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선하지 않으려면
하느님을 진실하게 대면해야 함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하느님을 진실하게 대면하는 것,
이것이 기도입니다.
그러므로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장시간의 기도는 기도가 아니라
하나의 행위요 연출인, Performance입니다.
제가 수도생활을 처음 했을 때
기도는 참으로 재미없고 힘든 것이었습니다.
하느님과의 대면은 이루어지지 않고
따라서 그 맛을 몰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도를 하면서
늘 사람의 시선을 신경 썼습니다.
기도 열심히 하는 수도자라고
누군가 봐주는 사람이 없을까 신경 쓴 것이지요.
그러니 성당에 오래 있었지만
사실은 기도한 것이 아니지요.
또 어떤 때 누군가를 위해 기도해 줄 때
아주 멋진 기도를 하지만
사실은 기도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느님께 기도하기보다는
그 사람 들으라고 기도하기 때문입니다.
숫제 그 사람에게 직접
충고를 하는 편이 더 솔직한 것이고
그 사람을 위로하는 것이
더 진실한 것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진실한 기도는
어떤 식으로든 주님과 대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음에도 없는 미사여구의 찬미보다는
하느님을 원망함이 그래서 더 진실한 기도입니다.
이성작용에 불과한
사변적이고 건조한 묵상보다는
하느님 앞에 쏟는 진실한 눈물이
더 진실한 기도입니다.
자기도취에 불과한 장황한 기도보다는
그저 “오, 주님”하고 한 마디 토해내는
한숨이 더 진실한 기도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이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기도입니다.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작은형제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