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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둥근 사람" - 6.15,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6-17 조회수337 추천수7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6.15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열왕기 상21,17-29 마태5,43-48

 

 

 

 

"둥근 사람"

 

 

 

어제 우연히 접한 아르헨티나 축구 선수 ‘메시’의 인터뷰 중,

한 문답 내용이 생각납니다.

 

“한국 팀을 아는가?

  아르헨티나의 라이벌은 어느 팀이라 생각하나?”

 

“모른다.

  아르헨티나의 라이벌은 없다.

  아르헨티나 우리 자신이 라이벌이다.

  우리 자신을 잘 지키는 것이 우선이다.”

 

영성생활의 핵심과 연결된 말입니다. 적

은 밖에 있는 게 아니라 안에 있는 나요,

바로 내가 부단히 극복해야할 적이자 라이벌이라는 말입니다.

아무리 실력이 출중해도

자기관리에 실패하여 안에서부터 무너지면 십중팔구 패합니다.

대부분의 문제를 깊이 들여다보면

그 문제에 대응하고 반응하는 결국 내 자신의 문제임을 깨닫게 됩니다.

하여 영성생활을 죽기까지 ‘자기와의 싸움’이라 정의할 수 있습니다.

‘남 탓’이 아닌 ‘내 탓’에서 원인을 찾아야 하며,

‘남과의 싸움’이 아닌 ‘자기와의 싸움’에 전념해야 합니다.

사실 누구나 알게 모르게 자기와의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가능한 한 간섭하지 말고 끝까지 서로 참고 기다려주는 것보다

더 고맙고 필요한 덕은 없습니다.

하느님을 향한 부단한 자기와의 싸움이자 자기초월의 영적여정의 삶입니다.

하여 하느님만을 찾는 우리 수도승 삶입니다.

이 하느님 목표를 잊어버렸을 때 파생되는 온갖 문제들입니다.

우리를 향한 주님의 기대와 꿈이, 희망이 참으로 놀랍습니다.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

 

하느님을 닮은 완전한 사람이 되는 것, 바로 이게 주님의 기대입니다.

완전하신 하느님을 목표로 수행생활에 충실하며

끊임없이 하느님을 향해 업그레이드 될 때 완전한 사람입니다.

여기서 완전은 완벽(perfection)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온전함(wholeness)을, 치우침이 없는 충만함과 원만함을 뜻합니다.

한없이 큰 둥근 원을 생각하면 됩니다.

하여 성숙한 사람을 ‘익어 둥글게 되었다’는 뜻으로

원숙(圓熟)한 사람이라 합니다.

바로 이런 온전한 사람, 둥근 사람이 되게 하기 위한

주님의 산상수훈의 가르침입니다.

 

하느님을 향해 부단히 자기를 초월하여 업그레이드 될 때

하느님을 닮아 온전한 사람, 둥근 사람입니다.

이래서 끊임없는 미사와 성무일도의 공동전례 수행입니다.

하느님을 닮아갈수록

넓은 영적시야에 깊어지고 넓어지는 마음의 온전한 사람입니다.

그대로 예수성심, 주님의 마음이 됩니다.

이렇게 하느님처럼 온전해져 갈 때

전체와 부분을 동시에 보며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원수를 사랑하고 박해하는 자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햇빛을 주시고

의인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똑같이 비를 주시는 하느님처럼

차별 없는 사랑을 합니다.

우리 모두 이 경지에 이르기를 바라시는 주님이십니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이래야 자기와의 싸움에 승리요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은 이렇게 할 수 있는 은총을 주십니다.

하느님을 향한 부단한 자기와의 싸움 중에

하느님을 닮아가면서 부단한 자기초월로 넓어지고 깊어져 온전한 사람입니다.

세상에 완전하신 하느님의 눈길을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하느님은 예언자 엘리야를 통해 완전범죄를 저지른 아합의 죄를 추궁합니다.

하느님의 온전함에 깊이 참여한 엘리야는

주님의 말씀을 받아 사감 없이 그대로 아합에게 전합니다.

하느님은 아합의 회개에 그의 마음을 보시고 당대에는 재앙을 보류하십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을 닮은 온전한 사람, 둥근 사람으로 만들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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