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0-06-15 조회수1,051 추천수14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0년 6월 15일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I say to you, love your enemies
and pray for those who persecute you,
(Mt.5.44)
 
 
 
제1독서 열왕기 상권 21,17-29
복음 마태오 5,43-48
 
세계에서 가장 긴데 반해서 아주 간단한 러브레터는 무엇일까요? 좀 이상하지요? 가장 긴 러브레터인데 동시에 아주 간단하다는 것. 쉽게 이해하기 힘든 말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그러한 러브레터가 있습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1875년 프랑스의 마르셀 레쿠르르가 연인인 마르엔느에게 썼던 러브레터라고 하는데요. 글쎄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뜻의 ‘Je T'aime(주뗌므)’를 자그마치 1,805,000번 되풀이해서 적었답니다.

어떻습니까? 가장 긴 러브레터인 동시에 아주 간단한 러브레터가 맞지요? 사실 이렇게 쉽게는 말할 수 있지만, 실제로 이러한 러브레터를 쓴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을 것입니다. 오랜 시간을 걸릴 것이고, 똑같은 글을 반복해서 적는다는 것은 웬만한 정성이 없다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마르셀 레쿠르르는 진심으로 사랑했기 때문에 이렇게 역사적으로 기록되는 러브레터를 정성을 다해 쓸 수 있었고, 그리고 실제로 연인 마르엔느로부터 사랑을 얻을 수가 있었습니다.

사랑을 하려면 이러한 사랑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이렇게 최선을 다하는 사랑이야말로 상대방을 움직이게 만들고, 상대방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나만의 기준에 맞춘 사랑을 가지고 상대방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불평불만에 빠진 적이 얼마나 많았습니까? 그러나 나만을 위한 사랑은 사랑이 아닌 집착에 불과합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사랑도 이렇게 최선을 다하는 사랑이었습니다. 그래서 심지어 원수까지도 사랑해야 한다고 하십니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여라.”

세상의 사랑은 대부분 나만을 위한 사랑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랑으로는 주님으로부터 상을 받을 수 없음을 말씀하시지요. 그래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즉, 완전한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우리가 되어야, 완전하신 하느님으로부터 우리 역시 완전한 사랑을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꼬마아이가 자기 동생을 자주 때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엄마가 “어린 동생을 그렇게 때리면 되겠니?”하면서 이 아이를 나무랐다고 합니다. 이에 이 아이는 “쟤가 내 말을 듣지 않았잖아요.”하면서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이야기합니다. 엄마는 “그러면 네가 엄마 말을 듣지 않을 때마다 때린다면 좋겠니?”라고 물었지요.

그제야 꼬마아이는 자기가 얼마나 잘못했는지를 깨달았다고 합니다. 동생이 자기 말을 듣지 않아서 때려도 된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자기는 엄마 말을 더 듣지 않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자기를 때리지도 않았으니까요.

그렇습니다. 자기만의 기준에 맞춘 사랑도 또 세상의 기준에 맞춘 사랑도 우리가 따라야 할 사랑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주님께서 말씀하신 사랑을 앞세워 완전한 사람이 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주님께서 마련하신 멋진 상을 나의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더 나은 세상은 가능성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가만히 귀 기울이면 더 나은 세상이 숨 쉬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아룬다티 로이).





우산을 접은 아이들(손일락, ‘꿈에 미친 청춘을 응원하라’ 중에서)

일본은 화산지대에 속한 나라인지라 유난히 온천이 많지. 특히 벳푸는 해마다 천오백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온다는구나. 이런 벳푸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코스를 꼽는다면 바로 다쓰마키 지옥이라 불리는 곳이지.

아빠가 다쓰마키 간헐천을 구경하러 갔을 때의 일이다. 목적지에 도착할 때쯤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하더구나. 아빠는 우산을 받쳐 들고 걸음을 재촉했다. 중간쯤 왔을까, 문득 길 한편을 보니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 아이들이 우산을 받쳐 들고 걷고 있더구나. 차림새로 보아 수학여행을 온 일본 학생이란 짐작이 들었다.

마침내 마쓰마키 지옥에 당도하니, 가이드가 마치 우주선 발사를 앞두고 카운트다운을 하듯 손나발로 분출 시각을 알려 주더구나. “3분가량 남았습니다.”라는 안내방송이 들린 직후였다. 수학여행단의 교사처럼 보이는 이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뭐라 외치자 학생들이 일제히 우산을 접는 게 아니겠니? 여전히 추적추적 빗방울이 떨어지는데 말이다. 잠시 후 간헐천은 무서운 기세로 뿜어져 나왔고 사람들은 탄성을 질렀다.

간헐천의 모습도 인상적이었지만, 어린 중학생들이 간헐천이 분출하는 모습을 다른 사람들이 놓칠까 봐 우산을 접는다는 일이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일까? 남을 배려하는 아름다운 마음씨! 아빠는 그것이야말로 세상을 살아가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Valentine - Jim Brickman & Martine Mcbride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