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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골룸바의 일기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10-06-23 조회수371 추천수4 반대(0) 신고

오늘 복음말씀을 읽고 오늘은 어떤 일기를 써서 주님께 봉헌을 드릴까,
곰곰히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오늘따라 이상하게,
머릿속이 텅~ 비어버린것만 같았습니다.
아니, 아예 텅 비어버린것 이라면 차라리 괜찮았을텐데,
머릿속에서 자꾸 가시나무와 엉겅퀴 그리고 열매만 생각났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있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침묵속에 주님과 일치되는 시간을 청했습니다.
그러자 주님께서 오늘 '골룸바의 일기'를 대신 써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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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가시나무에서 어떻게 포도를 거두어들이고,
엉겅퀴에서 어떻게 무화과를 거두어들이겠느냐?
이와 같이 좋은 나무는 모두 좋은 열매를 맺고,
나쁜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는다.
(마태오 7:15~20)

주님께서 제게 속삭이기 시작하셨습니다.

"나의 딸아, 나의 딸아, 내 사랑하는 나의 딸아!
  가시나무와 엉겅퀴의  열매를 생각하기에 앞서,
  먼저 알아야 할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그들의 '씨앗' 이다.

  그것들이 다 자라기 전, 이 땅에 뿌려졌을 그 씨앗을 말이다.
  만일 그 씨앗이 악의 씨앗 이었다 하더라도.
  아버지의 허락 없이는 결코 이땅에 뿌려지지 못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께서 그들의 씨앗이 이 땅에 뿌려지도록 허락하셨던 것은,
  비록 악의 씨앗이라 할지라도 선의 씨앗으로 바뀔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으셨기 때문이다.

  그런데 보거라 나의 딸아.
  그들이 아주 작고 연약한 씨앗으로 이땅에 뿌려질때,
  사람들은 그 씨앗을 가만 내버려 두지 않았다.
  선의 씨앗이었다 할지라도,
  사람들이 자꾸만 짓밟으면 그 마음에 악을 품게 되거든,
  악의 씨앗은 오죽하겠느냐.
  그들의 악은 악으로 더해지고 마지막까지 독을 품게 되는 것이니.
  그들에게 무슨 열매를 기대할 수 있겠느냐.

  만일 사람들이 그 씨앗을 귀하게 여길줄 알아,
  바르고 좋은자리로 옮겨 심고 사랑으로 키워내었더라면,
  가시나무 이든, 엉겅퀴 이든 제 자리에서 제 몫을 하며,
  멋지게 자리잡고 살아갈 수 있었을 것이다.
  가시나무와 엉겅퀴도 세상에서 반드시 제 할몫이 있었기에,
  아버지께서 허락하신 생명이었기 때문이다.

  비록 그들에게 포도와 무화과의 열매는 기대할수 없을지라도.
  잘 심어져, 멋지게 자란 가시나무와 엉겅퀴를 보기위해,
  사람들의 발길은 계속 될것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그들만의 매력을 발산하며 사랑과 기쁨을 선사하는 새로운 열매...
  바로 그들만의 열매를 마침내 맺을수 있게되는 것이며,
  그것이 바로 아버지께서 그들에게 품으셨던 사랑이셨으리라.

  작고 연약한 씨앗이었기에,
  쉽게 옮겨 좋은 자리를 잡아줄수 있는 것이란다.
  그들이 어느정도 성장을 하고 나면,
  더 많은 사람과 더 큰 힘이 필요하게 되기 때문이다.
  악의 씨앗이라 해서 끝까지 악으로 남는것을,
  아버지께서는 결코 바라지 않으신다.
  악의 씨앗이 선의 씨앗으로 바뀌는 것을 아버지께서는 기뻐하신다.
  그러기 위해서는 너희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작고 힘없는 연약한 생명을 소중히 다루어야 한다.
  그리고 그 생명을 보듬고 사랑하며,
  제 자리에서 제 역할을 다할수 있도록 너희들이 도와 주어야 한다.
  마침내 그들의 열매를 기대할 수 있을 날이 오게될것이며,
  더불어 너희들의 열매가 더욱 탐스러워질 날이 오게 될것이다.
  아버지께서 바라시는 사랑이 바로 이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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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모든 말씀을 듣는 내내,
요즘 뉴스에 오르내리는 많은 흉악범들이 떠올랐습니다.
그들의 씨앗이 비록 악의 씨앗이었다 할지라도,
오늘 주님께서 제게 남겨주신 말씀과 같이,
아버지의 허락으로 이 땅에 기회라는 도전을 하려 뿌려졌으리라 생각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대부분은 어려서 부터 아주 불우한 환경속에 자랐다고 하더군요.
사람들의 짓밟음 속에 어리고 여렸던 그들의 마음이 상처 받고,
우리들의 무관심과 외면속에 그들의 어둠은 더욱 깊어졌을 것입니다.

지금 그들이 지은 죄는 그 어떤 이유로도 용납이 될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오늘 주님께서 주신 말씀으로,
앞으로 우리가 해야할 사명은 분명히 전달받은것 같습니다.

사람을 세워 두고, 이 사람이 거짓 예언자 인지 아닌지를 가려내려 하기보다는,
그들이 작고 연약할때 부터 사랑과 관심으로,
그들과 함께하며,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는일...
그들의 씨앗과 싹수가 더러운 악의 뿌리였다 하더라도,
하느님께서도 허락하신 기회를,
감히 사람이 잘라버릴수는 없지 않겠나요.

주님께서 선의 씨앗이라 하더라도,
짓밟힘을 당하면 그 마음에서 악이 자란다 하셨습니다.
그러니 선의 씨앗도 악의 열매를 맺을수 있는 것이고,
반대로 악의 씨앗도 선의 열매를 맺을수 있게된다는 말씀입니다.

이제 우리에겐 어떤 씨앗인지, 어떤 나무인지는 중요치가 않아졌습니다.
우리는 그들 각자가 있어야할 좋은 자리를 봐주고,
필요하면 옮겨 심어주고,
때마다 물을 주며, 영양을 공급해 주면 될것입니다.
언젠가 그들이 자라 멋진 모습이 되었을때,
그들에게 악에받친 참혹한 세상이 아니라,
하느님의 도구로 제대로 한번 살아볼만한 세상을 선물해 주는 우리들이 될것입니다.

오늘 주님께서 친히 이 일기를 완성해 주심에,
깊은 감사드리며, 모든 영광을 나의 하느님께 올려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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