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세상 속의 교회, 생동하는 젊은 교회
작성자지요하 쪽지 캡슐 작성일2010-06-20 조회수313 추천수1 반대(0) 신고
세상 속의 교회, 생동하는 젊은 교회  


2010년 06월 18일 (금) 16:11:52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nahnews@gmail.com  



교회는 세상 속에 존재한다. 식상할 정도로 상식적인 말이다. 세상이 있으므로 교회도 있다. 세상 안에서 교회의 순수성과 특징을 보존해야 할 책무도 동시에 지니지만, 교회는 늘 세상과 조응하며 조화를 이루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 그럴수록 교회의 존재가치와 사명은 더욱 확실해진다.

그리스도의 복음은 바로 세상을 위한 것이다. 구원에 대한 희망으로 세상을 정화하며 정의롭게 하기 위한 것이 바로 복음이다. 그리스도 복음의 핵심은 사랑이지만, 사랑 안에는 당연히 정의도 포함된다. 사랑과 정의는 실로 오묘한 관계다. 사랑은 정의를 생동케 하고, 정의는 사랑을 충만케 한다. 사랑은 정의를 위한 것이기도 하고, 정의는 사랑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이 세상에 맹목적인 사랑이란 있을 수 없다. 사랑 안에서 ‘용서’는 가장 중요한 가치다. 하지만 용서는 확실한 대상을 전제로 한다. 그러므로 사랑 안에는 항상 인식 작용이 있게 마련이고, 알게 모르게 ‘정의’라는 문제가 결부된다. 사랑과 정의가 핵심인 복음정신을 지니고 이 세상을 살아가자면 당연히 사회 문제들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복음정신에 입각하여 사물을 보고 판단하고 실행하는 것 자체가 바로 복음정신의 구현이다.

그리스도 신앙인들은 말 그대로 그리스도를 믿고 받드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믿고 받드는 경지를 지나 행동으로 ‘따라야’ 한다. 신자(信者)로 머무르지 않고 준자(遵者)가 되어야 한다. 일찍부터 우리 교회에 <준주성범>(遵主聖範)이라는 지침서가 있음에도 신자들에게 ‘쫓을 준(遵)’자는 생소한 느낌을 주고 있는 실정이다.

복음정신을 행동으로, 내 삶으로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예수님의 전 생애를 조망해볼 필요가 있다. 예수님은 청년이었다. ‘청년 예수’ 안에 하느님의 지혜와 능력이 있었다. 하느님의 외아들 구세주가 청년으로 생애를 마쳤다는 사실은 많은 의미를 선사한다. 청년 예수 안에 사랑과 자비, 순수한 열정과 정의의 샘이 있었다.

청년 예수는 세상의 거짓과 부조리에 저항했다. 맹렬히 충돌했다. 세상을 변화시킴으로써 하느님의 나라를 구현하고자 했다. 그리고 세상의 악과 불의 속에서 십자가 처형을 당함으로써 우리에게 세상의 악과 불의와 맞서 싸우는 책무뿐만 아니라 싸울 수 있는 힘을 물려주었다. 그리스도로 하여 그 책무는 우리 모두에게 구원의 희망이 되었고, 이 세상의 빛이 되었다.

복음정신의 행동화, 생활화는 교회의 가장 고귀한 품성이며 덕목이다. 그것을 위해 교회는 늘 젊음을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생동하는 교회는 젊음의 표상이다.

복음정신의 생활화와 생동하는 교회의 모습은 여러 가지 양태로 나타날 수 있지만, 세상 속의 교회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정의에 대한 관심이다. 사회정의에 대한 관심이 교회를 생동하는 젊은 교회, 세상 속의 교회로 만들 수 있다. 요즘 사람들은 교회를 보는 눈이 매우 예리하다. 어느 정도 교육을 받았고 자기 주관이 있기에 교회를 보는 눈들에도 나름의 기준이 있다. 교회가 세상 속에서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사회정의에 대한 태도는 어떠한가에 대한 시선들도 매우 명확함을 감지할 수 있다.

지난 3일 한국천주교 주교회의는 <한국천주교회 통계 2009>를 발표했다. 이 소식을 교회 매스컴들은 대대적으로 전한다. 전체 인구 대비 10% 첫 돌파 소식은 기쁜 일이다. 국민 10명 중 1명이 가톨릭신자라는 사실은 노상 묵주를 들고 다니는 필자의 경우 지하철 같은 데서도 쉽게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일이다.

교회 매스컴들은 복음화율 10%대 진입 안에 냉담율이 20%대에 이르고 있음을 전하고, 여러 가지 문제점과 미래 성장 동력의 불안함 등을 제시하면서도 한국교회는 ‘젊은 교회’임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 분석기사들 중에서 ‘가장 높은 신자 증가율을 기록한 교구는 대전교구(11%)’라는 표기에 필자는 반가움과 자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대전교구 소속 신자이기에 더욱 그렇겠지만, 자부심 안에는 특별한 사항이 있다. 대전교구의 남다른 생동감을 확연히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6월 전국 사제들의 ‘시국선언’이 발표되었을 때, 참여 사제 1,263명 중 대전교구가 가장 많은 201명이었다. 가장 높은 신자 증가율과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는 사제 수가 가장 많은 것이 반드시 어떤 상관성을 지닌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너른 눈으로 보면 모종의 유추가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용산미사’가 한창이던 시기, 전국의 여러 개 신학교들 중에서 유일하게 대전가톨릭대학교 학생들이 단체로 용산참사 현장을 방문하고 자세한 사정 설명을 들은 다음 미사에 참례했던 일을 필자는 즐겁게 기억한다.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와 평신도사도직협의회는 정부의 4대강 사업과 관련해서도 하느님의 창조질서와 생명을 지키는 일에 어느 교구보다도 앞장을 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교회에서 가장 높은 신자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는 대전교구는 생동하는 젊은 교회임이 분명하다. 복음정신에 입각한 정의와 평화, 사랑의 실천에서 교회쇄신의 희망을 본다.


지요하 / 막시모, 소설가, 대전교구 태안성당 신자. 지요하는 1948년 충남 태안 출생. 8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추상의 늪」이, <소설문학>지 신인상에 단편 「정려문」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옴. 지금까지 100여 편의 중․단편소설을 발표했고, 주요 작품집으로 장편 『신화 잠들다』,『인간의 늪』,『회색정글』, 『검은 미로의 하얀 날개』(전3권), 『죄와 사랑』과 20인 명인 탐방기 『명맥』, 신앙시집 『때로는 내가 하느님 같다』, 신앙산문집 『사람은 쇡여두 하느님은 뭇 쇡이는 겨』, 신앙소설집 『한국인 사제, 첫 우주미사를 지내다』, 26명 예술인 탐방기 『하늘 우러러 산천을 보듬고 인성을 가꾸느니』가 있음. 향토문학지 <흙빛문학>과 <태안문학>, 소설전문지 <소설충청> 창간. 92년 충남문학대상, 99년 충청남도문화상, 2002년 황희문화예술상, 2003년 오마이뉴스 2월22일상, 2008년 대일비호대상, 2010년 충남예술문화상 수상. 공주영상정보대학 문창과 겸임교수 역임. 한국문인협회 태안지부를 창립, 초대 지부장을 지냈고, 현재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예총) 초대 태안지회장, 충남소설가협회 초대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음. 천주교 대전교구 태안성당 전 총회장.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nahnews.net>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