聖殿)을 지어주었기 때문에 주님께서는 그를 위하여 아들을 치유해 주셔야만 합니다.’하고 말하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하고 말씀하셨다. 이는 하느님의 목소리임에 틀림이 없다. 아무 대가를 바라시지 않고 무한한 사랑을 베푸시는 하느님과 같은 사랑을 말씀하신 것이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 이러한 사랑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은 무척 안타까운 일이다.
토머스 머튼(Thomas Merton)이 말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만약 세상 끝까지 갈 수 있다면 그리고 근원부터 다른 자신을 발견하려면 열매를 많이 맺는 순례 여행을 해야 합니다.
집 안에 앉아서 하느님의 현존을 묵상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기나긴 순례여행을 가서 우리와는 전혀 다른 낯선 사람을 만나야 합니다.
그 안에서 그리스도를 만나야 합니다.”
 
한편 영국의 작가 체스터튼(G. K. Chesterton)은 “그 원수는 가까운 가족이고 이웃일지도 모릅니다.”하고 해석했다. 나는 그의 해석이 지당하다고 생각한다. 가까운 가족이나 이웃은 원수가 되더라도 사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적게 용서받은 사람은 적게 사랑한다.”고 하신 말씀은 링컨과 같은 위대한 사람은 그릇이 크고 훌륭해서 무연(無緣)의 자비를 베풀 정도로 사랑이 많으나 우리 같은 범인(凡人)은 가족이나 가까운 이웃밖에 사랑하지 못한다는 것을 말씀하신 것 같기 때문이다.(루카 7:47)
 
1861년 링컨은 뷰캐넌(James Buchanan) 대통령에 이어 공화당으론 처음으로 대통령이 되었다. 민주당의 중진이었던 에드윈 스탠턴(Edwin Stanton)은 링컨을 무척 무시하였다.
같은 변호사 출신이었지만 스탠턴은 4년제 대학을 졸업했고, 똑똑하고 유능해 꽤 이름이 알려져 있었고, 링컨은 켄터키주 농촌에서 태어나 학교라고는 6개월밖에 다니지 못했다.
스탠턴은 부리부리한 눈매에 이목구비가 반듯한 잘생긴 얼굴이었지만, 링컨은 야윈 얼굴에 주름이 많았고, 눈은 움푹 파였으며 어깨는 구부정했고 두 팔은 축 늘어져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성격이 직선적이고 가끔 오만하기까지 했던 스탠턴은 촌뜨기 변호사 출신의 대통령을 깔보고 공개석상에서 링컨을 ‘진짜 고릴라’라고 놀렸다.
그러나 남북전쟁이 터져 링컨의 북군이 계속 밀리자 링컨은 군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장군을 찾았다. 링컨의 머릿속에 떠오른 인물은 다름 아닌 스탠턴이었다. 링컨은 스탠턴이 비사교적 성격이지만 누구보다도 애국적이며 일에 열정을 바친다는 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듬해 링컨은 스탠턴을 전시(戰時) 국방장관(Secretary of War)에 임명했다. 공화당 사람들을 비롯해 스탠턴을 달갑지 않게 여기는 많은 이가 반발했다. 링컨은 단호했다. “스탠턴만 한 장관 감을 데리고 오라. 그럼 쓰겠다.” 반발 분위기를 아는 스탠턴은 처음엔 장관직을 별로 내켜 하지 않았다지만 오직 나라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수락했다.
북군은 전쟁에서 승리했고, 스탠턴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전시국방장관의 한 사람으로 꼽히고 있다. 1865년 링컨은 워싱턴 시내 포드극장에서 공연을 보다 암살 범 부스가 쏜 권총에 맞았다. 링컨은 길 건너편에 있는 가정집 1층 침대에 눕혀졌다. 많은 각료가 달려와 침대 곁을 지켰다. 누구보다 오래 그의 곁에 머문 사람은 스탠턴이었다. 링컨이 숨을 거두자 스탠턴이 말했다. “시대가 변하고 세상은 바뀔지라도 이 사람은 온 역사의 재산으로 남을 것입니다. 이제 그 이름 영원하리.”
 
토머스 머튼이 말했다.
다른 사람에게 대한 연민과 사랑이 없는 사람이 그리스도를 사랑한다는 말은 거짓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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