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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6월24일 야곱의 우물- 루카 1,57-66.80 묵상/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6-24 조회수415 추천수5 반대(0) 신고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

57엘리사벳은 해산달이 차서 아들을 낳았다. 58이웃과 친척들은 주님께서 엘리사벳에게 큰 자비를 베푸셨다는 것을 듣고, 그와 함께 기뻐하였다. 59여드레째 되는 날, 그들은 아기의 할례식에 갔다가 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아기를 즈카르야라고 부르려 하였다. 60그러나 아기 어머니는 “안 됩니다. 요한이라고 불러야 합니다.” 하고 말하였다. 61그들은 “당신의 친척 가운데에는 그런 이름을 가진 이가 없습니다.” 하며, 62그 아버지에게 아기의 이름을 무엇이라 하겠느냐고 손짓으로 물었다.
 
63즈카르야는 글 쓰는 판을 달라고 하여 ‘그의 이름은 요한’ 이라고 썼다. 그러자 모두 놀라워하였다. 64그때에 즈카르야는 즉시 입이 열리고 혀가 풀려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하느님을 찬미하였다. 65그리하여 이웃이 모두 두려움에 휩싸였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이 유다의 온 산악 지방에서 화제가 되었다. 66소문을 들은 이들은 모두 그것을 마음에 새기며, “이 아기가 대체 무엇이 될 것인가 ?” 하고 말하였다. 정녕 주님의 손길이 그를 보살피고 계셨던 것이다. 80아기는 자라면서 정신도 굳세어졌다. 그리고 그는 이스라엘 백성 앞에 나타날 때까지 광야에서 살았다.
 
 
 
 
◆세례자 요한은 하느님 나라의 도래를 알리며 사람들에게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변화하도록 이끌어 준 구약의 마지막 예언자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또 예수님의 길을 닦는 이,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그런 세례자 요한의 삶과 역할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도 절실히 필요합니다.

우리가 발을 딛고 사는 이 세상의 여러 문제 중 우리 삶의 태도와 습관의 변화가 가장 절실한 부분은 생태계가 파괴된 현실일 것입니다. 지금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자연 재앙과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은 우리를 향한 생태계의 경고로 느껴집니다. 올 초 많은 사람이 영화 <아바타>와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을 보며 생태계 파괴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문명과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잃어버린 우리 삶의 소중한 것들에 관심을 보이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의 삶은 그런 생태적 감수성을 잃고 그저 편리함과 소비와 낭비를 좇고 있는 듯 느껴지기도 합니다.
또 이미 시작된 4대강 사업의 심각성에 대해 염려하면서도 우리의 일상은 여전히 변함이 없습니다. 그래서 더욱더 세례자 요한처럼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가 그리운지도 모릅니다. 아니 우리 각자가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는지도 모릅니다.

자극이 오면 반응을 하다가 다시 그 자극에 익숙해지면 타성에 젖어 살아가는 우리 자신을 봅니다. 진정으로 깨어 있지 않으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우리 삶이 다르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한 채 살게 될 것입니다. 결국 우리가 추구하고 지향하는 모든 삶의 시작은 나부터입니다.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모임에, 미사에 참여하면서도 일상의 나에게 작은 변화가 없다면 결국 그 반대조차 대안 없는 명분의 싸움이 되고 말 것입니다.
몇 년 전 타계하신 권정생 선생의 말씀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승용차를 버려야 이라크 파병도 막을 수 있다.’ 는 그 말씀을요. 핵폐기장을 짓지 않으려면 ‘한 집에 한 등 켜기, 겨울에 18도 이상 난방 안하기’ 등 처절한 실천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어느 분의 말씀도 기억하고 싶습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현재의 에너지 소비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현재의 쓰레기 배출량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현재의 물 사용량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현재의 편리함과 소비양식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내 지역, 내 동네만은 안 돼 !’ 라고 이야기하거나 단지 대의명분만을 부르짖는 것은 극단적 이기주의와 자기 위로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싸움은 이렇듯 안팎의 이중 싸움이고 그래야만 세상은 올바르게 변화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그런 싸움을 시작하라는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를 듣습니다.
남궁영미 수녀(성심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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